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31일 토요일

일본, 용의자 공개...가족 사과까지 - 가족사과? 그게 옳은가?

일본, 용의자 공개...가족 사과까지
지난해 3월 무차별 칼부림으로 여러 명이 숨지거나 다친 사건 보도를 보면 용의자의 초중고시절 사진도 구해 가족 생활까지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집중적인 취재 공세에 용의자의 가족은 언론을 거의 피할 수 없고 심지어 용의자 대신 공개 사과까지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일본의 경우 사회 공동체의 이익을 보다 중요시하는 관례가 확립돼 있기 때문에 중대 범죄의 경우 신상 공개를 법적으로 상당히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 일본 법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충격적인 사건으로 모두가 우울한 때입니다. 때문에 용의자 얼굴 공개, 신원공개, 사형제 존폐 논란이 벌어지고 있네요. TV에는 인권은 얼어 죽을! 이라는 표정의 성난 "이웃주민"이 나오셔서 울분을 토하고 계십니다. 네, 맞습니다. 저도 화가나고 어떻게 사람이 저런 짓을 할 수 있을까, 탄식이 나옵니다. 사형제 폐지쪽으로 조금 기울다가도 이런 사건을 보면 죄과는 치루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복잡합니다. 

하지만 한가지는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범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벌써 많이들 잊었지만 버지니아텍에서 조승희라는 한국인이 총기난사사건을 일으킨 것이 채 2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조승희씨 가족들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없지요. 타임지에서는 한국의 할머니를 취재한 적이 있었지만 미국의 가족들은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습니다. (변호사를 통해서인가 사과 성명을 발표한 적은 있지요). 왜였냐 하면 FBI가 살인자의 가족을 "보호"했기 때문이지요. 

미 연방수사국(FBI)이 발표 몇 시간 전인 16일 밤 조의 부모에게 사실을 설명한 뒤 외부의 손길에 시달리지 않을 곳으로 데려가 보호 중이라는 소식도 생소한 한편 신선하게 들렸다. 동정할 가치도 없는 살인마의 가족을 배려하고 그들을 공개적으로 당당히 위로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용기의 문제에 앞서 책임의 본질을 명확히 규정해 접근하는 합리적인 사고방식의 산물일지도 모른다. 조가 한국 국적이라는 사실에 대다수의 미국인이 신경을 쓰지 않으며 "국적이 무슨 상관이냐. 한국에서 총 쏘기를 배워온 것도 아닌데"라고 반응하는 사실과도 맥이 닿는다.

사실 범인의 가족들도 어찌보면 피해자입니다. 피해를 호소할 데도 없는 피해자이지요. 그래서 일부 국가에서는 범인의 가족들이 충격을 딛고 살아갈 수 있도록 상담을 하거나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나라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조승희의 잘못을 가지고 온 한국인이 죄책감을 느낀 것, 또는 일본의 가족 사과, 이런 것은 우리식 가족 문화, 공동체 문화때문일 듯 싶습니다. 공동체 문화 그 자체가 나쁘다고 보진 않지만 사실 일본의 가족 사과와 같은 것은 별로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일본의 보도방식은 더욱 더 말입니다. 일본의 범죄 보도는 저질 저널리즘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모르겠지만 제가 일본에 살았던 시절 하루 종일 "와이드 쇼"라는 프로그램들이 성행했는데 연예인 뒷이야기나 범죄 사건을 스포츠신문보다 더 자극적인 방식으로 보도하곤 했습니다. 위의 기사에서 나온 것 처럼 용의자의 가족들을 계속 방문하고 초중고등학교 친구나 이웃들 찾아다니면서 그 사람이 예전에 이랬대더라, 저랬대더라 라는 내용의 보도가 그렇게 필요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얼굴 몇 번 보지도 못한 이웃이 이런 사람이었다고 하면 그게 그 사람이 되는 건가요?

용의자 얼굴을 공개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필요에 따라 결정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 가족들이나 친지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하는 것은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습니다. 


2009년 1월 28일 수요일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20자평: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20자 맞지?)  ★★★★


작년 연말 씨네21에서 "2008년 올해의 영화"에 선정되었거나 후보에 올랐던 영화들을 요즘 골라 보고 있다.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이하 다찌마와 리)는 김혜리가 5위, 송효정이 3위, 주성철이 3위로 꼽았다.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 이 영화 유쾌하다. 비록 올해의 영화로 많은 표를 받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홍콩 키드" 류승완 감독이 또 하나의 문제작(?)을 만들었다. 간만에 영화를 보다가 눈물나게 웃었다(특히 진상8호의 죽음에서). 물론 이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나왔다는 관객들이 있다는 소리도 들었지만 이 영화 그래도 유쾌하다.

내 취향인지 모르겠지만 류승완은 초기의 누와르 풍의 작품보다 <아라한 장풍대작전> 이후  작품들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 <킬 빌>과 버금가게 느껴졌던 충청도 느와르 <짝패>도 그랬고, 이번 작품 <다찌마와 리>도 그렇다. 어떤 예술에 대한 부담감을 털고 자유롭게 펄펄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게다가 쌍팔년도 이전 우리나라 쌈질 무비에 대한 헌정판인 <다찌마와 리>라니, 이 어찌 류승완의 독무대가 아니란 말인가.

하지만 <다찌마와 리>가 그저 과거 한국-홍콩 주먹질 영화의 패러디나 유치찬란한 대사의 재탕에 불과했다면 이 영화는 <못말리는 람보>와 <에드 우드>의 부조화한 믹스업에 불과할 수 있었겠으나 류승환의 똑똑함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유머와 웃음을 생산해 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외국어 가지고 장난치는(?) 방식인데, 말도 안되는 일본어나 영어에 심각한 자막을 입히는 것이다. 특히 다마네기 역을 연기한 김수현의 일본어 대사 순발력은 놀랍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중국어는 별로였다)          

일본어를 조금만 알면 더 크게 웃을 수 있었던 그 장면


사실 이러한 장면도 어찌보면 새로운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이미 오래전에 외국 영화에 출연한 한국배우들은 한국어 대사를 해야 할 때에 아무말이나 되는대로 지껄인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위 영화는 Kentucky Fried Movie라는 코미디 영화의 용쟁호투 패러디인 Fistful of Yen의 한 장면인데 실제로 극중 한국인 배우 한봉수씨에게 아무말이나 한국대사를 하라는 지시에 따라 별로 의미도 없는 한국어 대사를 하는 장면이다. 뭐 어차피 아무도 못알아 듣는 거니까... Youtube에 가면 Fistful of Yen 시리즈가 있는데 Fistful of Yen  4 of 5에 가면 고함치는 장면에서 "김치, 짜장면" 이런 대사도 나온다.) 

게다가 더욱 사람을 뒤로 넘어가게 만드는 것은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불법 다운로드 영화 자막 번역 장면. 처음엔 이거 뭐야, 하다가 영화 중간에 한 번 더 나오는 것을 보고 (보통 불법 영화는 700메가짜리 두 편으로 만드니까?) 그야말로 꽈당(!)이었다. 예전에 류승완 감독과 박찬욱 감독이 무슨 대담인가를 하다가 해외의 명작이나 구하기 어려운 영화들도 인터넷에서 쉽게 다운로드 받아서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과감하게 자기 영화에 불법다운로드 패러디를 집어 넣다니, 류승완 감독 알고 보면 대인배다.   

극단 목화가 배출한 걸출한 배우 임원희가 없었으면 <다찌마와 리>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심각할 때 웃겨주고, 웃기는데 본인은 심각한 이런 역을 소화해낼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게다가 그 느끼하면서 깔리는 목소리는 또 어떤가! 너무 배우-인물 동일시 현상이 강해서 앞으로 연기생활에 장애가 될까봐 걱정스러울 정도다. 

용평 알프스에서 코트 썰매를 타면서도 느껴지는 저 포스는 뭥미?


실제는 이렇게 찍었다고 한다. 재미있었을까?


