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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21일 화요일

공정무역커피에는 독소가 없을까요?

[건강36.5] 몸에 좋은 커피의 조건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발표한 원두커피 조사 결과를 보면, 210개의 제품 가운데 7개(3.3%)에서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인 오크라 독소가 1.3~4.8ppb 검출됐다. 또 2006년의 정부용역 보고서를 보면 당시 국내에서 유통된 커피 제품 66개를 검사한 결과 38개(57.6%)에서 오크라 독소가 검출됐다. 아울러 인스턴트 분말 커피의 경우 14건의 시료 모두에서 이 독소가 나왔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원두커피의 오크라 독소 검출기준을 5ppb로 정해 비교적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국정감사가 끝난 뒤에야 기준을 만들었다.

한 가지 더. 중간도매업자나 다국적 커피 회사에 대항해 공정무역으로 판매되는 커피를 마시면 가난한 이들의 건강에도 보탬이 되는 윤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저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커피 속의 독소? 독소는 어디에나 있다."에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작년 오크라톡신의 문제제기는 일단 우리나라에서도 기준을 정했다는데에 의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방송 메인 뉴스에 나올 정도의 사건이었는가하면 그렇지는 않지요. 세계에서 가장 엄한 기준치 (5ppb) 이하의 수치가 나왔는데 말입니다. 발암물질 1급인 아플라톡신과 같은 기준치라니 발암물질 2B급인 오크라톡신은 약간 억울할 지도 모르겠네요. 

그건 그렇고 그냥 호기심인데 공정무역 커피에는 독소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순 유기농 우리콩으로 메주를 쑤어 만든 된장 간장에는 아플라톡신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한 번 테스트를 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식품 가공회사가 욕은 많이 먹어도 일단 위해성이 알려지면 적어도 알려진 위해에 대해서는 저감노력을 많이 하지만 자기 방식으로 가내수공업을 통해서 나오는 제품은 사실 품질관리(quality control)가 어렵지요. 물론 된장의 아플라톡신은 메주를 씻는 동안, 또 발효가 진행되는 동안 대부분 없어지므로 걱정할 이유가 없지만 그래도 5ppb 가지고 뉴스에 나오는 세상이니까 말입니다. 
 
그냥 과학의 날에 가져본 호기심이었습니다.

2009년 1월 20일 화요일

커피와 카페인

커피와 카페인에 대한 내용은 논문도 수천편이고 워낙 방대해서 다 읽고 리뷰를 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주된 몇가지 리뷰들과 뉴스를 통해 알려진 내용들에 대한 확인을 통해 방송용으로 정리해본 것입니다.   

오늘이 1년 중 가장 춥다는 대한입니다. 이렇게 추울 때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위로와 쉼을 주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그래서 커피와 카페인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1. 커피란 어떤 음료인가. 

커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 중 하나로서 9세기 경 이디오피아에서 시작해서 북아프리카, 서아시아 및 터키의 이슬람지방을 거쳐 이탈리아를 통해 유럽으로 그리고 인도네시아, 북아메리카 등 전세계로 퍼져나갔다고 합니다. 16기경 한 때는 각성작용이 있어서 금지를 시켰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가장 무역이 활발한 품목이라고 하지요. 

2. 커피는 콩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커피를 콩과 같은 종류의 식물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실은 콩과식물 (Fabaceae)이 아니라 나무에 열리는 열매의 씨앗입니다. 커피나무는 꼭두서니과 (Rubiaceae) 커피속(Coffea)에 속하는 열대산 상록관목 식물로서 체리나 베리와 같은 붉은 열매를 맺는데 이 열매 속의 씨앗이 커피콩 (coffee bean)[footnote]생김새가 비슷해서 콩이라고 부르지만 위에서 설명했듯이 콩은 아닙니다. [/footnote]입니다. 이 커피 씨앗은 원래 녹색인데 이것을 말리고 볶으면[footnote]커피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roasting이라고 합니다. 몇 도에서 얼마나 볶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많이 달라집니다. [/footnote] 우리가 아는 커피콩이 되고 이를 가루로 만들어 그 가루를 열탕추출해서 마시는 것이 커피입니다. 

