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3일 화요일

현대 제네시스 수퍼보울 광고는 몇점?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올해 43회 미 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 경기 방송을 통해 공개된 현대자동차 광고에 대해 전문가들이 '아이디어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2일 보도했다. 
예년처럼 올해도 수퍼보울 광고가 화제로군요. 현대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퍼보울 광고를 냈다고 합니다. 2편을 낸 것 같은데 ("Angry bosses"와 "Contract") 현대자동차의 올해 광고는 작년보다 좀 더 관심을 끌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일본(렉서스)과 독일(BMW) 경쟁사들을 등장시킨 광고 "Angry Bosses"편이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마치 예전의 fake 비교광고를 연상시키죠?



"Contract"편


이 광고들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요? 맨 위의 기사는 포브스에서 4명의 전문가에게 수퍼보울 광고 코멘트를 받은 내용으로 작성된 기사로 보입니다. 그런데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에 대한 코멘트는 이것 입니다. 
Contract is a good idea. The execution misses a little bit. But the idea transcends.
그런데 저 아이디어가 좋다는 것은 광고의 아이디어인지 아니면 현대의 세일즈 아이디어(할부로 차를 사고 나서 직업을 잃으면 차를 되 사준다는 획기적인 계약조건)가 좋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수퍼보울 광고에 대한 평가는 매체에 따라 다릅니다. 시사주간지 타임에서도 수퍼보울 광고들에 대해 점수를 매기는데 좀 더 자세하게 점수를 매깁니다. 그러면 현대자동차 광고는 몇점을 받았을까요? 확인해 보니 "Angry bosses"편은 B-, "Contract"편은 B를 받았습니다. 물론 A가 아니라서 좋은 점수를 못받은 것이 아닌가 싶으신 분도 계시겠지만 사실 B정도 받았으면 잘 받은 편입니다. C, D, 심지어 F를 받은 광고도 있으니까요. 

참고로 경쟁사인 혼다 어코드 광고는 C+, 토요타 벤자는 C-, 토요타 툰드라는 C+, 애큐라 불릿은 C+를 받았습니다. 자동차 광고에선 아우디만 A-를 받았군요. 일본 회사에서 정말 보스들이 화를 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범죄와 과학, 지문과 혈흔

지난 주엔 군포 여대생 실종사건의 용의자가 알고 보니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져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용의자가 자백을 하게 된 것이 유전자검사 결과였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실제로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듯이 범죄 수사에 과학적인 기법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고 법의학에 대한 관심도 많이 증가되는데 여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법의학이란 무엇인가요?

법의학의 사전적 의미는 “법률상 문제가 되는 의학적 사실에 관해 연구하고 새로운 의학지식을 응용함으로써 법률상의 문제해결과 그 대책에 관여하여 법률의 적정한 운용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학문”이라고 합니다만 영어로는 Forensic science (또는 forensic medicine)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법률적인 문제들을 과학 지식으로 풀어내는 학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주로 의대에 있지요. 2008년 현재 우리나라에 법의학 관련 학과가 13개가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일반인들에게 법의학이 알려진 큰 계기가 되었던 사건은 1987년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 때였습니다.

2. 책상을 쾅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했던 그 사건이었지요?

1987년 1월 당시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받다 숨진 박종철군의 사인을 은폐하기위해 경찰에서는 쇼크사라고 주장을 했는데 당시 부검의였던 황적준 박사가 사인은 질식사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그래서 부검을 했던 검찰은 질식사, 같은 날 경찰은 쇼크사라는 주장을 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답니다. 훗날 질식사라는 부검소견서가 당시 치안본부장인 강민창의 외압으로 '외상 없음'으로 조작되었다는 것이 고문 관계자들이 재판에 회부되었을 때 황적준 박사의 일기장을 통해 공개되어서 화제가 되었고 사람들에게 법의학이 어떤 것인지 강한 인상을 남겼었죠. 

3. 부검뿐만 아니라 수사에도 과학적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지요?

그렇습니다. 최근에는 휴대폰을 이용한 위치추적, 통화기록을 통한 알리바이 확인, CCTV, 심지어는 교통단속 카메라 등을 이용한 수사 등이 보편화 되어있지요. 

