2008년 2월 27일 수요일

10 Emerging Technologies 2008 - Cellulolytic Enzy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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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에도 몇 번 소개한 적 있었던 MIT Technology Review의 10 Emerging Technologies 2008 이 최근 발표되었네요. 하지만 올해엔 더욱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Cellulolytic Enzymes 이 그 열번째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Cellulolytic Enzymes란 섬유소를 분해하는 효소를 총칭하는 것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세제나 청바지 물빼는 데 사용하는 cellulase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효소는 이미 가장 잘 알려진 효소이고 산업적으로도 다양하게 사용되는 효소입니다. 하지만 이 효소가 다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바로 바이오연료 (Biofuel), 특히 그 중에서도 bioethanol 때문입니다.

이미 이 블로그에도 작년초부터 몇 번 다룬 바 있습니다. 바이오에탄올 덕분에 옥수수값이 상승하고 있다는 이야기, 그래서 가용 식량 작물이 아닌 셀룰로직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cellulosic ethanol에 대한 관심이 상승하고 있고 미국 에너지성 (DOE, Department of Energy)에서 6곳을 지정해서 생산시험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 그리고 작년 여름에 제가 있던 곳을 포함해서3곳의 컨소시엄을 DOE가 지정했다는 뉴스 등을 말입니다.

최근에 새우깡 가격이 오르고 라면값이 오른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또한 바이오에탄올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꾸준해져서 얼마전에 오마이뉴스에서 브라질의 사탕수수 농장의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관한 시리즈물을 다룬 적도 있습니다. 결국 가능한 최선의 대안 중 하나는 바로 cellulosic ethanol이고 이를 위해서는 셀룰로스를 미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당으로 분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key step이 되는 것이지요.

이 Cellulolytic enzymes의 연구자 대표로 소개된 연구자는 바로 프란시스 아놀드 (Francis Arnold)입니다. 프란시스 아놀드는 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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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아 공대 (칼텍)의 교수로서 분자 진화와 효소 연구에 있어서는 가히 독보적인 존재의 하나죠. 예전에 벤처기업이 있었을 때 아놀드 방에서 나오는 논문과 특허를 수집, 정리하는 것이 중요한 일의 하나였습니다.

결국 가장 많이 연구된 효소의 하나인 cellulase인데도 이 효소가 10 Emerging Technologies 2008 에 선정이 된 이유는 아직도 안정하고 빠르게 셀룰로스를 당화시킬 수 있는 효소가 드물다는 이야기죠. 게다가 당화 시킨 포도당을 알콜 발효로 전환시키는 효율도 높여야 하겠구요.

글루코스의 알파 결합물인 전분과는 달리 글루코스 베타 결합물인 셀룰로스의 분해는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셀룰로스는 보통 리그니, 헤미셀룰로스 등과 섞여 있기 때문에 천연 바이오매스를 전처리 없이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효소를 자연계에서 찾는 것과 아울러 기존의 효소들을 유전공학적인 방법으로 개량해 내는 기술이 필요한 것이죠. 그 기술을 분자 진화, 또는 directed evolution이라고 합니다.
 
이런 기술에도 극한미생물이 사용되곤 합니다. 그 예가 작년 5월 한겨레신문에 소개된 "볏짚으로 가는 자동차 달려온다" 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서 소개된 특별한 기술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바이오가솔의 핵심기술은 70도의 높은 온도에서 이뤄지는 목당 발효공정이다. 랑바드는 “아이슬란드 간헐천에서 채집한 호열박테리아를 활용해 높은 에탄올 변환율을 달성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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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고온성 미생물은 다양한 곳에 응용이 가능합니다. 슬슬 저도 이쪽 연구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한가지 우스개 소리를 하고 마치자면 제가 석사과정에 들어와서 처음 했던 연구가 바로 이 cellulase효소 유전자 클로닝이었습니다. 그 때 생각보다 일찍 성공을 했기에 지금까지 당관련 효소 유전자를 만지작 거리고 있지요. 그런데 그 과제가 동력자원부 과제였는데 모두들 그거 해봐야 안된다고 그랬던 사람들이 지금 이 뉴스들을 보면 과연 기분이 어떨까요. 여전히 안되는 것이라고 할까요???)


* 사진은 모두 Technology Review에서 인용했습니다.

2008년 2월 26일 화요일

세상에서 가장 큰 세균은?