3. 커피 속에는 어떤 성분들이 들어 있나요?

일단 커피는 1컵에 4-5칼로리 정도로 칼로리가 아주 낮습니다. 하지만 설탕이나 프림 등을 가미하시면 칼로리가 조금 올라가죠.[footnote]커피믹스 (12g) 하나의 칼로리는 약 50 칼로리 정도 (13g 짜리는 60칼로리)입니다. 보통 커피가 인스턴트 커피가 2그램내외, 설탕과 프림이 나머지죠. (나트륨은 42mg, 칼륨은 134mg 들어있습니다.) http://www.nutritiondata.com/facts/beverages/3906/2 [/footnote] 

커피의 맛과 향을 내는 물질은 약 400여종이 된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쓴 맛을 내는 카페인이죠. 커피 원두 속에는 약 1-2% 정도의 카페인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많이 들어있는 것 중의 하나가 칼륨[footnote]인스턴트 커피(2g)에는 나트륨 0.7mg, 칼륨은 70.7mg, 카페인은 62.8mg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칼륨의 함량이 높지는 않지만 나트륨 대 칼륨의 비율은 높은 편이죠. http://www.nutritiondata.com/facts/beverages/3900/2 [/footnote]입니다. 나트륨과 길항작용을 하는 물질이죠. 그 외에도 매우 다양한 항산화 물질이 존재하는데 특히 커피를 볶는 과정에서 많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것인 chlorogenic acid로 체중 감소와 관련이 있지 않나 생각되는 물질[footnote]Sorting Out Coffee’s Contradictions, New York Times, 2008년 8월 5일 [/footnote]입니다.

4. 카페인이란 무엇인가요?  

카페인은 식물이 만드는 알칼로이드 화합물 (질소화합물)입니다. 우리가 예상하는 것과는 달리 무색이고 쓴맛을 내며 뜨거운 물에 잘 녹습니다. 1819년 독일의 화학자 룽게가 발견했는데 커피에서 발견해서 이름을 카페인이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카페인은 커피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차, 콜라 음료의 원료인 콜라 나무 (Kola nuts),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열매 등에도 존재합니다.

지난 진통제 시간에 말씀드렸다시피 카페인은 중추신경을 자극하며 약한 각성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자주 과량을 섭취하면 금단 현상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때문에 너무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데 우리나라 식약청 기준은 성인은 하루 400mg 이하, 임산부는 300mg 이하, 어린이는 체중 1kg당 2.5mg 이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5. 그러면 커피에 카페인이 얼마나 들었나요?

커피 속의 카페인 함량은 사실 원료가 되는 커피 나무의 품종, 그리고 제조 방법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커피의 품종은 매우 많지만 전세계적으로 두 종류를 가장 많이 기르고 있는데 로버스타 종 (Coffea robusta 또는 Coffea canephora)과 아라비카 종(Coffea arabica)입니다. 보통 로버스타는 인스턴트 커피에, 아라비카는 소위 원두커피에 사용된다고 하지만 실은 둘 다 사용되고 있습니다. 로버스타는 키우기가 편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그래서 가격이 쌉니다. 대신 카페인의 함량은 두배 정도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원두커피 (영어로는 drip coffee)는 앞서 설명한 대로 볶은 커피 원두를 갈아서 뜨거운 물로 내려서 먹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인스턴트 커피는 물로 추출한 것을 건조해서 분말화 한 것입니다. 그리고 에스프레소도 있는데 에스프레소는 20세기 들어와서 이탈리아에서 개발된 커피 제조방법인데 높은 증기압(8-18기압)으로 추출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흔히 카페인은 인스턴트 커피와 에스프레소에 많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footnote]여기에 대해서는 예전의 포스트를 참고하세요. http://biotechnology.tistory.com/153[/footnote]입니다. 인스턴트 커피와 원두커피를 비교하면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인 함량은 인스턴트 커피가 더 낮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인스턴트 커피는 원두커피를 한 번 더 건조해서 분말화 했기 때문에 그 와중에 카페인 함량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에스프레소의 경우는 보통 원두커피보다 마시는 양이 더 적기 때문에 (미국의 경우는 8분의 1) 한 잔당 함량은 원두커피가 더 많습니다.    