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표적인 것이 지문으로서 이미 19세기 후반서부터 사용되어온 방법입니다. 지문은 손가락의 무늬이지만 크게 두가지로 나누는데요. 보통 피나 잉크 등이 묻어서 육안으로 지문 융선을 관찰할 수 있는 지문을 현재지문이라고 하고 육안으로 보이지 않고 사람 피부의 자연 분비물만으로 남은 지문을 잠재지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지문은 손가락의 3가지 샘(애크린 샘, 피지, 아포크린 샘)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구성되는데 애크린 샘에서는 주로 물하고 아미노산이나 요소와 같은 질소화합물, 피지에서는 지방성분, 아포크린 샘에서는 나트륨, 칼륨이나 단백질등을 분비한다고 합니다. 

4. 지문을 찾아내기 위해서 무슨 시약 같은 것을 사용하던데요?

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면 보통 지문을 채취하기 위해서 가루를 뿌리는 것을 보는데요. 보통 알루미늄 분말이나 흑연, 숯가루 등을 사용하는데 주로 수분이나 지방성분에 붙어서 안보이던 지문을 보이게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분말은 신선한 지문에만 효과적이기 때문에 액체 시약을 사용해서 지문을 띄우기도 한다고 합니다. 많이 사용하는 것이 아미노산과 반응시키는 닌히드린 훈증과 지방성분과 반응시키는 요오드 훈증이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형광시약이나 발색시약 등으로 지문을 띄울 수 있는데 이런 시약들은 발색원리가 다양하기 때문에 어디에 찍힌 지문을 찾느냐, 예를 들면 종이, 유리, 파이프, 옷, 가죽 등 지문이 있을만한 장소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한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가죽이나 직물과 같이 기존의 방식으로는 지문을 알아내기 어려운 물질에 묻은 잠재지문을 X-선을 통해 밝혀내는 기술 (micro-x-ray fluorescence, MXRF)이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사람의 땀 속에 들어있는 염분에서, 나트륨, 칼륨, 염소 같은 물질을 검출해내는 원리라고 하는데 증거물의 표면을 전혀 손상하지 않고 지문을 채취할 수 있는 방식이라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음성 지문을 분석해서 협박전화 목소리를 가려내는 등의 노력도 많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5.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도 유전자 검사가 나왔었죠?

출처: http://mechtheory.egloos.com/143356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의 클라이막스가 되는 장면이 소위 굴다리 씬인데요. 용의자 박해일을 잡아서 유전자 검사를 해야 하는데 국내에는 그 기술이 없어서 샘플을 미국에 보냈다가 결과를 받았는데 그 결과 박해일이 범인이 아닌 것으로 나오는 장면이 나옵니다. 유명한 대사 “밥은 먹고 다니냐?”는 장면이 그 장면이죠. 

우리나라에 유전자 감식이 도입된 것은 1991년인데 요즘에 유전자 검사는 사실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이제 간단한 유전자 검사는 작은 실험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하지만 범죄와 관련된 중대한 사안은 잘 갖추어지고 공신력있는 곳에서 이루어져야 하지요. 이번 연쇄살인사건을 푸는데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되었던 것도 혈흔을 찾아내서 유전자 분석을 한 것이라고 하지요.



6. 혈흔이라고 하면 피의 흔적인가요? 

최근에는 단순한 사인 분석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과학적 방법이 사용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혈흔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혈흔이란 피의 흔적인데 피가 묻어있는 모양만으로도 많은 상황들을 추리하고 재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피가 한 방울 떨어진 모양을 살펴봐도 자유낙하한 모양인지 아닌지에 따라 사건이나 사고 후에 흘린 피인지 사건 당시에 생긴 핏자국인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죠. 보통 충격을 받아 의식을 잃은 후에 흘린 피의 경우는 자유낙하한 모양을 하지만 가격을 당해 흘린 피는 비산(흩뿌려짐)된 형태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작년에 이런 연구를 하시는 분들이 모여 한국혈흔형태분석학회가 생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지 오래되었거나 물로 씻어버린 경우 혈흔의 형태를 보고 판단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럴 때는 보이지 않는 지문을 찾아내듯이 보이지 않는 핏자국을 찾아내는데 그 방법이 루미놀이라는 시약을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7. 루미놀은 CSI (Crime scene investigators)의 진짜 주인공?

