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과당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과당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09년 3월 22일 일요일

"설탕 자연식품으로 재조명 받아"

"설탕 자연식품으로 재조명 받아"
과다섭취할 경우 성인병을 유발하는 식품으로만 알려졌던 설탕이 자연식, 건강식품으로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미국의 주요 식품.음료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단맛을 내기 위해 30여년간 주로 사용해온 고과당 콘시럽(HFCS) 대신에 피자용 토마토 소스에서부터 콜라 제조 등에 설탕을 사용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1일 보도했다. 
(중략) 
소비자들이 3개 효소와 가성소다를 사용해 여러 화학적 작용과 가공을 거쳐 생산되는 고과당 콘시럽보다는 가공이 덜 된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는 성향과 가격이 저렴한 점도 설탕 소비를 증가시킨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의 반가운(?) 뉴스는 뉴욕타임즈의 "Sugar Is Back on Food Labels, This Time as a Selling Point" 기사를 재인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천연이라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설탕이 천연식품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데 이제야 이런 조명을 받는다니 참 아이러니입니다. 

하지만 사실 바뀐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여전히 설탕이건 HFCS건 또는 꿀이라도 과하게 섭취하면 비만이나 다른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윗 기사는 고과당옥수수시럽(HFCS)과 비교했을 때 설탕이나 HFCS나 큰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뭐든지 적당히 먹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저 기사에서 3가지 효소에 대해서 나오는데 저 3가지 효소는 옥수수 전분의 액화효소 (alpha-amylase), 당화효소 (glucoamylase), 그리고 glucose isomerase (xylose isomerase)이렇게 3가지 일 것입니다. 이렇게 효소를 이용해서 만드는 공법은 환경친화적이라고 칭송을 받는 방법인데 (효소가 아니라면 염산과 양잿물로 만들어야 합니다) 저렇게 써 놓으니까 좀 이상하군요. 

나머지는 과거에 설탕에 대한 포스팅들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2009년 3월 10일 화요일

사탕과 설탕, 달콤한 진실들

이번 주말이 화이트데이입니다. 화이트 데이는 일본에서 시작된 날인데다 상업적인 의도가 많은 날이라서 조금 기분이 나쁘지만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사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사탕, 달콤한 유혹

과거 사탕은 전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는 식품이었습니다. 배고팠던 시절, 드롭프스나 캬라멜, 눈깔 사탕 하나 빨아먹는 것 만으로 즐거웠던 시절이 있었지요. 또한 어디를 놀러가면 손에 하나 들어야 하는 솜사탕도 있었고 두 번 보기 괴로운 영화 <박하사탕>에서도 사탕은 주인공 영호가 공단 야학에서 간 야유회에서 첫사랑 순임에게 받은 선물로서 순수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소녀시대가 <키싱 유>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사탕을 들고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사탕은 달콤함, 동심, 순수 등을 생각나게 하는 아이콘이었고 화이트데이에 사탕을 주는 것도 그런 의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녀들의 사탕



2. 엄마들에게는 공공의 적, 사탕
 
하지만 현재 사탕은 많은 부모님들에게 “공공의 적”입니다. 가끔 길에서나 열차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아이들에게 사탕 하나 주시려고 해도 막는 아이들 부모님을 보기도 할 정도지요. 

원래 사탕이라는 식품은 설탕 액을 농축하여 고체화시킨 것으로서 거기에 다양한 향료나 과일 즙 등을 넣어서 만듭니다. 그런데 지난 40년 동안 설탕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설탕으로 만든 사탕에 대해서도 부모님들이 매우 민감하게 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요즘엔 소아 비만이나 소아 당뇨 같이 과거에는 없었던 질병들이 늘어나는데 이것도 사탕이나 설탕 때문이 아닌가하는 의심도 많이 받았지요. 

3. 사탕을 먹으면 오래 산다?

1998년에 British medical Journal에 재미있는 또는 논쟁적인 논문[footnote]Life is sweet: candy consumption and longevity, Lee IM, Paffenbarger RS Jr. BMJ. 1998, 317(7174):1683-4 [/footnote]이 하버드 의대 연구진에 의해 보고된 적이 있습니다. 이 논문은 1916부터 1950년까지 하버드에 입학한 동창생 중에서 심혈관 질환이나 암에 걸리지 않은 7,841명을 조사한 결과인데요. 1988년 건강 조사에서 캔디를 전혀 먹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과 나머지 캔디를 먹는 사람들의 경우 오히려 캔디를 전혀 먹지 않는 사람들의 사망자가 캔디를 먹는 사람보다 더 많았고 사탕을 먹는 사람의 수명이 약 0.92년 더 길다는 내용입니다.    