6.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decaffeinated) 커피도 있지요?

디카페인 커피는 커피를 볶기 전에 커피콩을 찐 다음에 유기용매나 액체 이산화탄소로 초임계 추출을 하고 나서 볶는 것입니다. 디카페인 커피라고 카페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일반 커피의 약 25 - 50분의 1정도 함량은 존재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작년 연말에 나온 한 논문[footnote]Early effects of caffeinated and decaffeinated coffee on subjective state and gender differences. Prog Neuropsychopharmacol Biol Psychiatry. 2008 Oct 1;32(7):1698-703. [/footnote]을 보면 카페인의 효과는 남성들에게 더욱 크고 여성들의 경우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셔도 보통 커피를 마셨을 때보다는 약하지만 어느 정도 효과는 보였다고 합니다. 남성과 여성에게 있어서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한 연구 결과였습니다. 

7. 그러면 카페인 섭취는 좀 주의해야할 것 같네요.

일단 앞서 말씀드린 대로 카페인의 지나친 섭취를 제한하고 있는데요. 카페인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카페인이 없을 때 정서불안이나 신경과민, 수면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기 쉽습니다. 이런 현상을 caffeinism 이라고 합니다. 

지난 주에 몇몇 보도에서 인스턴트 커피를 하루에 7잔 이상 마시는 사람의 경우 환청을 듣거나 환영을 본다든지 하는 환각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3배 더 높다는 보도[footnote]이 보도에 대한 포스팅 http://biotechnology.tistory.com/285 을 참고하세요.[/footnote]가 있었습니다. 보통 인스턴트 커피 한 잔에 약 60mg-100mg 내외의 카페인이 들어있고 12그램 커피믹스 하나에 69mg이 포함되어 있는데 7잔이면 490mg 이므로 식약청 기준인 400mg을 넘게 됩니다. 그래서 인스턴트 커피는 5잔, 원두커피 4잔 이상 커피를 마시면 조금 과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가장 많이 지적되고 있는 것은 카페인과 칼슘의 관계입니다. 1994년 논문[footnote]Coffee-associated osteoporosis offset by daily milk consumption. The Rancho Bernardo Study, JAMA 1994, v271, p280-283[/footnote]에서 매일 커피 두 잔을 마신 여성과 우유 두 잔을 마신 여성을 비교했을 때 커피를 마신 여성들이 골밀도가 낮아졌다고 해서 카페인 섭취가 칼슘배출을 촉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실제로 적당량의 카페인은 칼슘배출을 그렇게 증가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폐경기 이후의 여성으로서 칼슘섭취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하루에 카페인을 400mg 이상(커피 다섯잔 이상) 드시는 분들 중에서 특정 비타민D 수용체 유전자를 가진 경우(tt VDR genotype)에만 상관관계를 보였을 뿐[footnote]Is caffeine a risk factor for bone loss in the elderly?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Vol. 74, No. 5, 569-570, November 2001[/footnote]입니다.

또한 아이들의 경우에 카페인이 들어간 탄산음료를 마신 아이들의 뼈가 약하다는 보고도 있는데 이것도 칼슘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우유 등 칼슘 성분의 섭취가 적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임산부의 경우 지나친 카페인의 섭취가 유산 또는 저체중아 출산이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모유를 통해서 카페인이 미량이나마 아이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컵으로 한 두 잔 정도는 상관이 없으며 임신 초기에는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주된 견해[footnote]Coffee and Health: A Review of Recent Human Research, Crit Rev Food Sci Nutr. 2006;46(2):101-23. [/footnote]입니다.

