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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20일 금요일

유기 미네랄과 무기 미네랄????

오늘 어떤 블로거뉴스 중에 천일염에 대한 것이 있었는데 유기미네랄 무기미네랄, 뭐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아니 미네랄이면 미네랄이지 유기미네랄은 뭐고 무기미네랄은 뭐람? 화학을 좀 공부했다면 당연히 이런 질문을 해야지요. 게다가 기본적으로 미네랄이란 무기물이란 말이죠. 요즘 여기저기서 미네랄, 미네랄 하는데 그럼 미네랄이 뭘까요? 네이버 사전을 보면 미네랄의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무기염류 [無機鹽類, mineral]요약생물체를 구성하는 원소 중에서 탄소·수소·산소 등의 3원소를 제외한 생물체의 무기적 구성요소. 광물질(鑛物質)이라고도 한다. 단백질·지방·탄수화물·비타민과 함께 5대 영양소의 하나다. 인체 내에서 여러 가지 생리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무기염류 중 인체를 구성하는 원소인 칼슘(Ca)·인(P)·칼륨(K)·나트륨(Na)·염소(Cl)·마그네슘(Mg)·철(Fe)·요오드(I)·구리(Cu)·아연(Zn)·코발트(Co)·망간(Mn) 등의 원소는 미량으로도 충분하지만 없어서는 안되는 것들이다. 따라서 이들 무기염류의 섭취가 부족하면 각종 결핍증을 유발한다.

네, 보시다시피 미네랄은 무기염류란 말이죠. 그러므로 유기미네랄이란 네모난 삼각형이란 말과 같은 형용 모순이란 말이죠.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유기미네랄이란 식물이나 동물의 조직 내에 유기 화합물의 형태로 존재하는 미네랄이란 뜻이네요. 쉽게 이야기하자면 metalloprotein과 같이 무기물이 유기물과 함께 결합된 형태를 말하고 있는 것이네요. 그걸 유기미네랄이라고 하다니... 쩝.

예전에 어느 동료 교수님께서 자기 방에서 물을 한 잔 주시면서 거기에 뭘 살살 뿌려서 주신 적이 있었죠. 맛도 영 찝찝해서 그게 뭔가요, 물었더니 몸에 좋은 건데 아직 파는 것은 아니고 특별히 얻으신 것이라고 하시길래 그 병을 봤더니 소위 "천연" 해양 심층수에서 미네랄 정제한 것이더라는 것이죠. 그럼 그 주성분은? sodium chloride라는 거죠. 얼마나 좋은 물질입니까, sodium chloride!!! 매일 매일 먹어야 하고 우리 몸에 없으면 큰일나는 물질이죠. 물론 안먹기가 더 어려운 물질이지만 말입니다. 

미네랄이 우리 몸에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사실이지만 천일염이나 해양심층수는 과장된 측면이 많다고 봅니다. 미네랄이란 그야말로 미량 섭취하면 되는 것이므로 골고루 먹다보면 대충 해결됩니다. 천일염에 대해서는 할 말이 조금 있지만 한정호 선생님의 소금 팍팍쳐서 먹으라는 건강학자를 믿어야 할까?로 대신하기로 하지요. 

(그냥 한가지, 염전에서 소금을 만들고 난 나머지를 간수라고 하는데 이 간수가 바로 천일염에서 좋다고 하는 미네랄이 들어있는 부분이죠. 그 주성분은 염화마그네슘이고요. 이 간수는 원래 두부 응고에 사용하는데 천연간수는 중금속 수치가 높을 가능성이 있어서 사용 못하게 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니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바꾸자는 이야기가 있는데 바뀌었는지 확인은 못해봤구요. 그렇다면 천일염에 중금속이 미량 들어있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물론 저는 별로 없거나 있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중국산은 장담못하지만-정제된 소금은 나쁘고 천일염은 좋다면서 이런 저런 식품 속에 극미량 들어있는 물질들의 위해성을 주장하시는 분들이 이런 것들은 쉽게 간과하시는 것은 좀 이상하죠.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천일염에 중금속이 들어있다는 이야기 아니라는 것은 아시겠죠?)  


2008년 6월 28일 토요일

'살인' 햄버거 vs '살인' 김치 (?)