실제로 CSI에서 매우 자주 등장하는 물질인 루미놀은 아주 적은량의 핏자국도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물질로서 형광을 나타내는 물질입니다. 

우리의 피 속에는 적혈구가 있고 적혈구 속에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단백질이 존재합니다. 그 단백질은 철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철이 촉매로 작용해서 과산화수소를 분해하여 산소와 물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산소가 루미놀과 반응하여 형광을 띄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실제로는 루미놀이 직접 혈액과 반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동물이나 심지어 모기 같은 벌레의 피가 검출되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혈액의 흔적에서 다시 유전자를 찾아내서 검사를 하게 되는 것이죠.

8. 피의 얼룩이나 흔적 정도에서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나요?

소설 <쥐라기 공원>에서 보면 공룡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에서 DNA를 추출해서 공룡을 복원하는 기술이 나오는데 이런 기술을 “중합효소 연쇄반응” (Polymerase Chain Reaction)라고 합니다. 이 기술을 고안한 캐리 멀리스 박사는 노벨상을 받기도 했는데요. 아주 소량의 DNA를 가지고 원하는 DNA를 수없이 증폭시킬 수 있는 방법이죠. 최근에는 유전자와 관련된 거의 어느 실험실이나 다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극히 소량의 혈흔에서도 DNA를 얻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참혹한 범죄가 자꾸 일어나는 것이 안타깝지만 또한 이런 범죄의 죄과를 치루게 하기 위해서 다양한 과학을 사용해서 범인들을 잡아내는 노력이 또한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범죄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2009년 2월 2일 월요일

"혈액형이 결국 당신을 말해준다(?)"…일본서 '혈액형이론' 大열풍!

"혈액형이 결국 당신을 말해준다(?)"…일본서 '혈액형이론' 大열풍!
"혈액형이 뭐예요?" 간단한 대화 같지만, 일본에서는 직장 업무나 중매 등에서부터 다양한 분야에 연관되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일본에서 혈액형은 과학적 측면과는 상관없이 한 사람의 모든 면을 설명해 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고 AP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일본인(과 한국인?)이 혈액형이 성격을 말해준다고 믿는다는 것을 잘 모르는 미국인들에게 혈액형 성격론을 설명하는 AP통신의 기사인데우리는 이미 싸이월드에 퍼져있는 혈액형 성격론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는 기사입니다.

하지만 저 기사에 달린 베플은 좀 기억할 만한 부분이 있네요. 이른바 혈액형론이 거짓인 이유입니다. 


그런데 기사 중에 "일본 신슈(信州)대학 심리학과 키쿠치 사토루 교수는 "혈액형은 혈액에 포함된 단백질로 규정되며, 성격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과학적이지 못한 것에 근거해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인종차별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되어있는데 단백질이 아니고 당쇄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당스핑고지질 (glycospingolipid) 끝의 당 1개의 차이입니다. 이미 혈액형이 어떻게 결정되는가에 대해서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으니까 참고하세요. 


2009년 1월 31일 토요일

일본, 용의자 공개...가족 사과까지 - 가족사과? 그게 옳은가?

일본, 용의자 공개...가족 사과까지
지난해 3월 무차별 칼부림으로 여러 명이 숨지거나 다친 사건 보도를 보면 용의자의 초중고시절 사진도 구해 가족 생활까지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집중적인 취재 공세에 용의자의 가족은 언론을 거의 피할 수 없고 심지어 용의자 대신 공개 사과까지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일본의 경우 사회 공동체의 이익을 보다 중요시하는 관례가 확립돼 있기 때문에 중대 범죄의 경우 신상 공개를 법적으로 상당히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 일본 법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충격적인 사건으로 모두가 우울한 때입니다. 때문에 용의자 얼굴 공개, 신원공개, 사형제 존폐 논란이 벌어지고 있네요. TV에는 인권은 얼어 죽을! 이라는 표정의 성난 "이웃주민"이 나오셔서 울분을 토하고 계십니다. 네, 맞습니다. 저도 화가나고 어떻게 사람이 저런 짓을 할 수 있을까, 탄식이 나옵니다. 사형제 폐지쪽으로 조금 기울다가도 이런 사건을 보면 죄과는 치루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복잡합니다. 