세상의 여러 연구자들이 새로운 미생물들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신종 미생물을 발견하는데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나라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미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일상적인 환경에서는 수많은 미생물들이 발견되었습니다만 아직 지구상에 있는 전체 미생물의 5%에도 못미친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극한 조건에서 신종 미생물들을 찾기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그런데 세균중에서 가장 큰 미생물은 무엇일까요? 1999년 이전까지는 "Epulopiscium fishelsoni"였습니다. 1985년에 발견된 Epulopiscium fishelsoni는 검은 쥐치 (surgeonfish)의 장에서 공생하는 그램 양성 미생물로서 길이가 약 200-700 μm, 직경이 약 80 μm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1999년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해양 미생물팀 연구자들이 나미비아 해변에서 발견한 미생물에 의해 그 권좌를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그 미생물의 이름은 바로 "Thiomargarita namibiensi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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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namibiensis
는 그램 음성 프로테오박테리움이고 nitrate를 이용하는 chemolithotroph인데 그 직경이 750 μm (0.75mm)로서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이 세균이 이렇게 클 수 있는 것은 몸 부피의 80%정도까지 nitrate을 저장하는 vacuole을 잔뜩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환경의 nitrate 농도가 낮아지면 이를 이용하여 호흡을 할 수 있다는군요






(그림 출처 : http://www.shirazmicrobiology.blogfa.com/)


* 의외로 CNN에서도 오타가 많네요. 두 미생물 이름을 모두 틀렸습니다.^^

2008년 2월 19일 화요일

설탕이 학대받는 두가지 사례

설탕을 보통 sugar라고 하지요. 하지만 sugar는 당(그리스어로saccharide)의 의미도 있습니다. 화학적으로 설탕은 sucrose이지요. 그리고 sugars라고 복수로 쓸 경우에는 "당류"라는 뜻으로서 여러가지 당을 이야기합니다.

지난 학기에 설탕에 대해 강의할 기회가 있어서 자료를 정리하다보니 아직도 국내 방송에서 설탕의 유해성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하고 있는 경우가 많더군요. 한 번은 정말 방송국에 전화를 할 뻔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과장의 한 복판에는 바로 이 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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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 이야기지만 이 책에서 건질만한 내용은 거의 없습니다. 일단 1975년에 쓴 책이니만큼 전혀 업데이트가 안되어 있고, 책에서 예를 든 것들이 무슨 19세기나 기껏해야 1970년대의 이야기들입니다. 그런데 이 책의 과장된 내용들, 예를 들면 설탕이 아편보다 나쁘고 방사선 낙진보다 더 위험하다라는 주장, 개에게 설탕과 물만 먹여버렸더니 도중에 죽어버렸다는 1816년의 실험 등등을 과학적 근거라고 버젓이 방송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심각해 보입니다. 일단 영양학이나 생화학에 대한 기본이 안되어있는 책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돈주고 산 것을 후회했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이 설탕의 유해성을 과장한 책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의 책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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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열차를 기다리다가 구입한 책인데, 이 책은 처음에 이야기한 것럼 아예 제목의 번역부터 문제입니다. Sugars That Heal, 번역하자면 당류가 치유한다, 치유하는 당류, 뭐 이렇게 해야죠. 이걸 설탕이 병을 고친다고 해놓다니 어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다행이 내용에는 설탕이라는 말을 별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글리코영양소 판매하시는 분들이 사용하시려고 만든 책 같습니다. 일단 저자인 에밀 몬도아 박사는 매나텍의 기술고문 출신입니다. Pubmed에서 Mondoa EI 로 검색해보니 논문은 하나도 안나오는데 의학박사라고 하네요. (뭐 MD면 논문을 안쓸 수도 있겠지만 한 편도 없는 것은 좀...)

그래도 위의 책보다는 읽어볼 만한 약간의 내용이 있습니다. 일단 그나마 과학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이 쓴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디 아픈 사람이 무얼 먹었더니 나았다더라, 라는 간증이 가득하고 면역, 암, 알레르기, 당뇨, 바이러스 및 세균 감염증 등 거의 만병통치약의 느낌이 들도록 글리코영양소를 선전하는 책입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뭐 설탕이 나쁘지 않다거나 글리코영양소는 다 가짜다, 뭐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에 나와있는 소위 교양과학서적(?)들의 위험성, 특히 유해성이든 이로움이든 그 효과에 대한 지나친 과장이 판치고 불명확한 개념들이 너무 선정적(?)으로 독자들에게 노출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입니다.

