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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1일 금요일

로마의 낙서, 이제 그만!

영화 <로마의 휴일>로 유명한 관광지가 된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교회 (Santa Maria in Cosmedin)에는 그 유명한 진실의 입이 있습니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 워낙 다양한 관광지들이 소개되었지만 이 작은 교회가 유명해진 것은 바로 이 진실의 입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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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휴일>하면 잊을 수 없는 장면


그래서 저도 7년 전에 이태리 출장을 갈 기회가 생겼을 때 시간을 내서 이 교회를 방문해 본 적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작은 교회 외벽에 있는 부조에 불과했지만 그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저 입에 손 한 번 넣고 사진을 찍으려고 장사진을 이루었지요.

그런데 깜짝 놀란 것이 하나 있는데 진실의 입을 보러가기 위해 들어간 교회 옆 작은 문 안의 벽에 있는 수많은 낙서들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엔 커다랗게 한국인들의 이름이 있더군요. 낙서들을 많이 해서 그런지 아예 낙서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 같기도 합니다만 저걸 보는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았습니다. 분명 서양인들이 더 많은데 낙서는 한글과 한자(일본인들 이름)들이 제일 많은지... 당시에 기념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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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버시를 위해 한글 이름을 좀 지웠습니다만... 한국인들, 일본인들 이름이 많습니다.


요즘 일본 대학생들이
이태리 피렌체 대성당에 낙서를 했던 일을 가지고 여러가지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유기정학을 먹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야구부 감독은 해임까지 당했지요. 피렌체성당은 낙서가 흔한 곳이라 펜을 파는 상인도 있다는데도 그렇다고 하니 가끔 보면 일본인들 오버가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뭐 그네들의 "부끄러움"에 대한 문화가 그렇다고도 볼 수 있지만 특히 "서양인들"에 대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 그렇습니다. 아무튼 오늘 뉴스에는 "피렌체 대성당에는 이탈리아어, 영어, 스페인어로 적힌 낙서가 있으며 일본어는 81개로, 한국어(104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고 보도"했다고 하니 일본 기자들 그거 세느라 수고 했네요.

그너저나 우리도 이제 낙서 좀 하지 맙시다. 좋은 산에다가 이름 파 넣고 유명지에 이름 써 놓으면 그건 famous가 아니고 notorious해 지는 겁니다.


2001년 5월 11일 금요일

짧은 로마 여행기 (2001-05-11) ; 카타콤베와 성베드로성당

이태리를 다녀 온 것도 벌써 4개월이 넘었다. 난생 처음 이태리를 가서 느낀 점을 간단하게 나마 정리해 보고 싶었다. 로마를 1박 2일 동안 둘러보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카타콤베라고 하는 초기 기독교 지하교회 무덤이고 또 다른 하나는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이다.

카타콤베와 성베드로성당은 정확히 대칭되는 점이 있다. 전자가 공인 받기전 초기 기독교의 모습이라면, 후자는 기독교 공인 후 소위 기독교 시대의 절정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박해의 상징인 카타콤베는 지리적인 위치도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서 한 참을 걸어가야 했지만, 베드로성당은 로마 카톨릭의 본산인 바티칸의 한 가운데 위치한다.

먼저 아침에 카타콤베에 다녀왔다. 유일하게 로마를 돌아다니며 내게 도전을 준 곳이 바로 카타콤베였다. 그 옛날 믿음을 지키기 위해 어느 부자가 자기 재산을 교회에 내어놓아 지하에 만들었다는 이 지하 동굴은 너무 길이 복잡해서 전문 안내원들이 몇군데만 골라서 보여준다.

사진출처: http://blog.cbkmc.com/blog/index.php?article_id=1350&blog_code=sunghwa


카타콤베 지하동굴의 묘지들



거기에 시신을 두었던 엄청나게 많은 관 모양을 보면서 참 이 사람들은 그 옛날 무엇 때문에 목숨을 걸고 여기에 피해 들어와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엇이 로마라는 당시 최고 배경을 가진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것을 다 포기하게 만들었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곳을 떠나 오후엔 성베드로 성당에 가 보았다.  

성베드로 성당 앞에서


저 멀리서도 우뚝 솟아 보이는 성베드로성당



위 사진은 성베드로 성당의 외관이다. 그 앞에 줄서있는 사람들의 크기를 보면 알겠지만 정말 크다. 그 위용에 나는 한마디로 질려버렸다. 그 안에 들어가보면 우리가 말로만 듣던 유명 예술가들의 미술품들이 있는데, 이렇게 높고 큰 건물을 어떻게 지었는지가 궁금해진다.

그러나... 결코 기분이 좋지는 못하다. 게다가 성베드로 성당을 짓기 위해 면죄부를 팔았고 결국은 그것이 개신교와 천주교의 분열(종교개혁)을 가져왔다는 역사를 읽으면 더욱 그렇다. 그 옛날 기독교국가의 모습의 타락을 보면서 나는 대한민국 또는 세계를 기독교 국가화 하려는 시도들에 대해 회의하게 되었다. 그것이 종교가 하나의 제도로만 이루어졌을 때의 위험을 경고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도 길이 남을 역사적 교회를 짓자며 역삼동에 엄청난 교회를 지었다. 그런데 과연 그 교회를 후손들이 와서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20세기 후반 후반 한국 기독교의 부흥이 멈추고 외적인 물량주의가 판치던 시기, 서울에서 가장 땅값 비싼 곳 노른자위 땅에, 보통 국민학교 운동장보다 큰 주차장을 지하에 완비한, 대통령을 배출한 교회가 서울에 있었단다. 당시 기독교의 모습을 대표하는 것이란다. 뭐 이런 소리를 하지는 않을까? 난 그게 두렵다. 그 멋진 성 베드로 성당을 보고서 우울했던 까닭이다.

[덧붙임]

1. 카타콤베가 로마시대 부자의 개인 묘지라는 설도 있다고 한다.

2. 이 글은 천주교를 음해(?)하고자 쓴 것이 아니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만큼은 천주교가 더 사회적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여겨지고 있고, 나도 일정 정도 동의하는 바다. 무종교인들에게 질문했을 때 가장 좋아하는 종교도 천주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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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디렉토리를 만들고나서 7년전에 유럽키틴학회에 갔다가 썼던 글을 리바이벌해 봤습니다.  
앞으로 예전 여행 경험들을 정리해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