하지만 한가지는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범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벌써 많이들 잊었지만 버지니아텍에서 조승희라는 한국인이 총기난사사건을 일으킨 것이 채 2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조승희씨 가족들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없지요. 타임지에서는 한국의 할머니를 취재한 적이 있었지만 미국의 가족들은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습니다. (변호사를 통해서인가 사과 성명을 발표한 적은 있지요). 왜였냐 하면 FBI가 살인자의 가족을 "보호"했기 때문이지요. 

미 연방수사국(FBI)이 발표 몇 시간 전인 16일 밤 조의 부모에게 사실을 설명한 뒤 외부의 손길에 시달리지 않을 곳으로 데려가 보호 중이라는 소식도 생소한 한편 신선하게 들렸다. 동정할 가치도 없는 살인마의 가족을 배려하고 그들을 공개적으로 당당히 위로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용기의 문제에 앞서 책임의 본질을 명확히 규정해 접근하는 합리적인 사고방식의 산물일지도 모른다. 조가 한국 국적이라는 사실에 대다수의 미국인이 신경을 쓰지 않으며 "국적이 무슨 상관이냐. 한국에서 총 쏘기를 배워온 것도 아닌데"라고 반응하는 사실과도 맥이 닿는다.

사실 범인의 가족들도 어찌보면 피해자입니다. 피해를 호소할 데도 없는 피해자이지요. 그래서 일부 국가에서는 범인의 가족들이 충격을 딛고 살아갈 수 있도록 상담을 하거나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나라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조승희의 잘못을 가지고 온 한국인이 죄책감을 느낀 것, 또는 일본의 가족 사과, 이런 것은 우리식 가족 문화, 공동체 문화때문일 듯 싶습니다. 공동체 문화 그 자체가 나쁘다고 보진 않지만 사실 일본의 가족 사과와 같은 것은 별로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일본의 보도방식은 더욱 더 말입니다. 일본의 범죄 보도는 저질 저널리즘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모르겠지만 제가 일본에 살았던 시절 하루 종일 "와이드 쇼"라는 프로그램들이 성행했는데 연예인 뒷이야기나 범죄 사건을 스포츠신문보다 더 자극적인 방식으로 보도하곤 했습니다. 위의 기사에서 나온 것 처럼 용의자의 가족들을 계속 방문하고 초중고등학교 친구나 이웃들 찾아다니면서 그 사람이 예전에 이랬대더라, 저랬대더라 라는 내용의 보도가 그렇게 필요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얼굴 몇 번 보지도 못한 이웃이 이런 사람이었다고 하면 그게 그 사람이 되는 건가요?

용의자 얼굴을 공개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필요에 따라 결정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 가족들이나 친지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하는 것은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습니다. 


2009년 1월 28일 수요일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20자평: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20자 맞지?)  ★★★★


작년 연말 씨네21에서 "2008년 올해의 영화"에 선정되었거나 후보에 올랐던 영화들을 요즘 골라 보고 있다.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이하 다찌마와 리)는 김혜리가 5위, 송효정이 3위, 주성철이 3위로 꼽았다.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 이 영화 유쾌하다. 비록 올해의 영화로 많은 표를 받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홍콩 키드" 류승완 감독이 또 하나의 문제작(?)을 만들었다. 간만에 영화를 보다가 눈물나게 웃었다(특히 진상8호의 죽음에서). 물론 이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나왔다는 관객들이 있다는 소리도 들었지만 이 영화 그래도 유쾌하다.

내 취향인지 모르겠지만 류승완은 초기의 누와르 풍의 작품보다 <아라한 장풍대작전> 이후  작품들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 <킬 빌>과 버금가게 느껴졌던 충청도 느와르 <짝패>도 그랬고, 이번 작품 <다찌마와 리>도 그렇다. 어떤 예술에 대한 부담감을 털고 자유롭게 펄펄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게다가 쌍팔년도 이전 우리나라 쌈질 무비에 대한 헌정판인 <다찌마와 리>라니, 이 어찌 류승완의 독무대가 아니란 말인가.