4. 그렇다고 캔디를 먹으면 오래 산다고 말할 수는 없지요?

물론입니다. 언제나 이런 종류의 연구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매우 주의 깊게 그 내용을 들여다봐야 하는데요. 특히 인과관계를 잘 따져봐야 합니다. 밥을 빨리먹으면 비만해진다는 연구가 많이 있지만 실제로 동량의 칼로리를 단지 빨리 먹고 천천히 먹는다고 한다면 큰 차이는 없을 것입니다. 즉 빨리 먹는다는 속도와 비만은 상관관계일 뿐이고 빨리 먹기 때문에 과식을 한다는 것이 비만과 인과관계를 나타내는 것이지요.  

또 다른 한 예로 아카데미상 후보와 수상자 중에 누가 더 오래 사는가[footnote]Survival in Academy Award-winning actors and actresses. Ann Intern Med. 2001, 134(10):955-62 [/footnote] 같은 것이 그렇죠. 만일 아카데미 수상자가 더 오래 산다면 성취감과 마음의 평화가 그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고 후보가 더 오래 산다면 아카데미상을 받기 위해 삶의 목표가 더 확실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식의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이런 것은 해석의 개연성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확정적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죠.

사탕과 수명과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그 논문을 잘 들여다보면 사탕을 먹느냐 안먹느냐로 나누면 먹는 사람들의 수명이 약간 더 긴 것으로 나왔지만 오히려 사탕을 가장 많이 먹은 그룹과 사탕을 전혀 먹지 않은 그룹의 기대 수명은 같았습니다. 그리고 사탕을 먹지 않은 사람들은 담배를 약간 더 피우고 술도 조금 더 마시는 것으로 조사되었지요. 그래서 그 논문의 마지막 문장은 “moderation seems to be paramount.(중용이 최고인 듯하다)”입니다.  

5. 그런데 사탕의 주성분인 설탕이 건강에 안좋다는 이야기들이 많잖아요.

그렇습니다. 제가 어느 방송에서 보니까 설탕은 백해무익하다는 이야기까지 하던데요. 건강을 해치는 3백식품 (백설탕, 밀가루, 조미료)에도 들어가구요. 하지만 사실 설탕만큼 억울한 식품도 많지 않습니다.

6. 왜 설탕이 억울한가요?

실제로 설탕이 받고 있는 대부분의 혐의는 (설탕 그 자체로는) 무혐의로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설탕의 성분은 포도당과 과당으로 꿀의 성분이나 고과당옥수수시럽(HFCS)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꿀은 영양제로 값비싼 대접을 받는데 비해 설탕은 만악의 근원으로 대접을 받고 있지요. 

설탕이 단순당이라서 혈당을 급격하게 올린다고 하지만 실제로 설탕도 다른 탄수화물과 마찬가지로 장에서 분해가 되어야지 흡수가 되며 분해가 되었을 때 포도당에 비해 과당은 흡수가 잘 되지 않아서 혈당을 그렇게 높이지 않습니다. 순수한 포도당을 100으로 보았을 때 설탕은 64정도이고 꿀이 62입니다. 그에 비해 설탕대체물질이라는 물엿의 주성분인 맥아당은 105나 되고 떡도 80이나 됩니다. 그러니까 소아 당뇨가 걱정되어서 떡에다가 조청이나 물엿을 찍어 먹는 것은 그렇게 큰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국민 1인당 설탕소비량


그리고 설탕과 비만과의 관계를 봐도 국민 1인당 설탕소비량[footnote]International sugar statistics (Source: ED & F Man - 2007/08, Oct/Sep basis.) [/footnote]이 제일 높은 나라는 브라질(미국의 두 배)이고, 호주, 태국, 남아공 등도 미국보다 소비량이 많지만 비만은 미국이 훨씬 더 심합니다. 물론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단순하게 1인당 설탕 소비량과 비만과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말입니다. (물론  대략적으로 설탕 소비가 많은 나라일 수록 비만의 비율도 높다는 데이터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설탕을 먹으면 금단현상을 보인다거나 중독현상을 보인다는 것도 사실은 탄수화물 중독에 가깝지 설탕중독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7. 하지만 설탕을 많이 먹으면 분명 나쁘지 않나요?