최근 우리 사회는 점점 말이 너무 험악해져 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신문 사설이나 컬럼을 봐도 그렇고 오늘 본 어느 기사 제목을 보니까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살인' 햄버거, 피자, 스낵..유명 제품에 나트륨 '범벅' 이라는 기사입니다. 대체 무슨 내용인지 살펴보았더니 어느새 만인의 공적이 되어버린 서구식 음식인 햄버거, 피자 등에 나트륨이 많이 들어있다는 기사였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살인 햄버거는 좀 심하지 않습니까? 이런 기사는 소비자운동을 하는 분들의 권위를 스스로 갉아먹는 것입니다.

자, 그럼 살인 햄버거와 피자에는 얼마만큼의 나트륨이 들어있을까요?

“햄버거 1개(150g)에는 나트륨이 659㎎, 피자 1조각(200g)에는 845㎎, 스낵과자류는 제품별로 제조사에서 제시한 1회 분량(6~100g)에 35~1천40㎎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 기사를 본 제 느낌은 이겁니다. 겨우 그거 가지고?

그러면 우리나라 식단의 나트륨 함량은 얼마인지 살펴보아야지요. 이 문제에 관해서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좋은 자료를 이미 낸 바 있습니다. (식약청 사이트에 이런 주옥 같은 정보가 얼마나 많은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 때로는 조금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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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 식약청 나트륨 리플렛

보시면 아시겠지만 하나에 나트륨 659mg이 함유된 햄버거가 살인 햄버거라면 우리나라 음식 대부분이 살인 음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중에서도 칼국수는 나트륨의 황제입니다. 게다가 김치 10조각이랑 같이 먹으면? 가뿐하게 WHO 권장량의 거의 두 배를 먹어버리게 되지요. 많은 분들이 라면이 유해하다라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는데 (저는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만) 라면의 가장 큰 문제점도 바로 이 나트륨 함량입니다. 화학조미료의 대명사 MSG (Monosodium glutamate)의 문제도 바로 이 나트륨이 문제죠.

원자번호 11번인 나트륨(Na)은 영어로 sodium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양이온 형태로 존재하고 모든 체액에 들어있으며 우리 몸에 너무나 중요한 미네랄 영양소입니다. 하지만 나트륨이 부족할 염려는 별로 없고 요즘엔 대부분 나트륨이 과한 것이 문제가 됩니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약 4,900mg이라고 하니까 WHO 기준의 2.5배 가량이 됩니다.

나트륨을 섭취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바로 소금(NaCl, sodium chloride)입니다. 소금 1g에는 약 400mg (정확하게는 소금의 분자량=58.5, 나트륨의 원자량=23 이므로 393.2mg)의 나트륨이 들어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이 4,900mg이라고 한다면 소금으로는 약 12.5g을 섭취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트륨을 주로 소금이 들어간 김치를 통해 섭취합니다. 전체의 약 30%이므로 하루에 김치로 섭취하는 나트륨량이 무려 1470mg이 되는군요. 그렇다고 우리가 김치를 살인 김치라고 부를 수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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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 식약청 나트륨 리플렛

아무리 몸에 좋은 것도 역시 과량으로 섭취하면 나쁜 법이라 나트륨을 과다 섭취했을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고혈압입니다. 특히 salt-sensitive hypertension (소금에 민감한 고혈압) 환자의 경우는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옥수수수염차 논란으로 본 칼륨 포스트에도 썼지만 우리 몸에서 나트륨과 길항작용을 하는 것은 바로 칼륨 (포타슘)입니다. 세포에서 세 분자 나트륨 이온이 빠져나가면 그 카운터파트로 두 분자의 칼륨 이온이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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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Nature Clinical Practice Nephrology (2007) 3, 623-630


가끔 제게 뭘 먹어야 좋은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의 대답은 언제나 같습니다.

1) 조금 적게 먹고
2) 골고루 먹고
3) 먹은 것 보다 조금 더 움직이시라구요.
(물론 환자의 경우엔 조금 다릅니다.)

당연히 나트륨 섭취량은 줄여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한두가지 식품의 책임으로 전가시키는 것 보다는 역시 골고루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는 방식으로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김치에 나트륨 함량이 많지만 다른 좋은 점들이 있습니다. 매끼니 라면만 먹으면 건강에 안좋지만 1주일에 한 두번은 거의 문제가 없습니다. 그건 밥이나 빵도 마찬가지 입니다. 국물에 소금이 많다고 국물에 물을 부어 두 배로 희석해서 먹으라고 하시는 의사선생님을 본 적이 있는데, 그렇게 맛없는 인생보다는 차라리 국물있는 음식을 좀 덜 먹는 편이 나으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너무 먹거리에 신경을 쓰다가 정신 건강마저 해칠까봐 걱정이 되는 것은 기우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