8. 하지만 카페인의 좋은 점도 있지 않나요?

카페인은 노인의 경우 기억력을 증진시켜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2년에 발표된 논문[footnote]Caffeine reduces time-of-day effects on memory performance in older adults. Psychol Sci. 2002 Jan;13(1):68-71. [/footnote]에 따르면 노인의 경우 커피를 마신 노인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 노인보다 오후에 기억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난 바가 있습니다. 또한 은퇴하고 일을 하지 않는 분들의 인지능력에도 도움을 준다는 보고[footnote]Caffeine, cognitive failures and health in a non-working community sample. Hum Psychopharmacol. 2009 Jan;24(1):29-34.[/footnote]도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동물실험의 결과입니다만, 카페인이 자외선 조사에 의한 피부암 발생을 막아줄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footnote]Effect of caffeine on the ATR/Chk1 pathway in the epidermis of UVB-irradiated mice. Cancer Res. 2008 Apr 1;68(7):2523-9. [/footnote]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카페인이 방사선에 의해 손상된 DNA를 가진 피부세포들이 제거되는 과정을 시작하게 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지막으로 하루에 커피를 4잔 이상 마신 사람의 경우 2형 당뇨병 발생율이 28% 정도 낮았다는 보고[footnote]내용은 위의 뉴욕타임즈에 나온 것이지만 제2형 당뇨병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세요. Diabetes Care. 2006 Nov;29(11):2385-90. Does coffee consumption reduce the risk of type 2 diabetes in individuals with impaired glucose?[/footnote]도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정확인 원인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식으로 하루 4잔은 좀 과할 수도 있고 이것은 인과관계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9. 커피 한 잔에도 참 다양한 기능과 효능이 있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실 어떤 식품 한가지가 우리 건강에 특별한 효능이나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엄중한 과학적 검증을 통해서 해야하는 것입니다. 커피와 같이 오랜 세월 인류와 함께한 음료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안전성은 충분히 담보되었다고 보는 편이 맞다고 하겠습니다. 요즘은 건강에 대한 관심 때문에 식품의 기호성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시되고 있는데 커피 한 잔의 여유와 즐거움이 우리 삶에 주는 영향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References

2009년 1월 15일 목요일

커피와 환각증세? 과학기사, 이정도는 써야된다.


오늘 또 재미있는 뉴스가 보고되었습니다. "영국 더럼 대학 연구진의 조사 결과 인스턴트 커피를 하루 7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하루 한 잔만 마시는 사람보다 환영이나 환청에 시달릴 가능성이 3배나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기사입니다. 뭐 카페인이 약한 각성작용을 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섭취를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기사 소스가 BBC더군요. 그렇다면 BBC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프로그램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아니면 연구 프로젝트를 소개한 것인지, 아니면 논문을 소개한 것인지 모호해 집니다. 혹자는 정말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이건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연구 내용에 대한 credibility를 놓고 보자면  "논문>>>>>>(넘사벽)>>>>> 연구발표 > 방송프로그램" 이니까요. 물론 논문이라고 다 맞다고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논문의 형태로 발표가 된다면 신중하게 들여다 볼 필요는 있는 것이죠. 

그래서 원래 기사를 찾아보았습니다. "'Visions link' to coffee intake"라는 기사가 BBC 웹사이트에서 검색되더군요. 이번 연구에 대한 내용은 뭐 대동소이합니다만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세번째 문단에서 "However, academics say the findings do not prove a "causal link" (하지만 학자들은 이 발견이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라고 이 연구 내용이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을 붙인 것입니다. 그 이야기는 "커피 많이 마시면 환각증세 위험!"이라는 제목을 붙여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BBC의 기사에서 처럼 link (연관관계) 일 뿐입니다. 