물론입니다. 설탕의 가장 큰 문제는 일단 충치입니다. 설탕섭취와 충치는 인과관계가 명확한 편이구요. 그 다음에는 열량의 과잉입니다. 보통 밥 한공기의 칼로리가 300 kcal 정도인데 실제로 밥에는 수분이 많아서 그렇지 마른 쌀의 양은 얼마되지 않지요. 하지만 설탕은 수분이 없이 먹기 때문에 실제로 양이 적게 보여도 칼로리는 꽤 높습니다. 

또한 가공식품에 알게 모르게 들어간 설탕의 양이 꽤 많은데 특히 탄산음료 속에 설탕이 꽤 많이 들어가죠. 보통 패스트푸드 점의 콜라 한 잔에 30g이 넘는 설탕이 들어갑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영양섭취 가이드라인[footnote]WHO/FAO release independent Expert Report on diet and chronic disease 3 March 2003 [/footnote]이 있는데 당류를 통해 섭취하는 열량이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의 1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이걸 무게로 환산하면 당류를 하루에 약 32그램에서 72그램 정도로 제한하라는 것인데 패스트 푸드점의 레귤러 사이즈 콜라 한 두 잔이면 사실 거의 하루 섭취 당류를 섭취하는 셈이죠. 

또한 지나친 과당의 섭취가 비만과 관련된다는 관심도 요즘 증대되고 있습니다. 과당은 능동수송이 아니라 facilitated diffusion이라서 흡수가 잘 안되고 과일에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몸에 좋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최근에 과당은 간에서 대사가 안되면 막바로 지방 합성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지나친 과당의 섭취는 비만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8. 결국 설탕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현대 식생활이 과다하게 설탕을 섭취하게 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충치를 제외하고 설탕에 대한 거의 모든 문제제기들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먹는 설탕의 섭취가 과다하게 많아서 문제가 되는 것이지 설탕에 무슨 나쁜 물질이 들어있거나 설탕 그 자체가 나쁜 물질이라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열량을 조절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는데 그와 함께 고른 영양 역시 중요합니다. 적당한 열량과 고른 영양의 범위안에서는 달콤한 사탕을 즐기는 것이 나쁠 이유는 없다고 하겠습니다.

References

2009년 2월 23일 월요일

과당 대사, 이래서 과학은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오늘 마바리님의 포스팅에서 본 내용입니다. 과당이 간에서만 대사되고 근육에서는 대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명색이 생화학 담당교수인 제가 보기에는 조금 이상하더군요. 분명히 생화학 교재들에는 과당이 두가지 루트를 통해서 대사된다고 나와 있거든요. 아래에서 보는 두가지 과정입니다.

Lehninger Principles of Biochemistry, 4th ed. Chapter 14



위 그림의 붉은 점선부분이 해당과정 (glycolysis)인데 두 과정 모두 해당과정으로 들어가지만 서로 다른 효소에 의해 전환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마바리님께서는 실제로는 간에서는 전환이 일어나지만 근육이나 신장에서는 과당이 해당과정으로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시는 겁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hexokinase에 힌트가 있더군요. Hexokinase라는 것은 6탄당에 인산을 붙인다는 것인데 과당에 특이적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과당에 대한 기질 특이성이 얼마나 될까, 궁금했는데 마바리님께서 주신 레퍼런스를 보니까 명확해 지더군요. 

당의 인산화에 관련된 효소들의 kinetic data


위 data를 보면 근육의 hexokinase의 포도당과 과당에 대한 Km값이 큰 차이가 납니다. 포도당에 대한 Km값이 과당에 대한 Km보다 약 300배 적은데 이는 포도당에 대한 기질 친화도가 월등히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포도당과 과당이 있으면 거의 포도당만 전환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순수하게 과당만 존재하지 않는다면, 근육에서 과당이 실제로 fructose-6-phosphate로 전환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이지요. (그런데 사실 간에 있는 glucokinase와 비교해보면 hexokinase의 과당에 대한 Km값이 그렇게 작은 것은 아닙니다.) 

