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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15일 월요일

커피가 여성의 가슴 크기를 줄인다?

“커피가 여성 가슴 크기 줄일 수 있다”

재미있는 뉴스지요? 아니면 좀 황당한 뉴스일 수도 있구요. 한 번 내용을 찾아봐야지 하면서 스크랩 해놓은지 두달이 지나가는 군요. 아무튼 위 기사는 스웨덴 Lund University의 헬레나 젠스트롬 (Helena Jernström) 박사(겠지요? lecturer라는데...)의 연구결과라고 합니다. 아래의 논문으로 기사화가 된 것 같네요.

Coffee intake and CYP1A2*1F genotype predict breast volume in young women: implications for breast cancer.

국내 기사에서는 커피와 가슴크기만을 주로 다뤘는데, 사실 이런 연구를 하게 된 이유는 이렇다고 합니다. 가슴 크기가 큰 사람은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습니다. 그런데 위 연구자들이 하루에 커피 3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감소한다고 전에 보고를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커피가 가슴 크기를 줄여주지 않을까? 이런 의문에서 시작된 연구로 보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기사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 연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커피를 마시면 가슴이 작아진다라는 것은 유전형이 CYP1A2*1F C-allele에게 있어서만 그렇고 CYP1A2*1F A/A genotype에게는 상관없는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젊고 호르몬(경구용 피임약)을 사용하지 않는 여성에게만 해당된다는 것이지요.

CYP1A2 라는 것은  P450 1A2라고도 불리우며 에스테로겐 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입니다. CYP1A2*1F는 CYP1A2-164A→C polymorphism을 뜻하는데 그러니까 CYP1A2 유전자의 164번째 염기가 A에서 C로 변이가 일어난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Polymorphism, 즉 다형성이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아래는 이러한 다형성이 왜 중요한가에 대한 논문입니다. 이 polymorphism은 주로 colorectal cancer (대장암)과 관련된 것으로 여겨졌는데 다른 영향도 있나 봅니다. 

Polymorphisms in the cytochrome P450 CYP1A2 gene (CYP1A2) in colorectal cancer patients and controls: allele frequencies, linkage disequilibrium and influence on caffeine metabolism.

The CYP1A2-164A-->C polymorphism (CYP1A2*1F) is associated with the risk for colorectal adenomas in humans.


결론적으로 이 연구 결과가 전부 사실이라고 한다면, 
1) 커피를 하루 3-4잔 이상 마시고
2) 
젊고 호르몬을 사용하지 않는 여성이,
3)
게다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가 CYP1A2*1F A/A genotype이 아니라면, 
과도한 커피의 섭취가 가슴의 크기를 줄일 수도 있겠습니다
. 
여기에 대해 잘 설명해 놓은 글이 있는데 자세한 정보는 여기를 보시면 되겠습니다. 당연히 영어죠.^^

물론 일반적으로는 커피가 유방암 위험을 막아주기 보다는 위험성을 높인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커피의 카페인이 oestradiol (a form of oestrogen)의 레벨을 높이고 유방암이나 다른 질병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커피와 유방암, 또는 커피와 가슴크기의 관계는 아직 정확하게 결론내리기 어려워 보입니다.

2008년 5월 6일 화요일

한림대 김용선 교수논문 간단 리뷰 - 프리온 단백질과 다형성 (Polymorphism)

광우병 논란으로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좀 더 쉬운 예를 들면서 가르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polymorphism (다형성)이죠. 인간 (Homo sapiens)이라는 단일 생물종은 인종에 상관없이 유전자의 배열이 (거의) 같은데, 하지만 생긴 것은 다 다릅니다. 이것이 바로 다형성 때문입니다. 유전자의 배열, 예를 들어 유전자 A, B, C, D 의 순서는 같아도 그 유전자 A, B, C, D를 구성하는 염기서열은 약간의 차이가 있고 그에 따라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아미노산순서도 약간씩 다르게 되는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같은 인간에, 같은 인종, 게다가 유전적으로 비슷할 가능성이 높은 같은 강씨지만
전혀 다른 표현형이 나타나는 이유는 바로 polymorphism (다형성) 때문이라는 말씀!)