그리고 BBC의 기사에는 커피 관련 업계나 학계의 반응이 잘 나와 있습니다. "Dr Euan Paul, of the British Coffee Association, stressed the study only focused on people with a very high caffeine intake. (영국 커피협회의 유안 폴 박사는 이번 연구가 오로지 카페인을 지나치게 과다 섭취하는 사람에게만 촛점을 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을 강조했다) " 

또한 최근의 연구 동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Recent research has linked high caffeine intake among pregnant women to miscarriage or low birth weight. Other studies suggested it could help prevent skin cancer, reduce nerve damage associated with multiple sclerosis, or cause problems for diabetes sufferers. (최근의 연구는 임산부들의 고카페인 섭취와 유산 또는 저체중아 출산이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다른 연구들은 카페인이 피부암을 예방하고 다양한 동맥경화증 위험을 감소시키기도 하며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한다)" 이렇듯 논란이 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주변 이야기도 잘 해주는 것이 좋지 않나요? 

그런데 BBC에도 이 연구가 논문으로 나온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 그것 하나가 좀 아쉽더군요. 그래서 다른 기사를 찾아봤더니 The Herald에 Think you’ve seen a ghost? Coffee may be to blame 이라는 기사가 있더군요. 그 기사 말미에서 이 연구의 출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The study, funded by the Economic and Social Research Council and Medical Research Council, is published in the journal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아예 펀딩받은 단체의 이름까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또 저널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았더니 조만간 나올 논문 (articles in print)에 이 기사의 연구가 수록된 논문이 있었습니다. 제목은 "Caffeine, stress, and proneness to psychosis-like experiences: A preliminary investigation"입니다. 

역시 The Herald의 기사에도 이 연구의 의의에 대한 과장된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However, co-author Dr Charles Fernyhough pointed out that the study only showed an association between caffeine intake and hallucinations, not a causal link." (그러나 공동저자인 찰스 퍼나이휴 박사는 이 연구는 단지 카페인 섭취와 환각증세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지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공동저자인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하다니 새롭습니다. 

아무튼 이 내용을 보면서 과학기사에서 적어도 몇가지 꼭 있으면 좋을 요소들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면

1) 기사의 원소스, 특히 논문/연구발표 등의 여부
2) 연구 내용에 대한 주변 이야기
3) 연구의 의의나 평가
4) 반론이나 지금까지의 반대되는 주장들

이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과학 기사야말로 (미네르바 수준의) 허위사실 유포가 가장 많은 곳 아니겠습니까? 물론 저는 과학기자님들의 글이나 미네르바의 글이 허위사실유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2008년 12월 15일 월요일

커피가 여성의 가슴 크기를 줄인다?

“커피가 여성 가슴 크기 줄일 수 있다”

재미있는 뉴스지요? 아니면 좀 황당한 뉴스일 수도 있구요. 한 번 내용을 찾아봐야지 하면서 스크랩 해놓은지 두달이 지나가는 군요. 아무튼 위 기사는 스웨덴 Lund University의 헬레나 젠스트롬 (Helena Jernström) 박사(겠지요? lecturer라는데...)의 연구결과라고 합니다. 아래의 논문으로 기사화가 된 것 같네요.

Coffee intake and CYP1A2*1F genotype predict breast volume in young women: implications for breast cancer.

국내 기사에서는 커피와 가슴크기만을 주로 다뤘는데, 사실 이런 연구를 하게 된 이유는 이렇다고 합니다. 가슴 크기가 큰 사람은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습니다. 그런데 위 연구자들이 하루에 커피 3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감소한다고 전에 보고를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커피가 가슴 크기를 줄여주지 않을까? 이런 의문에서 시작된 연구로 보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기사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 연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커피를 마시면 가슴이 작아진다라는 것은 유전형이 CYP1A2*1F C-allele에게 있어서만 그렇고 CYP1A2*1F A/A genotype에게는 상관없는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젊고 호르몬(경구용 피임약)을 사용하지 않는 여성에게만 해당된다는 것이지요.