자세한 설명은 Carbohydrate metabolism에 잘 설명되어 있으니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09년 2월 14일 토요일

물엿과 고과당옥수수시럽 (High Fructose Corn syrup, HFCS)은 다릅니다.

어제 포스팅 ("KISTI의 과학향기"마저 이러면 안되는데...)에 대해 모기불님께서 KISTI의 과학향기의 글이 "물엿과 High-fructose corn syrup 를 같은 개념으로 쓰고 있는 것 같다."는 선의의 해석을 하셨는데, 그렇다면 말이 조금 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식품공업에서는 물엿 (corn syrup)과 HFCS는 다른 것으로 취급합니다. 잘 모르는 분들이 영어로 보면 둘 다 corn syrup 이 있어서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옛자료를 뒤져보니 물엿은 DE (dextrose equivalent)가 20이상이고 20 이하면 maltodextrins (말토올리고당)이라고 하는군요.

간단히만 적어보면 물엿은 전분을 가수분해나 산분해(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하여 만드는데 완전 포도당화가 아니고 주로 maltose (맥아당)가 주성분이지만 포도당이나 작은 분자의 올리고당이 섞여 있습니다. 여기에 사용되는 효소는 알파-amylase와 베타-amylase (말토스 생산효소), pullulanase (가지치기 효소) 등입니다.


하지만 HFCS는 모깃불님이 쓰신 것처럼 알파-amylase와 glucoamylase로 일단 완전 당화하여 포도당을 만들고 xylose isomerase (XI)를 사용하여 포도당을 과당(fructose)로 전환시킵니다. 원래 XI는 미생물에서 xylose를 xylulose로 전환시키는 효소인데 기질 친화도가 낮은 포도당도 과당으로 전환시키는 성질이 발견되어 산업적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조금 전문적으로 말하면 aldose와 ketose를 상호 전환하여 이성질체를 만들어주는 효소죠.

최초로 발견된 XI는 포도당에 비해 xylose에 친화도가 160배 높았지만 단백질 공학적인 방법으로 최근에는 오히려 포도당에 더 기질 친화도가 높은 glucose isomerase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모깃불님이 인용하신 Wiki의 설명은 조금 부정확해서 약간의 부연 설명이 필요한데, 원칙적으로 모든 효소는 조건이 맞으면 가역적이고 이성화효소 (isomerase) 역시 상호 평형이 되면 더 이상 반응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XI가 포도당을 과당으로 전환하다가 과당이 42% -43% 정도가 되면 반응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평형이 됩니다. 이 상태에서 그냥 단순 refining 해서 팔면 그게 HFCS-42입니다.

그런데 그 HFCS-42를 크로마토그래피를 거쳐서 포도당과 과당을 분리하면 과당이 90% 함유된 HFCS-90이 나오게 되고 이것과 HFCS-42를 섞어서 꿀과 조성이 더 가까운 HFCS-55를 만드는 것입니다.

 


HFCS와 과당에 대해서는 "사과도 먹으면 살찐다? Fructose index"라는 포스팅에 설명을 했으니까 참고하세요. 그러고 보니 그 기사에서도 기자가 HFCS를 잘못 이해하고 썼네요. 하긴 내추럴리 데인저러스의 번역에서도 잘못 썼군요. 

2008년 8월 1일 금요일

꿀은 얼마나 몸에 좋을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푸우도, 저도 좋아하는 꿀

Q) 꿀이 정말 몸에 좋을까요?
A) 예, 좋습니다. 적당히 먹으면 그렇죠.

Q) 얼마만큼 좋은가요?
A) 확실한 것은 흑설탕 정도, 또는 그보다 (약간 또는 많이) 더 좋을 수도 있겠습니다.

Q) 아니 겨우 설탕 정도라니, 게다가 설탕이 몸에 좋다구요?
A) 예, 설탕도 몸에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합니다.

Q) 그럼 꿀은 좋기만 하고 나쁘지는 않은가요?
A) 아니요, 설탕이 나쁘다면 꿀도 나쁠 수 있습니다.