물론 앞으로 다시 이런 영화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뭐 남기남 감독의 전기영화 같은 것이 만들어진다고 하면 몰라도. 하지만 작년 여름에 맞붙었던 놈놈놈의 7분의 1도 안되는 예산을 가지고 만주, 스위스, 미국, 일본, 한국을 오간 것과 같은 영화를 이정도로 뽑아낸 감독의 역량과 제작진들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류승완 감독의 다음 영화가 기대된다. 류승완은 꼭 봐야되는 감독이 되어가고 있다.


뇌물 100만원 받은 공무원 ‘파면’ 가능?

뇌물 100만원 받은 공무원 ‘파면’ 가능
공무원이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먼저 요구할 경우 최고 파면까지 중징계를 받게 된다. 또 집단행동을 위해 근무지를 이탈한 공무원은 다른 사유로 인한 직장 이탈에 비해 무거운 징계를 받는 등 공무원의 비위 유형별 처벌 기준이 세분화된다. (중략) 행안부는 현재 성실·복종의무 위반, 비밀엄수의무 위반, 청렴의무 위반 등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 비위 유형을 공금 횡령이나 유용, 지시사항 불이행, 집단행동을 위한 직장 이탈 등으로 세분해 징계 기준을 정하기로 했다.
위 기사를 보면 두가지 의문이 드는데 한가지는 100만원이라는 기준이 대체 뭐냐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공무원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법을 제정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공무원을 휘어잡기 위한 방편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당연히 공무원은 상부의 지시사항을 잘 이행해야 하고 집단행동을 최대한 자제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갑자기 가중처벌을 하겠다는 것은, 특히 뇌물이나 금품과 같은 비위와 함께 다루는 것은 조금 어색하다. 사실 진짜 어색한 것은 뇌물이나 금품수수는 별로 없어질 것 같지 않은데 기사의 제목으로 크게 다루어진데 비해 실제로 처벌은 다른 "비위(?)"로 이루어질 것 같다는 것이다. 

2009년 1월 27일 화요일

어느나라 고추가 가장 매울까? 매운맛의 세계

매운맛' 전성시대에 재미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2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XXX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맵다는 멕시코 고추 '하바네로'를 넣은 매운 맛 버거 'XXXX'를 출시했다.
원래 동아시아 3국이 음식을 평할 때 "일식은 달고, 중식은 기름지고, 한식은 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러고보면 일본에 살던 때

하바네로로 만든 핫소스

나 미국에 살던 때, 우리 음식의 매운맛이 못견디게 그리웠던 적이 많이 있었습니다. 차승원씨가 등장하는 "순창아~~" 그 선전보고 감탄과 공감만땅이었던 적도 있었구요. 그만큼 매운맛은 우리에게 익숙한 맛이죠. 하지만 미국에서 할라피뇨같은 고추를 맛보면 꼭 우리만 맵게 먹는 것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윗 기사에 세계에서 가장 맵다는 고추로 멕시코 고추 "하바네로"가 소개되었는데요. 원래 우리나라 청양고추도 맵기로 소문났지만 멕시코 고추(pepper)를 따라가기는 어렵다고 하지요. 요리를 하다가 잘못해서 눈에 튀면 실명을 할 수도 있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매운 맛을 비교하는 수치가 있는데 그것을 스코빌 지수(Scoville scale)라고 하고 그 값을 Scoville heat units (SHU)라고합니다. 스코빌지수는 일종의 관능측정 방법으로 매운맛의 대표적 물질인 캡사이시노이드(capsaicinoids)를 정량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지수가 정확하게 매운 맛을 나타낸다고 하기는 조금 부족하지요. 이 방법이 고안된 것은 1912년으로 당시에는 정확한 정량법이 없었기 때문에 관능검사(organoleptic)방법으로 측정하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은 HPLC를 통해서 캡사이시노이드(capsaicinoids)를 정량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American Spice Trade Association (ASTA) pungency units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Source: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Scoville_scale)


위의 표를 보시면 피자먹을 때 찍어먹는 "핫소스"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타바스코는 약 3만-5만, 서양식 spicy food에 자주 등장하는 할라피뇨 (Jalapeno)는 2500-8000 정도이군요. 우리나라 청양고추의 SHU는 약 4,000-10,000 정도된다고 하니까 할라피뇨과 큰 차이가 없네요. 위키에 따르면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는 하바네로가 아니라 나가 졸로키아(또는 홀로키아? Naga Jolokia)로 SHU가 100만이니까 청양고추의 약 100-200배 수준이네요. 예전에 어떤 TV 프로그램에서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가 청양고추의 10,000배라고 했는데 그건 과장인 듯합니다.

캡사이신 구조 (source : wikipedia)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을 캡사이신(capsaicin)이라고 하는 것은 뭐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캡사이신과 구조가 유사한 물질들을 통칭해서 capsaicinoids라고 부르지요. 일본에서는 캡사이신과 고추가 다이어트에 좋다(?)고 이를 이용한 음료나 식품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제가 본 가장 엽기적인(?) 음료는 고춧가루가 동동 떠다니는 음료였는데 지금 다시 찾아보니 그것 말고도 참 많은 종류가 나왔네요. 

칠리 맥주 (チリビール)

김치풍 라무네

마시는 고추 (飲む唐辛子)



이렇듯 매운맛이 인기이고 기능성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식품 연구자들은 캡사이신과 비슷한 역할을 하면서 매운 맛은 덜하거나 없는 물질을 찾기위해 노력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연구팀이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하여 매운맛을 감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보도가 있기도 했습니다. 매운맛에 대해서도 연구할 것이 많습니다.

일본의 고추관련 식품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고하셔도 되겠습니다. (일어입니다.^^)


2009년 1월 21일 수요일

화학조미료, 드시지 마세요!

세상에 이런 일이 - 내 사랑 조미료

[내 사랑 조미료]- 전남 여수 세상에서 제일 좋은 피로회복제는 조미료?

조미료 없이는 못사는 사나이의 별난 식성~ 의문의 백색가루(?)를 들고 한 식당에 나타난 사나이! 그 가루의 정체는 다름 아닌 조미료!! 덤프트럭 운전기사인 김영식씨(58세) 에겐 이 하얀 조미료가 맛있는 밥상을 위해선 없어선 안 된다는데... 밥에도 조미료를 넣어 비벼먹고, 식후 커피 한 잔에도 조미료는 기본. 조미료를 넣지 않는 음식은 제대로 된 맛이 안 난다는 게 그 이유! 게다가 운전석 옆자리에 항상 비치해두고 빨간 신호에 걸릴 때마다 조금씩 먹으면 피로회복제가 따로 없다는데... 이렇게 먹어온 양이 한 달이면 6킬로그램, 38년 간 먹은 양이 무려 2.7톤이 넘는다고! 음식의 감칠맛을 살려준다는 화학조미료!! 국 끓일 때도 눈곱만큼만 넣어먹는다는 식품첨가물을 이렇게 많이 먹어도 건강에 이상은 없을지~ 먹어도~먹어도 늘 조미료가 고프다 외치는 사나이의 별난 밥상 속으로~ 

우연찮게 위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정말 기겁을 했습니다. 당장 조미료 그만 드시라고 말리고 싶더군요. 아마 저 프로 보시면 기겁하실 분 많이실 듯해요. 1개월에 6kg이면 하루 200g을 드신다는 것인데, 무려 38년을 저렇게 드셨다고 합니다. MSG의 치사량 (LD50)이 대략 16-19 g/kg라고 하니까 70kg성인이면 최소 1.04kg이므로 치사량의 약 5분의 1을 매일(!) 드신다는 겁니다. 게다가 하루 200g MSG면 하루에 나트륨을 26g씩 드신다는 겁니다. 소금이 아니라 나트륨 26그램입니다. 이건WHO의  나트륨 섭취 권장치(1.97g)의 거의 13배 이상을 드시는 겁니다.

저렇게 드시는 것은 좋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저분이 건강검진을 받으셨는데 여러가지로 좋지 않다는 (솔직히 그래도 생각보다는 괜찮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결과가 나왔던 것도 같습니다. 

제가 화학조미료 너무 많이 드시지 마세요, 라고 하는 것은 저런 식으로 아무데나 넣어서 드시는 분들께 드리는 말씀입니다. 물론 알러지 있으신 분들하구요.