아무튼 설탕이 욕보는 세상입니다. ^^

2008년 1월 30일 수요일

영어 몰입 교육 논의에 대한 단상 - 어느 TV 광고를 보고

아마 아래의 광고를 보신 분들 많이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한 번 잘 찾아보시죠.

[Flash]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BD6DB401AFB141EFF906A2BCA9ACF8A761D4&outKey=862b8a70b41dcd3d532a362e9ef3f8b1d1b231bba5e4f8cb6943483b62e1aea2385d517fc3372e8ebed6162eef0ebc0b



찾으셨습니까? 제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more..


요즘 영어에 대한 뉴스가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좀 많습니다. 특히 영어 수업에 대해서요. 제가 지난 첫학기에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불만 사항이 영어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쓸데없이 아무때나 영어를 쓴 것이 아니라 전공의 중요 개념들만이라도 영어로 외우라는 것이었고, 그 단어들을 설명하라고 그대로 시험에 냈었을 뿐이죠. 그런데 그게 학생들에겐 전공시험이 아닌 영어시험으로 느껴진 모양입니다. 뭐 제가 잘못가르쳤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요.

제가 일본 동경대에 post-doc으로 있었을 때 크게 느낀 것이 있는데, 그건 일본 학생들은 결코 영어를 못해서 전공을 못하는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건 물론 일본 사회의 번역 문화에 덧입은 것일 겁니다만 아무튼 제대로 전공을 배운 학생들은 영어를 못해도 연구에 지장이 없지만 영어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더군요.

미국 유학파들이 영어로 강의도 못한다는 조롱(?)을 가끔 보게되는데, 이것은 뭔가 심각하게 잘못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박사학위를 받은 것은 영어때문이 아니라 전공때문이거든요. 그러니까 영어는 박사학위를 받을 만한 전공 지식을 표현하는 정도면 충분한 겁니다. 미국 교수들은 유학생들의 영어를 평가해서 학위를 주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우리가 영어를 잘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데, 제가 보기에는 그렇지도 않습니다. 제가 5년 가까이 미국에 있는 동안 미국에 유학오는 한국인 유학생들의 실력은 그야말로 일취월장입니다. 예전엔 유학생들이 오는 여름이 되면 공항 라이드부터 은행 계좌 열기, 아파트 구하기, 온갖 utility 신청, 면허증 취득까지 선배들이 다 따라다니며 해줘야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본인들이 혼자서 너무 잘 합니다. 물론 인터넷이 발달한 탓도 있지만 분명히 과거보다는 영어실력이 좋아졌습니다. 뭐 토플이나 GRE 점수는 인플레이션에 가깝지요. 인터넷에 올라오는 후기의 탓도 있지만요.^^ 아무튼 우리 학생들의 영어 실력은 몰입교육을 논하는 분들의 시대보다 훨씬 나아지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영어 아무리 잘 해도 전공 실력이 없으면 금방 실력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린 사회는 교육개혁은 입시제도개혁(?)이고 대학의 경쟁력은 영어실력에 있다는 식의 인식이 너무 만연해 있는 것 같습니다. 뭐 초중등학교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지요. 어차피 학교는 시간때우는 곳이고 학원에서 미리 배운다고 가정한다면요.  

그러니까 한 줄 요약을 하자면 "영어 실력을 높이겠다는 것은 좋은데 왜 다른 모든 교육을 담보로 해야 하는가?"라고나 할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의 다음 글이 좋더군요.
영어라는 이름의 우상 
일독을 권합니다.

(물론 같은 실력에 영어를 조금 더 잘하면 여러가지 유리한 점이 많이 있겠죠. 하지만 그럴 요량이면 대학에서 교양필수 형태로 외국어를 강화하든지, 영어 성적으로 졸업요건을 강화하는 방식이 맞지 않나 싶군요.)

2008년 1월 16일 수요일

미국 사립대학의 학비 감면?