흔히 건강의 3적 어쩌고 해서 3백식품, 백설탕, 흰쌀밥, 흰조미료를 이야기하는데 사실 뭐 그렇게 일리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일리 없는 이야기도 아니구요. 어제 꽃새우를 파는 한 식당에 갔더니 꽃새우에는 글루탐산이 많아서 뭐가 좋고 뭐 이렇게 광고를 써 놓았더군요. 그게 바로 미원 (조미료)인데…

아무튼 꿀이 몸에 좋은 12가지 이유라는 포스팅을 읽었는데, 사실 저 내용은 과장이 많습니다. 벌꿀이 미생물 증식을 억제한다는 것도 아마 당장(糖藏, 당에다가 담그는 효과)효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소금에 담그는 염장뿐만이 아니라 설탕에 담그는 당장도 미생물 억제방법의 하나입니다. 뭐 항균효과에 대한 논문이 몇 편 있기는 있는데, 실험방법들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벌꿀 항균효과의 control로는 고농도 설탕을 써야하는데 말입니다. 유산균 증식을 높인다는 것도 별로 타당성이 높지 않아 보이고 혈당을 높이지 않는다는 것도 설탕과 큰 차이가 없구요. 왜 그런지는 아래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일단 꿀과 설탕의 주요한 차이점은 한 세가지 정도입니다.

1) 꿀은 물이 있고 설탕은 없다는 점,
2) 꿀에는 미네랄이나 비타민이 있고 설탕에는 없다는 점,
3) 설탕은 sucrose라는 당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꿀에는 포도당과 과당이 약 5:6 정도로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1)은 뭐 영양적인 측면에서는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3)번도 사실 큰 차이라고 보기 어려운데, 왜냐하면 설탕의 구성성분 sucrose는 포도당과 과당이 1:1로 결합된 물질이기 때문에 실제로 당의 조성 측면에서는 꿀이 설탕보다 과당의 함량이 약간 높지만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에 불만제로인가에서 벌에게 설탕물을 먹여서 만든 가짜(?) 꿀에 대한 보도가 나왔었는데 그 분들이야말로 과학자들입니다. 설탕을 분해하면 당의 조성이 꿀과 거의 유사하게 되니까요.

보통 설탕이 단순당(2당)이라서 혈당을 금방 높이고 어쩌고 해서 나쁘다고 하는데 꿀의 당은 설탕보다 더 단순당(단당)이라는 것이죠. 최근에는 과당을 감미료로 많이 사용하는데 꿀의 조성은 거의 고과당옥수수시럽(HFCS)와 유사합니다. 그러므로 설탕이 나쁘다면 꿀도 나쁠 수 있겠지요. 대신 꿀이 흡수가 빨라서 원기회복에 좋다면 설탕도 좋을 것이구요. (괜히 농사짓는 분들이 설탕물 타 드시는 것이 아닙니다.)

자, 그럼 가장 큰 차이는 미네랄이나 비타민등의 미량성분에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꿀에는 그런 미네랄이나 비타민이 얼마나 들어있을까요? 꿀의 nutrition fact가 여러 종류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wiki에 나온 것을 보시면 과연 꿀의 미네랄이 얼마나 좋은 역할을 할 것인지 조금은 의심을 해봐야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흑설탕의 성분표 (wiki 캡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반 꿀의 성분표 (wiki 캡쳐)


위의 표에서 보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꿀 속의 비타민C 함량은 극히 미량입니다. 저 표는 꿀 100g 속의 성분값입니다. 보통 우리가 한번에 먹는 양은 한 20g 내외이지요. 그런데 100그램을 먹어도 하루 섭취해야 하는 최소량의 1% 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다른 미량원소들의 daily value도 거의 하루 권장량의 3%내외입니다. 그러므로 꿀의 비타민C 덕분에 뭐가 좋고, 비타민B가 많이 들어있고 과장에 가깝습니다. 이 값을 흑설탕이랑 비교하면 차라리 흑설탕에 미네랄은 더 많습니다. 비타민은 약간 적지만 그게 그것이구요. 그러므로 비타민이나 미네랄은 갖가지 고른 반찬으로 보충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물론 꿀은 다양한 방식으로 채취되기 때문에 어떤 꿀에는 특정 성분이나 비타민이 위의 표보다 더 많이 들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꿀을 사기 전에 저 성분표를 들여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언제나 나오는 이야기들이 우리가 모르는 미량의 성분이 좋은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는 반론이 제기되곤 하지요. 아니면 전통적으로 사용되어왔던 꿀의 효능, 이런 이야기도 있구요. 저 역시 무슨 성분지상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에 물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있지만 지금 현재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럴 수 있는 것”과 “그런 것”은 차이가 크고 믿음의 문제가 결부되는, 과학의 영역을 좀 더 넘어서는 이야기입니다. 꿀에 대한 더 많은 연구들을 통해 “그럴 수 있는”이 아니라 “그런” 유효성분들이 좀 더 많이 발견되기를 기대해봅니다.