CYP1A2 라는 것은  P450 1A2라고도 불리우며 에스테로겐 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입니다. CYP1A2*1F는 CYP1A2-164A→C polymorphism을 뜻하는데 그러니까 CYP1A2 유전자의 164번째 염기가 A에서 C로 변이가 일어난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Polymorphism, 즉 다형성이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아래는 이러한 다형성이 왜 중요한가에 대한 논문입니다. 이 polymorphism은 주로 colorectal cancer (대장암)과 관련된 것으로 여겨졌는데 다른 영향도 있나 봅니다. 

Polymorphisms in the cytochrome P450 CYP1A2 gene (CYP1A2) in colorectal cancer patients and controls: allele frequencies, linkage disequilibrium and influence on caffeine metabolism.

The CYP1A2-164A-->C polymorphism (CYP1A2*1F) is associated with the risk for colorectal adenomas in humans.


결론적으로 이 연구 결과가 전부 사실이라고 한다면, 
1) 커피를 하루 3-4잔 이상 마시고
2) 
젊고 호르몬을 사용하지 않는 여성이,
3)
게다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가 CYP1A2*1F A/A genotype이 아니라면, 
과도한 커피의 섭취가 가슴의 크기를 줄일 수도 있겠습니다
. 
여기에 대해 잘 설명해 놓은 글이 있는데 자세한 정보는 여기를 보시면 되겠습니다. 당연히 영어죠.^^

물론 일반적으로는 커피가 유방암 위험을 막아주기 보다는 위험성을 높인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커피의 카페인이 oestradiol (a form of oestrogen)의 레벨을 높이고 유방암이나 다른 질병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커피와 유방암, 또는 커피와 가슴크기의 관계는 아직 정확하게 결론내리기 어려워 보입니다.

2008년 10월 8일 수요일

커피 속의 독소? 독소는 어디에나 있다.

오늘 또 재미있는(?) 뉴스가 나왔군요. (국정감사 시즌이니까요.^^) 내용인즉 "원두커피서 발암 곰팡이독소 검출" 라는 뉴스입니다. 내용을 잠깐 보면

원두커피 210건 가운데 7건에서 발암성 곰팡이독소인 '오크라톡신'이 1.3-4.8ppb 농도로 검출됐다. 또 지난 2006년 '식품 중 곰팡이독소류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66개 시료를 수거검사한 결과 38개 시료(57.6%)에서 오크라톡신이 검출됐으며 특히 인스턴트 분말 커피의 경우 14건의 시료 모두에서 오크라톡신이 나왔다.


오크라톡신 (Ochratoxin)은 Aspergillus나 Penicillium 곰팡이에서 생산되는 독소로서 곡류, 건조과일, 커피, 레드와인 등에 존재하는 독소입니다. 발암가능물질 (carcinogen) 그룹 2B에 속하는 물질이죠. 여기서 carcinogen 2A와 2B는 각각 아마 그럴지도 (probably)와 가능할지도 모르는(possibly)의 수준입니다. 사실 몸에 좋을리는 없지만 그렇다고 극미량이 심각하게 영향을 줄지는 의심스러운 물질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UN FAO (The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에서 이 독소의 허용치를 놓고 논의를 벌인 자료에 따르면 현재 유럽 몇개국에서는 이미 아래와 같은 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8 ppb for green coffee and 4ppb for final product), Finland (10ppb), Greece (20ppb) 입니다. 그리고 유럽연합에서는 5 ppb 정도로 허용치를 정하자는 논의를 한 모양입니다.

여기에 곰팡이독소가??? (사진출처는 모두 wiki)

그런데 그 몸에 좋다던 된장에도???