"대학자율은 등록금인하 경쟁부터"라는 오늘자 연합시론을 보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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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사립대학들의 학비 감면 뉴스가 자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사실 "수업료 감면"에만 촛점이 맞춰지는 것이 좀 이상합니다. 실은 "저소득층에 대한" 학비 감면이 맞는 말이겠지요. 2006년 말의 기사지만 USA today의 기사를 보면 여전히 미국대학의 등록금은 연간 6% 정도 인상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옆의 그래프에서 보듯이 미국 사립대학의 작년 학비는 연간 3만불 수준입니다. 공립(주립)대학은 120000불 정도로 훨씬 싼데 아마 in-state tuition waiver 등을 통해 학비 감면을 받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의 주립대학들은 그 주의 학생들이 진학을 하면 학비를 3분의 1정도 밖에 안내고 다닙니다. 보통 일정기간 이상 세금을 낸 적이 없는 유학생들은 학비를 전부 다 내야하는데 아마 사립대수준보다 조금 낮을 겁니다.

그런데 저 연합시론에 나온 대학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칼텍, 유펜)의 학비는 얼마나 될까요. 위의 다섯 대학들은 미국 최고 college들이므로 당연히 학비가 평균보다 훨씬 비쌀 것입니다.

그 학교들의 학비를 전부 알아보기는 귀찮고 하버드의 학비만 찾아봤더니 최소 48550불을 넘는군요. 그래서 미국 대학 홈페이지의 입학 (admission) 부분에 가면 반드시 finantial aids에 대한 부분이 있답니다. 재정적 지원없이 대학다니기는 거의 힘들죠. 유펜을 나온 제 실험실 동료는 40대 중반인 아직도 그 loan을 다 못 갚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사실 저 연합시론에서 언급한 중요한 사실은 이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일대는 올해부터 연소득 12만달러(약 1억1천200만원) 이하의 가정에 대해 수업료를 50% 줄여주고, 6만달러 이하 가정의 학생들에게는 학비를 아예 면제하기로 했다.

대게 장학금이란 대다수에게 주는 것이 아니고 일부에게 주는 것이므로, 적어도 예일에 입학하는 학생 부모들의 연간 수입이 12만불을 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미 미국의 유명 사립대학은 재력이 뒷받침되는 사람들이 대다수를 점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렇게 파격적인(?) 저소득층 자제들 지원계획이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미 우리나라도 소득에 따라 소위 상위권대학 진학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사실 미국에 비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래전에 NY Times의 컬럼니스트로 유명한 폴 크루그먼이 네이션이라는 잡지에 쓴 "호레이쇼 엘저의 죽음"이 나온 것이 수년 전이니 말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공교육이 죽었다고 외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세상에서, 공교육보다는 사교육 (사립학교가 미국에서는 사교육같은 역할이죠) 의존성이 훨씬 큰 미국의 교육 시스템을 하나의 모범으로 따라가자고 하는지 (연합시론이 미국 대학시스템을 따라가자고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사회 분위기가 그렇다는 겁니다.) 솔직히 잘 이해가 안됩니다. 교육이라는 것이 사회하고 연관이 되어있기 때문에 사실 우리나라야 학비가 얼마가 들든지 모두가 원하는 대학의 순서가 이미 결정되어있는 구조에서 미국과 같은 제도를 도입한다고 문제가 없어지지는 않을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연합시론도 사실 학비감면 경쟁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 학비경감경쟁을 촉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우리 대학들은 그 반대 방향인 고교등급제를 하겠다고 하지만 말입니다.


2007년 12월 22일 토요일

허구로 밝혀진 의학 상식들

허구로 밝혀진 의학 상식들의 내용이 재미있습니다. 소스는 BBC라고 하는 군요. 기사 제목은 "'Medical myths' exposed as untrue"입니다. 이 기사에는 7가지 "의학미신"을 이야기하고 있군요

그 내용을 잠깐 살펴보면,

  • 하루에 물 8잔을 마시면 건강해진다.
  • 사람은 두뇌의 10%만 사용한다.
  • 죽은 뒤에도 머리카락과 손톱은 자란다.
  • 면도 후 털이 더 굵고 짙게 자란다.
  • 침침한 불 빛에서 책을 읽으면 시력이 나빠진다.
  • 병원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전자기 간섭을 일으켜 위험을 초래한다.
  • 칠면조 요리를 먹으면 잠이 쏟아진다.
등이라고 합니다.

이 중에서 어두운 곳에서 책 읽는 것하고 면도 후 수염이 더 굵게 자라는 것은 정말인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물 8잔이나 칠면조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는 이야기구요.