뉴스를 보는 나의 자세

어제 화제가 되었던 뉴스는 어느 변호사에게 온라인에서 욕을 했다는 이유로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야 하는 한 청소년의 자살 소식이었습니다. 그 변호사는 당연히 수많은 욕을 먹었지요. 

경찰조사결과 A 군은 지난 2007년 인터넷 리니지 게임을 하던 중 상대 게이머인 서울의 김모 변호사에게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다 천만 원 정도의 합의금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 군이 어려운 가정 형편에 합의금 문제로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욕을 했다는 이유로 천만원이라는 거액의 배상금을 요구하다니... 사실 저도 욕했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조금 다른 뉴스를 보게되었습니다. 
 
악성 댓글 명예훼손 혐의 소송 휘말린 고교생 자살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ㅅ군은 ㅂ변호사가 한 인터넷게임 사이트에 게임회사의 회원 정보 유출 책임을 묻는 소송에서 이겼다며 2차 소송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일곱 차례에 걸쳐 ㅂ변호사를 비난하는 악성 댓글을 아버지 이름으로 올렸다. ㅂ변호사는 ㅅ군의 아버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나, ㅅ군의 아버지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ㅂ변호사는 다시 민사소송을 냈고, 재판 과정에서 댓글을 쓴 사람이 ㅅ군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1심에서 100만원 배상 판결이 났다. 변호사는 지난 15일 취하장을 내고 소송을 끝냈다. ㅂ변호사는 “지난 13일 재판에서 ㅅ군이 울면서 용서를 빌기에 배상금도 받지 않기로 하고 소송을 취하했다”며 “안타까운 결과에 대해 너무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뉴스를 보면 변호사가 게임을 하던 중에 욕을 먹고 돈 때문에 소송을 걸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소년이 범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현재 유족들은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심군이 평소 자신이 한일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했기 때문입니다.

(싱크)-유족"니가 이렇게 했나 물어도 자기는 그런적이 없다..부산갈매기가 누군지 난 전혀 모릅니다라고"

(CG)- 심군 아버지의 주민번호를 사용한 부산갈매기라는 닉네임을 경찰이 IP추적한 결과 부산 동래구에 사는 김모씨로 밝혀져 명의도용 가능성이 높은 실정입니다.

과연 진실은 어디쯤에 와 있는 것일까요? 그런데 1심 재판부는 IP 검사도 안하고 판결을 내린 것일까요? 또 어떤 뉴스가 나올지 겁이 납니다.


2009년 1월 20일 화요일

이온음료에 왜 화학조미료를 넣을까???

이온음료 속에도 MSG가 들어가다니 

윗 글 읽고 충격이 크셨나요? 세상에 먹을 것 하나 없구나, 이렇게 생각하셨나요?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이렇게 한 번 생각해 보지요. 이온 음료란 무엇일까? 네이버 사전에서 이온음료 (정확하게는 isotonic drink)에 대한 설명을 업어 왔습니다. 
운동이나 노동 등으로 인해 체내에서 빠져나간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주는 기능성 음료로 스포츠드링크 또는 스포츠 음료라고도 한다. 주요 성분으로는 당질(탄수화물)을 비롯해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C가 포함되어 있다. 무기질은 땀으로 손실된 전해질을 보충해주기 위해서다. 당질은 대개 6~8% 농도로 함유되어 있는데 그 이상이 되면 장내 흡수 속도를 지연시켜 효과가 감소된다. 운동 중에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줄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그러나 1캔당 평균 120mg 정도의 나트륨(소금 약 0.3g)이 함유되어 있어 평상시 음료 대용으로 마시는 것은 식염의 과잉섭취가 우려되어 바람직하지 못하다.
보시는 바와 같이 이온 음료의 이온이란 주로 나트륨이고 칼륨, 마그네슘 등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심한 운동을 하면 수분과 함께 이런 전해질들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죠. 이 때 물만 너무 많이 마시면 물중독(water intoxification)의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온 음료는 수분 뿐만 아니라 이런 전해질들을 보충해주는 음료인데 그 주성분이 바로 나트륨입니다. 

전해질 음료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 게토레이(Gatorade)일 것입니다. 재작년에 게토레이를 개발한 플로리다 대학의 로버트 케이드 박사가 사망한 뉴스가 국내에도 보도되었었죠. 플로리다 대학은 악어(Gator)가 학교의 상징이고 이 대학 풋볼 선수들을 위해 만든 음료가 바로 악어음료 (Gator+ade = Gatorade)죠. 플로리다 대학 (U of Florida)는 올해 NCAA 내셔널 챔피언에 오른 풋볼로 유명한 학교입니다. (그래서 라이벌인 Florida State University는 파워에이드를 먹는다고 합니다.)

게토레이의 첨가물들

그런데 위의 기사에 나온 것처럼 이 음료가 만들어 졌을 때 반응은 “처음에는 화장실 청소 세제와 비슷한 맛이 났다”거나 “잘못 삼켰다가 토하는 줄 알았다"라고 합니다. 당연히 몸에 필요하다고 물과 나트륨, 마그네슘, 칼륨만 같은 것만 넣으면 맛이 없겠죠. 그래서 "맛 개선을 위해 설탕과 레몬 주스를 첨가"하는 등의 배합을 거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이 게토레이입니다. 아시겠지만 이온 음료는 원래 찝찌름한 맛이 나는데 다른 첨가물로 그 맛을 마스킹하는 것입니다. Gatorade.com에서 확인해보니 게토레이에는 MSG가 들어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대신 나트륨 소스로 소금(NaCl)과 구연산 나트륨(sodium citrate)이 들어가네요.

그에 비해 포카리 스웨트에는 나트륨 소스가 하나 더 들어가는데 그게 MSG입니다. 일본 웹사이트를 봐도 조미료(아미노산)이라고 표시해 놓았는데 그게 MSG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포카리 스웨트에는 100ml 당 나트륨이 49mg이 들어가고 게토레이 100ml에는 약 40mg (95mg/8 fl oz)이 들어갑니다. 그러므로 포카리 스웨트에 나트륨이 약간 더 많지요. 그럼 왜 MSG를 넣을까요? MSG를 처음 개발한 나라 일본 제품이라서? 그것보다는 그야말로 향미 증진, 맛을 내기 위해서지요. 위에서 이야기한대로 전해질과 물로만 만들어진 음료를 누가 먹겠습니까? 게다가 MSG는 맛도 내면서 나트륨(Sodium)도 들어있다는 말입니다. 1석2조라고나 할까요.

포카리스웨트의 영양성분 및 원료들 (가운데 원재료명 밑에를 보시면 한자로


그렇지만 몸에 나쁜 MSG를 넣는 것은 나쁜 것 아닌가요? 이 주제는 정말 오래 묵고 묵은 주제입니다만, 그냥 이렇게 말해보죠. MSG는 물속에 들어가면 나트륨 이온과 글루탐산(L-glutamate)으로 이온화 됩니다. 글루탐산은 우유보다 모유에 10배나 많이 들어있고 콩단백질의 20%가 글루탐산이고 각종 감칠맛을 내는 물질이고 등등 글루탐산이 뭐가 나쁘냐는 글은 찾아보시면 많이 있을 겁니다. (아래의 모기불님 글들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미노산 이화의 첫단계 (Lehninger Biochemistry 18장)


거기에 하나만 덧 붙이자면 위 그림에서 보듯이 글루탐산이 아닌 다른 어떤 아미노산 (L-amino acid)을 먹어도 우리 몸속에서는 글루탐산이 만들어집니다. 조악하게 말하면 어떤 단백질을 먹어도 잠깐이나마 글루탐산이 만들어진다는 것이지요. 아미노산 이화(분해)의 첫번째 반응이 바로 아미노산의 질소분자가 alpha-ketoglutarate로 전해지면서 글루탐산이 만들어지는 과정이거든요. 아, 뭐 그렇다고 우리 몸속에서 염산이 만들어진다고 염산을 먹어도 되냐, 이런 반론은 안나오기를 바랍니다. 그만큼 글루탐산은 우리가 많이 전환시키는 물질(하루에 만들어지는 양이 40그램)이라는 뜻이니까요. 