광우병 유발물질로 알려진 프리온 유전자의 129번째 코돈이 메티오닌을 코딩하느냐 발린을 코딩하느냐에 따라 광우병에 더 잘 걸릴 수 있느냐, 아니냐는 논쟁이 열을 더하고 있습니다. 그 논란의 중심에는 한림대 김용선 교수팀이 Journal of Human Genetics에 2004년도에 발표한 논문, Polymorphisms of the prion protein gene (PRNP) in a Korean population 이 있습니다. 저는 광우병 논란에 있어서 그 위험성에 대한 과장이 좀 심하다는 입장이지만 이 문제는 과장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129번 코돈 (실제로 이는 유전자의 triplet이므로 프리온 단백질의 129번째 아미노산)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쉽게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게다가 129번 코돈의 다형성은 단순히 CJD 뿐만이 아니라 알쯔하이머 등의 다른 neurodegenerative 질병 (신경퇴행성 질병)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논문들이 나와 있기 때문에, 이게 특별히 vCJD에 연관된 것인지, 아니면 알쯔하이머나 CJD같은 아밀로이드 플레이크 (amyloid plaques) 형성에 의한 neurodegenerative 질병의 일반적 현상의 일부인지도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현재까지의 결과만 놓고 본다면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아무튼 논란이 되고 있는 논문을 찾아서 읽어보니 한가지 더 흥미로운 것이 있는데, 129번 아미노산 뿐만이 아니라 219번 아미노산이 글루탐산이냐 라이신이냐에 따라서도 sCJD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여겨지고 있다고 하는군요. 보통의 프리온은 글루탐산인데 라이신을 가지고 있으면 프로테인 X와 결합하여 CJD를 억제(방어)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The Lys allele appears to protect against CJD by binding to protein X. This binding appears to prevent PrPC from being converted into PrPSc (Kaneko et al. 1997).

Kaneko K, Zulianello L, Scott M, Cooper CM, Wallace AC, James TL, Cohen FE, Prusiner SB (1997) Evidence for protein X binding to a discontinuous epitope on the cellular prion protein during scrapie prion propagation. Proc Natl Acad Sci USA 94:10069–10074

그런데 그것 말고도 171번 아미노산이 아스파라진인가 세린인가도 중요하다고 하고, 다른 논문들에도 다른 아미노산의 변이들이 어떤 영향을 주는가 하는 것이 많이 나와있는 것으로 보아 단순히 한 아미노산의 변이가 큰 변수가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129번 아미노산만큼 극적인 것은 없는 것 같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서 김용선 교수팀의 논문의 결과를 한눈에 보여주는 자료가 윗 테이블입니다. 한국인 529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해본 결과 129번째가 M/M이고 219번째가 Q/Q (실제는 E/E, 아래 box설명 참조)인 사람이 86.7%라고 하는군요. 조금 조악하게 말해서 “최악의 경우” 광우병이 좀 더 쉽게 발병할 수 있는 사람인 셈입니다.

여기서 잠깐!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논문의 실수가 있는데, 글루탐산 (Glu)의 약자는 Q가 아니라 E 입니다. Q는 글루타민이구요. 지난 번 포스트의 프리온의 아미노산 서열을 보시면 219번이 E 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Q라고 나와 있어서 뭔가 제가 알지 못하는 의미가 있나 해서 열심히 찾아봤는데 아무래도 실수로 보입니다. 이런 중요한 논문에 아미노산 약자를 잘못 쓰는 실수를 하시다니… 저희 과 2학년 지난 중간고사 시험문제였는데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프리온 129번의 타입이 M/M이면 vCJD, sCJD의 발병 가능성이 조금 더 높거나, 잠복기가 짧거나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따라서 90%를 상회하는 한국인에게는 좀 더 주의가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129번째 아미노산 뿐만이 아니라 219번째, 171번째 아미노산등 다른 아미노산의 변이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지므로 역시 좀 더 많은 연구를 해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치적으로는 단순한 문제일지라도 과학적으로는 언제나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