하지만 <다찌마와 리>가 그저 과거 한국-홍콩 주먹질 영화의 패러디나 유치찬란한 대사의 재탕에 불과했다면 이 영화는 <못말리는 람보>와 <에드 우드>의 부조화한 믹스업에 불과할 수 있었겠으나 류승환의 똑똑함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유머와 웃음을 생산해 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외국어 가지고 장난치는(?) 방식인데, 말도 안되는 일본어나 영어에 심각한 자막을 입히는 것이다. 특히 다마네기 역을 연기한 김수현의 일본어 대사 순발력은 놀랍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중국어는 별로였다)          

일본어를 조금만 알면 더 크게 웃을 수 있었던 그 장면


사실 이러한 장면도 어찌보면 새로운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이미 오래전에 외국 영화에 출연한 한국배우들은 한국어 대사를 해야 할 때에 아무말이나 되는대로 지껄인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위 영화는 Kentucky Fried Movie라는 코미디 영화의 용쟁호투 패러디인 Fistful of Yen의 한 장면인데 실제로 극중 한국인 배우 한봉수씨에게 아무말이나 한국대사를 하라는 지시에 따라 별로 의미도 없는 한국어 대사를 하는 장면이다. 뭐 어차피 아무도 못알아 듣는 거니까... Youtube에 가면 Fistful of Yen 시리즈가 있는데 Fistful of Yen  4 of 5에 가면 고함치는 장면에서 "김치, 짜장면" 이런 대사도 나온다.) 

게다가 더욱 사람을 뒤로 넘어가게 만드는 것은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불법 다운로드 영화 자막 번역 장면. 처음엔 이거 뭐야, 하다가 영화 중간에 한 번 더 나오는 것을 보고 (보통 불법 영화는 700메가짜리 두 편으로 만드니까?) 그야말로 꽈당(!)이었다. 예전에 류승완 감독과 박찬욱 감독이 무슨 대담인가를 하다가 해외의 명작이나 구하기 어려운 영화들도 인터넷에서 쉽게 다운로드 받아서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과감하게 자기 영화에 불법다운로드 패러디를 집어 넣다니, 류승완 감독 알고 보면 대인배다.   

극단 목화가 배출한 걸출한 배우 임원희가 없었으면 <다찌마와 리>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심각할 때 웃겨주고, 웃기는데 본인은 심각한 이런 역을 소화해낼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게다가 그 느끼하면서 깔리는 목소리는 또 어떤가! 너무 배우-인물 동일시 현상이 강해서 앞으로 연기생활에 장애가 될까봐 걱정스러울 정도다. 

용평 알프스에서 코트 썰매를 타면서도 느껴지는 저 포스는 뭥미?


실제는 이렇게 찍었다고 한다. 재미있었을까?


물론 앞으로 다시 이런 영화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뭐 남기남 감독의 전기영화 같은 것이 만들어진다고 하면 몰라도. 하지만 작년 여름에 맞붙었던 놈놈놈의 7분의 1도 안되는 예산을 가지고 만주, 스위스, 미국, 일본, 한국을 오간 것과 같은 영화를 이정도로 뽑아낸 감독의 역량과 제작진들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류승완 감독의 다음 영화가 기대된다. 류승완은 꼭 봐야되는 감독이 되어가고 있다.


뇌물 100만원 받은 공무원 ‘파면’ 가능?

뇌물 100만원 받은 공무원 ‘파면’ 가능
공무원이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먼저 요구할 경우 최고 파면까지 중징계를 받게 된다. 또 집단행동을 위해 근무지를 이탈한 공무원은 다른 사유로 인한 직장 이탈에 비해 무거운 징계를 받는 등 공무원의 비위 유형별 처벌 기준이 세분화된다. (중략) 행안부는 현재 성실·복종의무 위반, 비밀엄수의무 위반, 청렴의무 위반 등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 비위 유형을 공금 횡령이나 유용, 지시사항 불이행, 집단행동을 위한 직장 이탈 등으로 세분해 징계 기준을 정하기로 했다.
위 기사를 보면 두가지 의문이 드는데 한가지는 100만원이라는 기준이 대체 뭐냐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공무원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법을 제정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공무원을 휘어잡기 위한 방편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당연히 공무원은 상부의 지시사항을 잘 이행해야 하고 집단행동을 최대한 자제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갑자기 가중처벌을 하겠다는 것은, 특히 뇌물이나 금품과 같은 비위와 함께 다루는 것은 조금 어색하다. 사실 진짜 어색한 것은 뇌물이나 금품수수는 별로 없어질 것 같지 않은데 기사의 제목으로 크게 다루어진데 비해 실제로 처벌은 다른 "비위(?)"로 이루어질 것 같다는 것이다. 