당연히 글루탐산나트륨도 과하면 안좋습니다. 물도 많이 먹으면 죽는데 말입니다. 알러지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염려하는 그 정도의 걱정은 안해도 된다는 것이 (거의) 정설입니다. 압니다, 과학자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MSG는 이미 사회적으로 나쁜 물질이 되어버렸고 그래서 업계에서도 점점 추방되어가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하지만 "거봐라, 자기들도 뭔가 꿀리는 것이 있어서 안쓰잖아" 이렇게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사람들이 싫다는데 궂이 그것 말고도 다른 것으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일 뿐입니다. 아, 사실 제가 생각하는 MGS의 가장 큰 문제 두가지는 나트륨 과다 섭취 가능성이고 두번째는 맛이 너무 강해서 음식 본래의 맛을 느끼기에 안좋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모기불님의 MSG 강의를 한 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지식의 탑을 쌓고 계신 nyxity님의 MSG 링크는 더 풍성합니다. 

1. MSG가 무엇인가?

2. MSG가 정말로 나쁜 물질인가?

3. MSG를 어떻게 검출해야 하는지?

 

커피와 카페인

커피와 카페인에 대한 내용은 논문도 수천편이고 워낙 방대해서 다 읽고 리뷰를 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주된 몇가지 리뷰들과 뉴스를 통해 알려진 내용들에 대한 확인을 통해 방송용으로 정리해본 것입니다.   

오늘이 1년 중 가장 춥다는 대한입니다. 이렇게 추울 때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위로와 쉼을 주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그래서 커피와 카페인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1. 커피란 어떤 음료인가. 

커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 중 하나로서 9세기 경 이디오피아에서 시작해서 북아프리카, 서아시아 및 터키의 이슬람지방을 거쳐 이탈리아를 통해 유럽으로 그리고 인도네시아, 북아메리카 등 전세계로 퍼져나갔다고 합니다. 16기경 한 때는 각성작용이 있어서 금지를 시켰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가장 무역이 활발한 품목이라고 하지요. 

2. 커피는 콩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커피를 콩과 같은 종류의 식물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실은 콩과식물 (Fabaceae)이 아니라 나무에 열리는 열매의 씨앗입니다. 커피나무는 꼭두서니과 (Rubiaceae) 커피속(Coffea)에 속하는 열대산 상록관목 식물로서 체리나 베리와 같은 붉은 열매를 맺는데 이 열매 속의 씨앗이 커피콩 (coffee bean)[footnote]생김새가 비슷해서 콩이라고 부르지만 위에서 설명했듯이 콩은 아닙니다. [/footnote]입니다. 이 커피 씨앗은 원래 녹색인데 이것을 말리고 볶으면[footnote]커피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roasting이라고 합니다. 몇 도에서 얼마나 볶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많이 달라집니다. [/footnote] 우리가 아는 커피콩이 되고 이를 가루로 만들어 그 가루를 열탕추출해서 마시는 것이 커피입니다. 

3. 커피 속에는 어떤 성분들이 들어 있나요?

일단 커피는 1컵에 4-5칼로리 정도로 칼로리가 아주 낮습니다. 하지만 설탕이나 프림 등을 가미하시면 칼로리가 조금 올라가죠.[footnote]커피믹스 (12g) 하나의 칼로리는 약 50 칼로리 정도 (13g 짜리는 60칼로리)입니다. 보통 커피가 인스턴트 커피가 2그램내외, 설탕과 프림이 나머지죠. (나트륨은 42mg, 칼륨은 134mg 들어있습니다.) http://www.nutritiondata.com/facts/beverages/3906/2 [/footnote] 

커피의 맛과 향을 내는 물질은 약 400여종이 된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쓴 맛을 내는 카페인이죠. 커피 원두 속에는 약 1-2% 정도의 카페인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많이 들어있는 것 중의 하나가 칼륨[footnote]인스턴트 커피(2g)에는 나트륨 0.7mg, 칼륨은 70.7mg, 카페인은 62.8mg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칼륨의 함량이 높지는 않지만 나트륨 대 칼륨의 비율은 높은 편이죠. http://www.nutritiondata.com/facts/beverages/3900/2 [/footnote]입니다. 나트륨과 길항작용을 하는 물질이죠. 그 외에도 매우 다양한 항산화 물질이 존재하는데 특히 커피를 볶는 과정에서 많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것인 chlorogenic acid로 체중 감소와 관련이 있지 않나 생각되는 물질[footnote]Sorting Out Coffee’s Contradictions, New York Times, 2008년 8월 5일 [/footnote]입니다.

4. 카페인이란 무엇인가요?  

카페인은 식물이 만드는 알칼로이드 화합물 (질소화합물)입니다. 우리가 예상하는 것과는 달리 무색이고 쓴맛을 내며 뜨거운 물에 잘 녹습니다. 1819년 독일의 화학자 룽게가 발견했는데 커피에서 발견해서 이름을 카페인이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카페인은 커피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차, 콜라 음료의 원료인 콜라 나무 (Kola nuts),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열매 등에도 존재합니다.

지난 진통제 시간에 말씀드렸다시피 카페인은 중추신경을 자극하며 약한 각성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자주 과량을 섭취하면 금단 현상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때문에 너무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데 우리나라 식약청 기준은 성인은 하루 400mg 이하, 임산부는 300mg 이하, 어린이는 체중 1kg당 2.5mg 이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5. 그러면 커피에 카페인이 얼마나 들었나요?

커피 속의 카페인 함량은 사실 원료가 되는 커피 나무의 품종, 그리고 제조 방법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커피의 품종은 매우 많지만 전세계적으로 두 종류를 가장 많이 기르고 있는데 로버스타 종 (Coffea robusta 또는 Coffea canephora)과 아라비카 종(Coffea arabica)입니다. 보통 로버스타는 인스턴트 커피에, 아라비카는 소위 원두커피에 사용된다고 하지만 실은 둘 다 사용되고 있습니다. 로버스타는 키우기가 편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그래서 가격이 쌉니다. 대신 카페인의 함량은 두배 정도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원두커피 (영어로는 drip coffee)는 앞서 설명한 대로 볶은 커피 원두를 갈아서 뜨거운 물로 내려서 먹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인스턴트 커피는 물로 추출한 것을 건조해서 분말화 한 것입니다. 그리고 에스프레소도 있는데 에스프레소는 20세기 들어와서 이탈리아에서 개발된 커피 제조방법인데 높은 증기압(8-18기압)으로 추출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흔히 카페인은 인스턴트 커피와 에스프레소에 많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footnote]여기에 대해서는 예전의 포스트를 참고하세요. http://biotechnology.tistory.com/153[/footnote]입니다. 인스턴트 커피와 원두커피를 비교하면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인 함량은 인스턴트 커피가 더 낮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인스턴트 커피는 원두커피를 한 번 더 건조해서 분말화 했기 때문에 그 와중에 카페인 함량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에스프레소의 경우는 보통 원두커피보다 마시는 양이 더 적기 때문에 (미국의 경우는 8분의 1) 한 잔당 함량은 원두커피가 더 많습니다.    

6.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decaffeinated) 커피도 있지요?

디카페인 커피는 커피를 볶기 전에 커피콩을 찐 다음에 유기용매나 액체 이산화탄소로 초임계 추출을 하고 나서 볶는 것입니다. 디카페인 커피라고 카페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일반 커피의 약 25 - 50분의 1정도 함량은 존재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작년 연말에 나온 한 논문[footnote]Early effects of caffeinated and decaffeinated coffee on subjective state and gender differences. Prog Neuropsychopharmacol Biol Psychiatry. 2008 Oct 1;32(7):1698-703. [/footnote]을 보면 카페인의 효과는 남성들에게 더욱 크고 여성들의 경우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셔도 보통 커피를 마셨을 때보다는 약하지만 어느 정도 효과는 보였다고 합니다. 남성과 여성에게 있어서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한 연구 결과였습니다. 

7. 그러면 카페인 섭취는 좀 주의해야할 것 같네요.