그런데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우리 발효식품에는 aflatoxin이라는 곰팡이 독소가 미량 들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래전에 타임지에서 한국인의 위암발생률이 높은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보도해서 문제가 되었던 물질이죠. 이 아플라톡신은 carcinogen 그룹 1에 속합니다. 그룹 1은 명확히 발암물질임이 입증된 것이죠. 얼마나 들어있는지 자료를 찾아보니  2007년 한국식품연구원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694개의 식품 중 32개 식품 (주로 콩, 땅콩 등과 관련된 식품)에서 아플라톡신이 발견되었고 최고 48.6ppb (microgram/kg) 까지 들어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플라톡신의 허용치가 10ppb인데 32개 식품 중 28개는 허용치 이하라고 하는군요. 그런데 이런 아플라톡신이 된장 및 간장에서 주로 유래한다는 것입니다. (이래서 천연이 다 좋지 않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자, 그럼 다시 본래의 주제로 돌아가서 아플라톡신에 비해 발암능력도 훨씬 불확실하고 농도도 그리 높지 않은 독소가 발견되었을 때 우리가 가져야할 태도는 무엇일까요? 과거에는 분석기술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ppm 이하로는 아예 측정이 안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요즘도 멜라민 검출시엔 1ppm 이하로는 안된다고도 하죠. 하지만 이제 ppm의 1000분의 1 단위인 ppb까지 측정이 가능해짐에 따라 과거엔 몰랐던 물질들이 우리 주위에 많다는 것을 알게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게 정말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는 잘 따져보아야 하는 것이죠. 사실 독소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것일뿐.

저 역시 즐겨마시는 커피에 오크라톡신이 들어있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고 그것을 저감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겠지만, 그렇다고 "이제 커피도 못마시겠구나!" 이런 반응을 보일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시대의 필독서, 내추럴리 데인저러스 (Naturally Dangerous)) 


2008년 6월 23일 월요일

인스턴트 커피에 카페인이 많다는 것은 오해

오늘 다음 블로거뉴스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습니다.

어떤 커피에 카페인 가장 많을까

본문 중에 "카페인 함량이 많은 순으로 커피 종류를 나열하면 인스턴트 커피 > 드립 커피 >에스프레소"라고 했는데 이는 제가 아는 것과 반대입니다. 인스턴트 커피는 보통 내려먹는 원두커피보다 카페인함량이 낮습니다.

그런데 구글을 찾아보니 이런 내용이 여러 군데서 발견이 되는군요.

인스턴트 커피로 사용하는 원두가 대부분 아라비카종보다 카페인 함량이 훨씬 많은 로부스타종이기 때문에 인스턴트 커피가 원두커피 보다 카페인 함량이 더 많다. (자판기 커피 37g, 원두커피 11g, 녹차 17g 정도로 알려져 있다.)  [출처 : CodingStar★☆ / 코딩스타★☆ :: (http://www.codingstar.net/tts/240) ]
원두커피, 인스턴트 커피, 자판기 커피 순으로 카페인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자판기 커피는 원두커피 카페인 함량의 3배 가량된다.  (헬스조선)


자, 그럼 진실은 무엇일까요. 일단 위키피디어의 데이터를 보면 보통 마시는 커피 1컵 (7온즈 , 약 207 ml) (에스프레소는 1온즈, 약 30ml) 당 카페인의 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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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p coffee: 115–175 mg
Espresso: 60 mg
Brewed/Pressed: 80–135 mg
Instant: 65–100 mg
Decaf, brewed: 3–4 mg
Decaf, instant: 2–3 mg

으로 되어있습니다. 위키의 데이터를 못믿는 분이 있을 수도 있는데 다행이 데이터에는 세가지 레퍼런스가 붙어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인 Mayo 클리닉 (매우 유명한 병원이죠)의 데이터가 바로 오른쪽 옆의 그림입니다.

다시 계산해보면 1온스당,
인스턴트 커피는 7.75mg
내려먹는 (brewed) 커피는 11.9mg
에스프레소는 64mg
으로 위 기사와 반대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아래와 같은 데이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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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인스턴트 커피의 카페인 함량이 원두커피보다 낮습니다. 물론 카페인의 양은 커피 원두의 종류나 가공 방법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스턴트 커피에 카페인이 많다는 것은 오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