PS. 참고로 최근에 상처치료용 꿀 제품이 나왔다고 합니다. Medical-Grade Honey라고 하는데 상표명은 Revamil 이고 생산 회사는 Bfactory라는 네덜란드 회사인가 봅니다. 논문도 있으니까 한 번 보시고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그런데 홈페이지 참 부실하군요.^^)
 

2007년 12월 17일 월요일

사과도 먹으면 살찐다? Fructose index

오늘 재미있는(?)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사과도 많이 먹으면 살찐다"는 기사인데요. 그럼 사과를 먹으면 살이 안찝니까? 사과(국광) 200그램짜리 하나의 칼로리는 약 100kcal 정도 된다는군요. 그러니 사과도 먹으면 살이 찔 수 밖에요. 그런데, 기사의 내용은 그런게 아니었습니다.

이 기사는 아래 논문 (아직 퍼블리시 되지 않고 온라인에만 공개된 논문입니다.)을 기초로 만들어진 기사입니다. 그런데 이 논문에는 사과라는 단어가 한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럼 논문 제목은? 보시다시피 "심혈관계질환에 과당지수 (Fructose index)가 포도당지수 (Glucose index)보다 더 연관성이 있지 않은가?" 입니다. 그럼 사과 이야기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그건 이 논문을 기사화한 다른 외신 (Science Daily)의 내용에 나옵니다.

그런데 괜히 제목에 사과를 강조하는 바람에 중요한 논점이 뒤로 밀린 느낌입니다. 게다가 살이 찌는 원인이 마치 사과때문인 것으로 오독될 가능성이 있지요. 이 논문의 가장 중요한 논점은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전통적으로 당뇨 및 심혈관계 질환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왔던 포도당지수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식품을 나타내는 대신 과당지수는 인슐린 저항성을 촉진(stimulate)하는 것이기에 비만이나 심혈관계 질환에는 과당지수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사실 과당은 포도당지수 (Glycemic index)가 22로서 아주 낮은 물질입니다. 보통 당뇨의 위험을 이야기하면서 Glycemic index를 많이 이야기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과당이나 설탕 모두 낮은 GI 값을 가지고 있죠 (설탕은 65정도). 하지만 실제로는 포도당지수가 높은 식품인 감자나 쌀 등 전분질류 식품보다 과당이 많이 함유된 식품이 비만이나 심혈관계 질환과 높은 연관성이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과당의 체내 역할에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해보죠).

그런데 이거 하나는 지적해야겠군요. 뉴스엔의 기사에서

"연구팀은 비만과 관련, 식품 속에 함유된 과당의 종류는 중요하지 않다며 가령 사과속의 과당이 옥수수 시럽속에 함유된 고농도 과당만큼 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는 것은 아마 식품 전공 기자가 아니라서 잘못쓴 것 같은데, 옥수수시럽에는 과당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대신 고과당옥수수시럽 (HFCS, High Fructose Corn Syrup)에는 과당이 들어있죠. 옥수수는 전분질인데 이 전분질의 포도당을 효소를 이용해서 과당으로 전환한 것이 고과당옥수수시럽(HFCS)입니다. 그러므로 위의 기사는  
 
"연구팀은 비만과 관련, 식품 속에 함유된 과당의 종류는 중요하지 않다며 가령 사과속의 과당이 고과당옥수수시럽속의 과당만큼 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가 맞는 표현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HFCS의 과당함량은 벌꿀의 함량과 비슷하답니다.^^

참고로 사과 200그램짜리 하나의 안에는 과당(fructose)가 약 12그램, 설탕이 약  6그램, 포도당이 약 3그램 들어있다고 합니다. 설탕은 과당과 포도당의 혼합물이므로 과당이 약 15그램 들어있는 셈이군요. 과당이라는 말 자체가 과일에 들어있는 당이라는 이야기니까 제일 많이 들어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