일단 앞서 말씀드린 대로 카페인의 지나친 섭취를 제한하고 있는데요. 카페인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카페인이 없을 때 정서불안이나 신경과민, 수면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기 쉽습니다. 이런 현상을 caffeinism 이라고 합니다. 

지난 주에 몇몇 보도에서 인스턴트 커피를 하루에 7잔 이상 마시는 사람의 경우 환청을 듣거나 환영을 본다든지 하는 환각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3배 더 높다는 보도[footnote]이 보도에 대한 포스팅 http://biotechnology.tistory.com/285 을 참고하세요.[/footnote]가 있었습니다. 보통 인스턴트 커피 한 잔에 약 60mg-100mg 내외의 카페인이 들어있고 12그램 커피믹스 하나에 69mg이 포함되어 있는데 7잔이면 490mg 이므로 식약청 기준인 400mg을 넘게 됩니다. 그래서 인스턴트 커피는 5잔, 원두커피 4잔 이상 커피를 마시면 조금 과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가장 많이 지적되고 있는 것은 카페인과 칼슘의 관계입니다. 1994년 논문[footnote]Coffee-associated osteoporosis offset by daily milk consumption. The Rancho Bernardo Study, JAMA 1994, v271, p280-283[/footnote]에서 매일 커피 두 잔을 마신 여성과 우유 두 잔을 마신 여성을 비교했을 때 커피를 마신 여성들이 골밀도가 낮아졌다고 해서 카페인 섭취가 칼슘배출을 촉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실제로 적당량의 카페인은 칼슘배출을 그렇게 증가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폐경기 이후의 여성으로서 칼슘섭취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하루에 카페인을 400mg 이상(커피 다섯잔 이상) 드시는 분들 중에서 특정 비타민D 수용체 유전자를 가진 경우(tt VDR genotype)에만 상관관계를 보였을 뿐[footnote]Is caffeine a risk factor for bone loss in the elderly?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Vol. 74, No. 5, 569-570, November 2001[/footnote]입니다.

또한 아이들의 경우에 카페인이 들어간 탄산음료를 마신 아이들의 뼈가 약하다는 보고도 있는데 이것도 칼슘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우유 등 칼슘 성분의 섭취가 적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임산부의 경우 지나친 카페인의 섭취가 유산 또는 저체중아 출산이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모유를 통해서 카페인이 미량이나마 아이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컵으로 한 두 잔 정도는 상관이 없으며 임신 초기에는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주된 견해[footnote]Coffee and Health: A Review of Recent Human Research, Crit Rev Food Sci Nutr. 2006;46(2):101-23. [/footnote]입니다.

8. 하지만 카페인의 좋은 점도 있지 않나요?

카페인은 노인의 경우 기억력을 증진시켜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2년에 발표된 논문[footnote]Caffeine reduces time-of-day effects on memory performance in older adults. Psychol Sci. 2002 Jan;13(1):68-71. [/footnote]에 따르면 노인의 경우 커피를 마신 노인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 노인보다 오후에 기억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난 바가 있습니다. 또한 은퇴하고 일을 하지 않는 분들의 인지능력에도 도움을 준다는 보고[footnote]Caffeine, cognitive failures and health in a non-working community sample. Hum Psychopharmacol. 2009 Jan;24(1):29-34.[/footnote]도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동물실험의 결과입니다만, 카페인이 자외선 조사에 의한 피부암 발생을 막아줄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footnote]Effect of caffeine on the ATR/Chk1 pathway in the epidermis of UVB-irradiated mice. Cancer Res. 2008 Apr 1;68(7):2523-9. [/footnote]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카페인이 방사선에 의해 손상된 DNA를 가진 피부세포들이 제거되는 과정을 시작하게 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지막으로 하루에 커피를 4잔 이상 마신 사람의 경우 2형 당뇨병 발생율이 28% 정도 낮았다는 보고[footnote]내용은 위의 뉴욕타임즈에 나온 것이지만 제2형 당뇨병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세요. Diabetes Care. 2006 Nov;29(11):2385-90. Does coffee consumption reduce the risk of type 2 diabetes in individuals with impaired glucose?[/footnote]도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정확인 원인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식으로 하루 4잔은 좀 과할 수도 있고 이것은 인과관계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9. 커피 한 잔에도 참 다양한 기능과 효능이 있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실 어떤 식품 한가지가 우리 건강에 특별한 효능이나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엄중한 과학적 검증을 통해서 해야하는 것입니다. 커피와 같이 오랜 세월 인류와 함께한 음료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안전성은 충분히 담보되었다고 보는 편이 맞다고 하겠습니다. 요즘은 건강에 대한 관심 때문에 식품의 기호성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시되고 있는데 커피 한 잔의 여유와 즐거움이 우리 삶에 주는 영향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References

2009년 1월 16일 금요일

태연양 간호사 비하(?) 발언을 듣고

소녀시대의 태연양이 구설수에 올랐나 봅니다. 뭐 비하 발언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간호사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잘 몰라서 나온 실언 정도로 생각합니다. 뭐 강인군이 맞짱구치다가 좀 심한 말을 하기도 했던데 곧 사과를 했더군요. 자초지종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아실 수 있을 것이구요.  

그런데 사실 진짜 문제는 환자가 병원에 가서 스스로 주사를 놓아달라고 하는 것 아닌가요? 당연히 진료를 받고 의사의 판단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만일 의사선생님이 주 물론 이건 태연양만의 문제는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보편화된(?) 모습입니다만 환자가 의사선생님을 만나지도 않고 자기가 주사를 놓아달라고 한다는 것. 이게 사실 더 문제인 듯합니다.

Primer Design에 필요한 프로그램

일단 PCR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프라이머 디자인이지요. 프라이머 디자인을 하려면 원본 서열이 있어야 하고 그 서열에서 증폭하고자 하는 양 말단의 서열을 서로 반대방향으로 20mer 내외의 길이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잘 만들어도 PCR이 잘 안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1) Tm (melting temperature)
2) GC content
3) Hairpin 구조 형성유무
4) Self dimer 형성 유무 등입니다. 

이러한 프라이머의 패러미터들을 계산해주는 프로그램은 많이 나와 있는데, 그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아래의 두가지 입니다. 그냥 쉽게 사용할 수 있지요. 


이 중에 Oligo Calc는 매우 다양한 패러미터들을 구해주고 reverse complement 서열도 구해줍니다. 앞선 포스팅의 DNA manipulation program을 사용할 필요가 없지요. Tm 값은 3가지 방식으로 구해주는데, basic은 보통 가장 간단하게 사용하는 방식이고 나머지 두 방법은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더군요.

우리나라 바이오니아 홈페이지에도 간단하게 Tm 값을 구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Tm만 구하기 원하신다면 아주 간편합니다. 


DNA sequence manipulation 프로그램

요즘 방학이라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실험을 가르치기 위해서 예전에 사용했던 온라인 프로그램들을 다시 둘러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DNA 염기서열을 바꿔주는 가장 기본적인 프로그램을 하나 소개합니다. 보통 프라이머 디자인 할 때 reverse 프라이머의 경우 기존 서열의 inverse complement를 이용해서 많이 디자인합니다.


사용방법은 아래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아주 간단합니다. 위의 공란에 DNA 서열을 copy and paste 하거나 타이핑한 후에 4가지 버튼 (inverse complement, inverse, complement, double-stranded) 중 하나를 누르면 거기에 맞도록 sequence를 바꾸어 줍니다. inverse complement란 상보적인 가닥의 역순을 말하고 inverse는 그냥 역순, complement는 상보적 가닥, double-stranded는 두가닥 서열을 모두 나타내주는 것을 뜻합니다. 잘 모르시겠다면 Get Demo 버튼을 누르셔서 데모서열을 얻으시고 버튼을 한 번씩 눌러보세요.  

위 그림의 순서만 따르면 간단하게 사용가능합니다.


