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6일 목요일

그랜 토리노 (Gran Torino) ★★★★

80먹은 古木의 삶과 죽음에 대한 소품. ★★★★

영화 시놉시스만 보고 소위 "삘"받은 영화가 또 뭐가 있었던가 싶다. 이 영화, 공화당 지지자인 리버태리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완고한 미국노인으로 등장하면서 미국을 spoil 시키고 있는 외국인들과 교통한다는 영화, 게다가 왕년의 미국을 상징하는 포드사의 그랜 토리노! 거기까지만 설명을 듣고 "이거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 와중에 우리집에 배달되어온 씨네 21의 20자 평과 별점.

달시 파켓 이스트우드는 노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뛰어난 파이터고 훌륭한 감독이다 ★★★☆
황진미 이스트우드의 리버테리언적 세계관이 응축된 간명한 소품 ★★★
주성철 컨벤션들의 조합만으로 가슴 뜨거운 미학을 만들어내는 경지 ★★★★★
이화정 그의 손가락 끝으로 황야의 ‘무법자’가 오버랩된다 ★★★★★
이용철 죽음과 깨달음 사이의 그 무시무시한 경지 ★★★★★
이동진 미리 써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유서를 보았다 ★★★★
유지나 더티 하리, 주름살 늘어도 여전히 멋지다! ★★★☆
박평식 할리우드의 어른다운 위엄과 관용! ★★★★
김종철 거장의 숨결을 느낀다 ★★★★★
김도훈 영감. 옥체보존 만수무강 백년해로 무병장수하쇼 ★★★★★

이건 뭐, 내 기억에 다섯 명에게 별 다섯개를 받은 영화가 또 있었던가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20자 평이었던 <타이타닉>의 "카메론, 너 잘났다 ★★★★★"의 경우도 이 정도는 아니었을텐데... 

영화를 보고나서 다시 저 20자 평을 들여다 보면 황진미, 이동진, 김도훈의 평에 공감이 간다. 이 영화는 생각보다 스케일이 작은 소품이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유언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1930년생, 우리나이로 여든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아직도 못다한 이야기가 많은가 보다. 그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다. 영감님, 백살까지만 살아주시기를...


아래부터는 스포일러 만땅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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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가 그랜 토리노를 몰고 해변을 달리면서 영화가 마칠 때 즈음 흘러나오는 클린트 옹의 목소리를 들으면 이 영화를 쉽게 잊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이 강하게 든다. 게다가 이 영화, 클린트 옹의 마지막 출연작이 될 것이라고 하니, 오, 이건 정말 유언인가? 벌써 그가 그리워지려고 한다. (아래 동영상의 클린트 옹 노래 꼭 감상하삼~)


(오랜기간 이 글을 쓰다 말다 쓰다 말다 하다보니 길기만 길고 글의 흐름이 영 이상하군요. 뭐 내가 평론가도 아닌데, 이러면서 스스로를 위안하렵니다.^^)

댓글 2개:

  1. 아..덧글을 부르는 포스팅입니다.저 역시 중반까지 그야말로 낄낄거리며 웃다가,순간 말을 잊은채 코끝이 시큰해지더군요.엔딩 크레딧 올라갈때의 장면과 배경음악 여운이 오래 남았습니다.영화 보고 올렸던 포스트 제목이 '그를 오래 보고 싶다'였는데 가능하면 연출가로서의 그를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입니다.네이버에서 음악 찾다가 포기하고 잊고 있었는데 덕분에 잘 듣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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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보라보라 - 2009/04/17 02:04
    아마 영화출연은 마지막이지만 감독은 계속 할 것으로 알고 있으니까 심려하지 마시길. 혹시 압니까, 연기도 죽을 때까지 할란다, 이러고 다시 복귀할 지. "드라이빙 미스터 데이지" 이런 영화해도 좋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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