2009년 1월 27일 화요일

어느나라 고추가 가장 매울까? 매운맛의 세계

매운맛' 전성시대에 재미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2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XXX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맵다는 멕시코 고추 '하바네로'를 넣은 매운 맛 버거 'XXXX'를 출시했다.
원래 동아시아 3국이 음식을 평할 때 "일식은 달고, 중식은 기름지고, 한식은 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러고보면 일본에 살던 때

하바네로로 만든 핫소스

나 미국에 살던 때, 우리 음식의 매운맛이 못견디게 그리웠던 적이 많이 있었습니다. 차승원씨가 등장하는 "순창아~~" 그 선전보고 감탄과 공감만땅이었던 적도 있었구요. 그만큼 매운맛은 우리에게 익숙한 맛이죠. 하지만 미국에서 할라피뇨같은 고추를 맛보면 꼭 우리만 맵게 먹는 것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윗 기사에 세계에서 가장 맵다는 고추로 멕시코 고추 "하바네로"가 소개되었는데요. 원래 우리나라 청양고추도 맵기로 소문났지만 멕시코 고추(pepper)를 따라가기는 어렵다고 하지요. 요리를 하다가 잘못해서 눈에 튀면 실명을 할 수도 있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매운 맛을 비교하는 수치가 있는데 그것을 스코빌 지수(Scoville scale)라고 하고 그 값을 Scoville heat units (SHU)라고합니다. 스코빌지수는 일종의 관능측정 방법으로 매운맛의 대표적 물질인 캡사이시노이드(capsaicinoids)를 정량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지수가 정확하게 매운 맛을 나타낸다고 하기는 조금 부족하지요. 이 방법이 고안된 것은 1912년으로 당시에는 정확한 정량법이 없었기 때문에 관능검사(organoleptic)방법으로 측정하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은 HPLC를 통해서 캡사이시노이드(capsaicinoids)를 정량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American Spice Trade Association (ASTA) pungency units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Source: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Scoville_scale)


위의 표를 보시면 피자먹을 때 찍어먹는 "핫소스"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타바스코는 약 3만-5만, 서양식 spicy food에 자주 등장하는 할라피뇨 (Jalapeno)는 2500-8000 정도이군요. 우리나라 청양고추의 SHU는 약 4,000-10,000 정도된다고 하니까 할라피뇨과 큰 차이가 없네요. 위키에 따르면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는 하바네로가 아니라 나가 졸로키아(또는 홀로키아? Naga Jolokia)로 SHU가 100만이니까 청양고추의 약 100-200배 수준이네요. 예전에 어떤 TV 프로그램에서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가 청양고추의 10,000배라고 했는데 그건 과장인 듯합니다.

캡사이신 구조 (source : wikipedia)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을 캡사이신(capsaicin)이라고 하는 것은 뭐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캡사이신과 구조가 유사한 물질들을 통칭해서 capsaicinoids라고 부르지요. 일본에서는 캡사이신과 고추가 다이어트에 좋다(?)고 이를 이용한 음료나 식품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제가 본 가장 엽기적인(?) 음료는 고춧가루가 동동 떠다니는 음료였는데 지금 다시 찾아보니 그것 말고도 참 많은 종류가 나왔네요. 

칠리 맥주 (チリビール)

김치풍 라무네

마시는 고추 (飲む唐辛子)



이렇듯 매운맛이 인기이고 기능성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식품 연구자들은 캡사이신과 비슷한 역할을 하면서 매운 맛은 덜하거나 없는 물질을 찾기위해 노력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연구팀이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하여 매운맛을 감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보도가 있기도 했습니다. 매운맛에 대해서도 연구할 것이 많습니다.

일본의 고추관련 식품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고하셔도 되겠습니다. (일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