넬슨 만델라의 나라, 남아공 케이프 타운 여행기 (1)

(여행시기 : 2008년 9월 4일-11일)

2008년에 가장 독특한 경험이었다면 무엇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다녀온 것입니다. 국제극한미생물학회가 남아공 케이프타운 근처의 서머셋 웨스트에서 열렸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에서 케이프타운에 가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홍콩에서 남아공항공을 갈아타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싱가폴에서 싱가폴 에어라인을 타고 가는 것입니다. 전 싱가폴에서 갈아타는 것을 선택했고 싱가폴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했었지요.

남아공은 아래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아프리카 제일 남쪽에 위치하고 있고 케이프타운의 희망봉 (Cape point)이 아프리카 대륙의 끝이라고 합니다만 사실 최남단은 동남쪽으로 더 가면 나오는 케이프 아굴라스라고 합니다. 정확한 지도가 없을 때 헷갈린 것이라고 하지요 .

남아공 케이프타운 근처 지도입니다. 보통 아프리카 맨 끝이라고 하죠.(실제는 아니지만)


그래서 사실 남아공은 매우 추울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남반구는 여름, 겨울이 우리랑 반대이기 때문에 9월이면 겨울이 끝날 무렵인데 남극이랑 가까운 동네니까 걱정이 많았죠. 그런데 생각보다 아프리카 최남단은 위도 상으로 그렇게 남쪽이 아니더군요. 아래 그림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호주 시드니랑 비슷한 위치고 부에노스 아이레스보다 오히려 더 북쪽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렇게 춥지는 않았습니다.

케이프타운이 남극에 가까울 정도로 남쪽일 것이라는 제 착각이었습니다.


남아공은 넬슨 만델라로 유명한 곳이죠. 아파르트헤이트(아프리칸스로 "분리"라는 뜻으로 흑백분리정책)로 오랜동안 비난을 받았었으나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면서 조금씩 그 상처를 치유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어보이기는 합니다. 얼마전 읽은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에 보면 남아공의 공식적인 실업률이 26-28%로 세계최고 수준이라는 대목이 있더군요. 빈부격차도 매우 크다고 하고 치안도 썩 좋지 못하다고 합니다. 영화배우 김태희씨가 CF촬영을 위해 왔다가 강도를 당했던 유명한 일화가 있죠. 정말 케이프타운 공항에서 학회장소로 가는 그 긴긴 도로의 오른쪽에는 옛날 우리나라의 판자집들이 수도 없이 길게 늘어져 있었습니다. 

정말 끝도 없이 펼쳐져있는 판자집


하지만 경관이 좋은 동네에 가면 상황은 정반대로 바뀝니다. 테이블 마운틴 뒷쪽의 바닷가에는 그야말로 휴양지 분위기 물씬나는 집들이 빼곡이 들어서 있더군요. 영화 <리셀 웨펀2>에서 남아공대사가 살던 절벽 근처의 집 (거긴 미국이었지만)하고 분위기가 비슷한 집들 말입니다.

판자집만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일주일 머물면서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남아공하면 만델라라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만난 사람들은 주로 백인들이어서 만델라에 대한 이야기를 대놓고 많이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2층버스를 타고 시내투어를 했더니 여기저기 만델라의 손길을 느낄 수 있더군요.  
 

생각보다 싸고 하루 종일 타고 내렸다를 반복할 수 있는 투어 버스. 빨강과 파랑 노선이 두개입니다.


넬슨 롤릴랄라 만델라 (Nelson Rolihlahla Mandela)는 1918년생으로 올해 나이 90입니다. 흑백갈등이 극심했던 시절 반역죄로 종신형을 선고 받고 26년 동안 케이프타운 앞에 있는 로빈 아일랜드의 감옥에 갇혀있었습니다. 

우측 상단에 보이는 섬이 만델라가 26년간 갇혀 있었던 로빈 아일랜드입니다.


케이프 타운 시내에서 관광객을 위한 쇼핑몰과 식당이 가장 많은 곳 중의 하나가 V&A 워터프론트입니다. 쇼핑 몰 앞 길에서 아프리카 민속 공연도 볼 수 있고 바닷가도 구경할 수 있고 멀리 테이블 마운틴도 볼 수 있습니다. 

워터프론트에서 구경한, 가장 아프리카스러웠던 공연.


그리고 그 가운데 노벨 광장 (Nobel Square)이 있는데 남아공 출신 노벨상 수상자들 동상이 서 있더군요. 왼쪽부터 196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Nkosi Albert Luthuli, 1984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Desmond Tutu 주교, 1993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F. W. de Klerk (이 사람은 아파르트헤이트의 마지막 지도자입니다.) 그리고 역시 1993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Nelson Mandela 입니다.  

남아공의 노벨상 수상자들.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만델라에 대한 일화는 참 많이 있습니다만 그가 26년간의 감옥생활을 마치고 스스로 감옥을 나오는 날을 결정해서 1990년 2월 11일 자기발로 로빈 아일랜드에서 나와 워터프론트로부터 시내를 행진하여 케이프타운 시청 발코니에서 행한 연설은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일화입니다. 그 때 만델라는 수많은 지지자들에게 "나는 여기 선지자가 아니라 종으로 섰다"고 했다지요. (연설문 내용은 여기를 클릭해보세요. 영문입니다.^^)

만델라가 연설한 바로 그 시청의 발코니입니다. (국기봉 3개 있는 곳)


하지만 남아공은 그래도 아프리카 나라들 중에서는 가장 발전되어 있는 나라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사실 오랜 식민지를 거치면서 백인들이 만들어 놓은 인프라도 있구요. 그래서 내년에는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월드컵도 열립니다. 제가 갔을 때는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위한 경기장을 열심히 짓고 있었습니다. 올해 2009년에는 아프리카컵 축구대회도 열린다고 하지요. 하지만 과연 잘 열릴 수 있을지 걱정하는 소리도 많았습니다. FIFA도 준비 상태가 너무 느리다고 여러번 경고를 보냈지요.(2010년 월드컵 개최지, 남아공에서 바뀌나)

열심히 짓고 있는 2010 남아공 케이프 타운 축구 경기장

축구 경기장 너머로 테이블 마운틴이 보입니다. 테이블 마운틴에 대해서는 다음에 계속 하죠.

 
제 실험실 친구중에 아프리카 에리트리아에서 미국으로 정치적 망명을 한 친구가 있었는데 아프리카에는 독재자가 없는 나라, 민주주의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린 나라가 정말 드물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생각해 보면 남아공은 그나마 나은 편인가 싶기도 하더군요. 과연 남아공이 아프리카의 리더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랜 갈등을 딪고 성공적인(?) 흑백화해를 이루어낸 만큼 2010년 월드컵도 잘 치루고 앞으로 아프리카의 좋은 모델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2009년 1월 15일 목요일

커피와 환각증세? 과학기사, 이정도는 써야된다.


오늘 또 재미있는 뉴스가 보고되었습니다. "영국 더럼 대학 연구진의 조사 결과 인스턴트 커피를 하루 7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하루 한 잔만 마시는 사람보다 환영이나 환청에 시달릴 가능성이 3배나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기사입니다. 뭐 카페인이 약한 각성작용을 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섭취를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기사 소스가 BBC더군요. 그렇다면 BBC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프로그램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아니면 연구 프로젝트를 소개한 것인지, 아니면 논문을 소개한 것인지 모호해 집니다. 혹자는 정말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이건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연구 내용에 대한 credibility를 놓고 보자면  "논문>>>>>>(넘사벽)>>>>> 연구발표 > 방송프로그램" 이니까요. 물론 논문이라고 다 맞다고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논문의 형태로 발표가 된다면 신중하게 들여다 볼 필요는 있는 것이죠. 

그래서 원래 기사를 찾아보았습니다. "'Visions link' to coffee intake"라는 기사가 BBC 웹사이트에서 검색되더군요. 이번 연구에 대한 내용은 뭐 대동소이합니다만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세번째 문단에서 "However, academics say the findings do not prove a "causal link" (하지만 학자들은 이 발견이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라고 이 연구 내용이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을 붙인 것입니다. 그 이야기는 "커피 많이 마시면 환각증세 위험!"이라는 제목을 붙여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BBC의 기사에서 처럼 link (연관관계) 일 뿐입니다. 