하지만 이 BBC 기사에서의 백미는 사실 기사 말미의 다음 부분입니다. 우리나라 기사에도 여기에 관해서 한마디 정도는 주의(?)를 주었으면 좋았을텐데요.

Dr David Tovey, editor of Clinical Evidence journal, said: "The difficulty is it is often hard to disprove a theory. On the flip-side, absence of evidence does not necessarily mean absence of effect. Where reliable evidence becomes really important is in helping people make serious decisions about harms and risks. Many of these 'myths' are innocuous. However, we are still finding evidence that runs contrary to current practice and what we expect."

He gave the example of the relatively recent U-turn in advice over sleeping positions for babies to cut cot deaths. Experts now recommend babies are positioned on their backs when sleeping to reduce the risk of sudden infant death.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꼭 영향이 없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결국 여기서부터는 또 다른 믿음의 문제가 개입을 하게되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음모론에 빠지거나 하는 것은 물론 현명한 태도가 아닙니다.

2007년 12월 17일 월요일

사과도 먹으면 살찐다? Fructose index

오늘 재미있는(?)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사과도 많이 먹으면 살찐다"는 기사인데요. 그럼 사과를 먹으면 살이 안찝니까? 사과(국광) 200그램짜리 하나의 칼로리는 약 100kcal 정도 된다는군요. 그러니 사과도 먹으면 살이 찔 수 밖에요. 그런데, 기사의 내용은 그런게 아니었습니다.

이 기사는 아래 논문 (아직 퍼블리시 되지 않고 온라인에만 공개된 논문입니다.)을 기초로 만들어진 기사입니다. 그런데 이 논문에는 사과라는 단어가 한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럼 논문 제목은? 보시다시피 "심혈관계질환에 과당지수 (Fructose index)가 포도당지수 (Glucose index)보다 더 연관성이 있지 않은가?" 입니다. 그럼 사과 이야기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그건 이 논문을 기사화한 다른 외신 (Science Daily)의 내용에 나옵니다.

그런데 괜히 제목에 사과를 강조하는 바람에 중요한 논점이 뒤로 밀린 느낌입니다. 게다가 살이 찌는 원인이 마치 사과때문인 것으로 오독될 가능성이 있지요. 이 논문의 가장 중요한 논점은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전통적으로 당뇨 및 심혈관계 질환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왔던 포도당지수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식품을 나타내는 대신 과당지수는 인슐린 저항성을 촉진(stimulate)하는 것이기에 비만이나 심혈관계 질환에는 과당지수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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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과당은 포도당지수 (Glycemic index)가 22로서 아주 낮은 물질입니다. 보통 당뇨의 위험을 이야기하면서 Glycemic index를 많이 이야기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과당이나 설탕 모두 낮은 GI 값을 가지고 있죠 (설탕은 65정도). 하지만 실제로는 포도당지수가 높은 식품인 감자나 쌀 등 전분질류 식품보다 과당이 많이 함유된 식품이 비만이나 심혈관계 질환과 높은 연관성이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과당의 체내 역할에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해보죠).

그런데 이거 하나는 지적해야겠군요. 뉴스엔의 기사에서

"연구팀은 비만과 관련, 식품 속에 함유된 과당의 종류는 중요하지 않다며 가령 사과속의 과당이 옥수수 시럽속에 함유된 고농도 과당만큼 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는 것은 아마 식품 전공 기자가 아니라서 잘못쓴 것 같은데, 옥수수시럽에는 과당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대신 고과당옥수수시럽 (HFCS, High Fructose Corn Syrup)에는 과당이 들어있죠. 옥수수는 전분질인데 이 전분질의 포도당을 효소를 이용해서 과당으로 전환한 것이 고과당옥수수시럽(HFCS)입니다. 그러므로 위의 기사는  
 
"연구팀은 비만과 관련, 식품 속에 함유된 과당의 종류는 중요하지 않다며 가령 사과속의 과당이 고과당옥수수시럽속의 과당만큼 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가 맞는 표현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HFCS의 과당함량은 벌꿀의 함량과 비슷하답니다.^^

참고로 사과 200그램짜리 하나의 안에는 과당(fructose)가 약 12그램, 설탕이 약  6그램, 포도당이 약 3그램 들어있다고 합니다. 설탕은 과당과 포도당의 혼합물이므로 과당이 약 15그램 들어있는 셈이군요. 과당이라는 말 자체가 과일에 들어있는 당이라는 이야기니까 제일 많이 들어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