그리고 BBC의 기사에는 커피 관련 업계나 학계의 반응이 잘 나와 있습니다. "Dr Euan Paul, of the British Coffee Association, stressed the study only focused on people with a very high caffeine intake. (영국 커피협회의 유안 폴 박사는 이번 연구가 오로지 카페인을 지나치게 과다 섭취하는 사람에게만 촛점을 둔 것스트레스를 받았다 을 강조했다)

또한 최근의 연구 동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Recent research has linked high caffeine intake among pregnant women to miscarriage or low birth weight. Other studies suggested it could help prevent skin cancer, reduce nerve damage associated with multiple sclerosis, or cause problems for diabetes sufferers. (최근의 연구는 임산부들의 고카페인 섭취와 유산 또는 저체중아 출산이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다른 연구들은 카페인이 피부암을 예방하고 다양한 동맥경화증 위험을 감소시키기도 하며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한다)" 이렇듯 논란이 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주변 이야기도 잘 해주는 것이 좋지 않나요? 

그런데 BBC에도 이 연구가 논문으로 나온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 그것 하나가 좀 아쉽더군요. 그래서 다른 기사를 찾아봤더니 The Herald에 Think you’ve seen a ghost? Coffee may be to blame 이라는 기사가 있더군요. 그 기사 말미에서 이 연구의 출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The study, funded by the Economic and Social Research Council and Medical Research Council, is published in the journal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아예 펀딩받은 단체의 이름까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또 저널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았더니 조만간 나올 논문 (articles in print)에 이 기사의 연구가 수록된 논문이 있었습니다. 제목은 "Caffeine, stress, and proneness to psychosis-like experiences: A preliminary investigation"입니다. 

역시 The Herald의 기사에도 이 연구의 의의에 대한 과장된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However, co-author Dr Charles Fernyhough pointed out that the study only showed an association between caffeine intake and hallucinations, not a causal link." (그러나 공동저자인 찰스 퍼나이휴 박사는 이 연구는 단지 카페인 섭취와 환각증세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지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공동저자인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하다니 새롭습니다. 

아무튼 이 내용을 보면서 과학기사에서 적어도 몇가지 꼭 있으면 좋을 요소들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면

1) 기사의 원소스, 특히 논문/연구발표 등의 여부
2) 연구 내용에 대한 주변 이야기
3) 연구의 의의나 평가
4) 반론이나 지금까지의 반대되는 주장들

이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과학 기사야말로 (미네르바 수준의) 허위사실 유포가 가장 많은 곳 아니겠습니까? 물론 저는 과학기자님들의 글이나 미네르바의 글이 허위사실유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2009년 1월 14일 수요일

Lake Tahoe (타호 호수), 캘리포니아 여행기

여행이라도 좀 가고 싶네요. 하드 디스크 정리를 하다가 여행 때 찍은 사진을 보니까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재작년에 다녀온 캘리포니아의 타호 호수 (Lake Tahoe) 사진을 좀 올려볼까 합니다. 저희는 동남부에 살았었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여행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결혼 10주년이라고 아이들 맡겨 놓고 둘이만 다녀온 여행이었죠. 

레이크 타호의 위치. 흰색 선이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의 경계입니다.


일단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차를 렌트해서 레이크 타호가 있는 르노(Renoo)로 갔습니다. 가면서 본 캘리포니아는 참 신기했는데 민둥산에 나무가 하나 둘씩 있는 줄 알았습니다만 알고보니 무슨 풀(?)이 난 것 같더군요. 아무튼 좀 황량해 보였습니다.

민둥산에 브로콜리 박아놓은 줄 알았다는...


레이크 타호는 해발 1897m에 위치한 산정 호수라고 하는데 그래서 산길을 넘어가야 합니다.

레이크 타호는 산 위에 있기 때문에 나중에는 산 길을 넘어가야 합니다.


약 너댓시간의 드라이브를 마치고 호수에 도착했습니다. 호수지만 넓어서 바다같이 보입니다. 하늘도 물도 어쩜 그렇게 파랗게 보이던지...

레이크 타호에 들어서면 처음 보이는 풍경입니다.


레이크 타호는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의 경계에 있는데 네바다 쪽은 도박이 가능하고 세금이 없던가 싸던가 해서 캘리포니아 쪽보다 네바다 쪽의 호텔이 더 싸더군요. 레이크 타호는 북쪽과 남쪽으로 휴양지들이 나뉘어 있는데 저희는 남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방에서 호수가 훤하게 보이는 방을 주더군요. 

아래에는 백사장이 있고 널리 호수 전경이 보이는 작은 호텔 (값도 아주 쌉니다. 한 60불인가...)


저희가 방문했을 때가 5월 말이었는데도 산 위에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물과 백사장과 산과 눈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니 신기할 뿐이었죠.물론 백사장은 그렇게 넓지는 않습니다만.

산위에는 눈이 5월 말인데도 쌓여있더군요.

  
다음 날 호수를 한 바퀴 돌아봤습니다. 그런데 호수 안에 작은 섬이 하나 있더군요. 레이크 타호를 찾는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이랍니다. 에메랄드 섬이라고 하는데 공식 이름은 아니랍니다. 

저 섬 이름은 아래 사진에...^^

패넷 아일랜드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런데 에메랄드 섬이라고도 하는 것 같습니다.

걸어서 호숫가에 내려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다시 위로 올라와서 호수를 돌다보니 작은 폭포 비슷한 것도 있습니다. 5월 말인데 발을 담궜더니 얼마나 차가운지... 제가 있던 죠지아에서는 수영도 하는 시즌인데 말입니다.

저 발은 누구 발일까요? ㅎ


그리고 호수 옆으로는 멋진 산들이 있습니다. 죠지아에서는 아예 산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신기했고, 게다가 기암괴석이라니요. 갑자기 신혼여행갔던 설악산 생각이...


아무튼 레이크 타호는 큰 기대하지 않고 시작했지만 참 좋았던 여행이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여행하실 분들께는 강추입니다. 물론 저희처럼 좋은 풍경 보면서 이야기나 하면서 유유자적하는 것 좋아하시는 분들께 말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캘리포니아 특유의 전경이 펼쳐집니다.


  레이크 타호에 대한 Wiki의 설명공식 사이트를 참고하시면 여행하시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2009년 1월 13일 화요일

전자파의 위해성 : 휴대전화와 전자레인지

(이 포스팅은 지난 저의 두 포스팅 "전자레인지 괴담. 한겨레21은 안병수씨를 해고하라!" 와 "휴대전화는 뇌종양을 유발할까요?"와 그 레퍼런스들을 방송용으로 재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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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모 포탈 사이트의 건강 관련 부분에서 가장 많이 본 뉴스 중의 하나가 “'휴대전화, 뇌종양 유발' 충격!”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그리고 작년 말에 모주간지에 “전자레인지는 음식을 화나게 한다.”는 컬럼이 실려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그래서 오늘은 전자파의 위해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 전자파(電磁波)란 무엇인가? 電子가 아니고 電磁

전자파를 흔히 전자제품에서 나오는 파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고 전자파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변화가 일으키는 파동을 뜻합니다. 이런 전자파는 우리가 사용하는 각종 전기제품 뿐만이 아니라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X-선 등을 모두 포괄하는 말입니다. 이런 구분은 파장에 따라 하는 것으로 보통 파장이 길면 에너지가 적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 중에 가장 파장이 짧은 것이 X-선이고 그 다음이 자외선입니다. 그래서 X-선이나 자외선은 인체에 많이 해롭지요. 

2. 그러면 전자(電子)레인지는 어떤 전자파를 사용하나요?

전자레인지를 영어로 마이크로웨이브(마이크로파)라고 부르는데, 마이크로웨이브는 파장이 크고 진동수가 작아서 원적외선이나 가시광선에 비해 에너지가 약합니다. 그런데 이 마이크로파를 마그네트론이라는 기구를 통해서 방출하면 그 진동수가 2,450MHz(1초에 24억 5000만번)되도록 방출하는데 이 진동수가 물의 진동수와 같기 때문에 물분자가 진동을 해서 자기들끼리 충돌하면서 마찰열이 생깁니다. 이 열을 이용해서 식품을 가공하는 것이 전자레인지의 원리입니다. 그래서 수분이 없으면 가열이 안되는 특성이 있지만 다른 복사열이나 전도에 의한 가열보다 골고루 빨리 가열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3. 그런데 전자레인지의 유해성이 문제가 되고 있나요?

사실 전자레인지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혹시 인체에 해롭지는 않을까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의학적으로 타당성이 있다고 밝혀진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몇가지 잘못된 정보들이 유포되면서 마치 전자레인지를 사용해 가공한 식품들이 암을 유발하거나 인체에 해롭다는 소문이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4. 잘못된 정보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1) 미국의 상류층은 전자레인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일단 전자레인지가 해로워서 미국의 상류층은 전자레인지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세리자와 님의 포스팅의 그래프 참조)

2) 전자레인지의 유해성은 과학자들이 인정했다?
전자레인지의 유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윌리엄 코프라는 사람과 한스 허텔 박사 이렇게 두 사람이 꼭 나옵니다. 역사에 먼저 등장한 것은 스위스의 식품화학자 한스 허텔인데 1980년대 후반에 한스 허텔과 일곱 명의 동료 채식주의자들이 호텔방에 2개월동안 틀어밖혀서 우유와 채소만 먹었는데 전자레인지로 덥힌 우유를 먹은 사람들에게서 "암스러운 상태의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병리학적 초기단계 증상이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논문으로 발표되지도 않았고 곧 잊혀졌습니다.

그리고 등장하는 사람이 윌리엄 코프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은 한스 허텔의 이야기와 출처불명의 이야기들을 묶어서 다양한 위험성을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전자레인지가 처음 개발된 것이 미국 회사인데 실은 나찌에서 연구되었다가 소련에서 그 기술을 이어서 개발하다가 너무 위험해서 그만두었다는 소설같은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단 한 편의 논문도 제대로 쓴 적이 없고 나중에 가전업계의 핍박을 피한다는 명목으로 이름을 감추고 종적을 감춰버립니다. 문제는 이 두사람의 이야기들이 아직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죠.

3) 전자레인지로 가공하면 면역력이 약화된다?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결과라면서 “전자레인지에 의해 인체 면역력이 약화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이야기하는 내용도 있는데 이것도 전혀 잘못 해석된 것입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이와 관련된 논문이 하나 나온 것이 있는데 그 논문은 얼려놓았던 모유의 성분을 전자레인지로 녹일 때 항체나 라이소자임 등의 모유속 항감염인자(anti-infective factors)의 손실이 얼마나 되는가에 대한 논문입니다. 그런데 항체나 라이소자임 모두 단백질들인데 당연히 얼렸다 녹이면 활성이 떨어질 것이고 게다가 전자레인지로 98도까지 돌린 경우는 더 떨어지겠죠. 그걸 가지고 면역력 약화라고 말한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볼 수 밖에요.

4) 원적외선과 같은 천연의 전자파는 괜찮다?

일단 천연의 전자파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원적외선 뿐만 아니라 가시광선도 자외선도 다 천연의 것입니다. 하지만 자외선은 몸에 나쁩니다. 확실하게 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전자파가 천연이라고 좋고 인공이라고 나쁘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이 나쁠 수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우리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있을 수도 있지요. 그럴 리는 거의 없지만 마이크로파를 사람이 직쩝 쬔다면 당연히 나쁠 것이고 전자레인지 마그네트론을 직접 쳐다보는 것도 눈에는 나쁠 겁니다. 누구도 그걸 부정하진 못합니다. 실제로 전자레인지의 유해성에 대한 논문은 대부분 광원을 직접 쳐다본 사람들의 안과적 질병이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폭발같은 것이 대부분이지 전자레인지로 가공하는 식품의 성분 자체에 대한 문제는 거의 제기되고 있지 않습니다. 

5. 지난 주에 “'휴대전화, 뇌종양 유발' 충격!”이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지난 주에 모 포탈 사이트의 건강 관련 부분에서 가장 많이 본 뉴스 중의 하나가 “'휴대전화, 뇌종양 유발' 충격!”이라는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전자레인지와는 달이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우려는 여기저기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약간의 해설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그 이전에 인터넷에 퍼져있는 몇가지 잘못된 정보를 먼저 짚고 넘어가보죠.

6. 휴대전화에 대해서도 잘못된 정보가 있나요?

1) 휴대폰으로 팝콘을 튀긴다?
지금은 많이들 아십니다만 작년 여름에 휴대전화로 팝콘을 튀길 수 있다는 동영상이 소개되면서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것도 미국인 버전, 일본인 버전, 러시아인 버전 등 전 세계 사람들이 실행해본 동영상이어서 더 충격이었습니다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요. 모 무선통신장비 회사에서 소위 viral marketing으로 만든 동영상이었던 것으로 판명이 났습니다. 실제로 팝콘을 튀기기위해서는 밀폐된 공간에서 1kW로 1분 정도가 필요한데 휴대폰이 발생시키는 전력이 0.1에서 1W 이기 때문에 그렇게 빨리 팝콘이 튀겨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2) 휴대폰으로 달걀을 삶는다?
또 다른 하나는 두 휴대전화 사이에 계란을 놓고 전화통화를 하면 서서히 뜨거워지면서 65분에는 완전히 다 익는다는 이야기인데요. 이것도 역시 사실과 다릅니다. 실제로 “영국의 유명한 과학 프로그램인 Braniac (2005년 방영)에서 핸드폰 2개가 아닌 100개로 계란을 둘러싸고 또 다른 100개의 폰으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계란은 전혀 익지 않았다”고 합니다. 

7. 그렇다면 휴대전화의 유해성도 근거가 희박한 것인가요?

그건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휴대전화는 전자레인지와 달리 사용 빈도가 더 높고 실제로 몸에 부착해서 사용하니까요.  

문제는 이번에 보도된 휴대전화와 뇌종양의 연관관계에 대한 기사는 파퓰러 사이언스(팝사이)라는 외국 잡지의 기사를 토대로 쓰여져 있는데 중요한 몇가지 점이 빠져 있거나 잘못 전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기사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인터폰이라는 연구 프로젝트의 결과인데 이 인터폰이라는 연구 프로젝트는 휴대전화 사용에 의한 고주파 노출과 암발생 위험에 대해 연구하는 다국적 연구 프로젝트 이름입니다. 5개국 7명의 연구책임자로 구성되어 있고 연구에 참여하는 나라는 Australia, Canada, Denmark, Finland, France, Germany, Israel, Italy, Japan, New Zealand, Norway, Sweden, UK, 이렇게 13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큰 프로젝트지요.

그런데 이 프로젝트의 결과로 13개국 6,400명의 뇌종양 환자 케이스를 수집해 조사 연구해본 결과 이스라엘의 결과로는 휴대전화를 10년 이상 이용한 사람이 미사용자보다 뇌종양을 앓을 위험도가 50% 높은 것으로, 영국과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에서도 휴대전화를 10년 넘게 쓴 사람은 뇌종양에 걸린 가능성이 40% 높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10년 이하로 사용한 사람에게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8. 10년이라는 기간이 의미가 있나요?

일반적으로 뇌종양은 한 두 번의 전자파로 발생하지는 않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장기간 사용해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인터폰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사실 휴대전화와 건강에 관련된 연구프로젝트들은 이렇게 장기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이죠.

9. 그럼 이 결과에 대한 다른 과학자들의 반응이나 평가는 어떤가요?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결과에 주목은 하지만 의심스런 눈길로 보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과학계에서는 이렇게 대규모적이고 장기 프로젝트가 드물기 때문에 이것이 사실이라면 큰 반향을 불러올 수도 있는 문제이지요. 하지만 문제는 인터폰 관계자들이 2년이 넘게 논문을 내지 않고 언론에 연구결과를 단편적으로 흘림으로서 연구 방법이나 이런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심도 나오고 있고 실제로 인터폰 프로젝트 연구 책임자에게 공개적으로 논문을 내도록 공개요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논문이 나오지 않으면 실제로 어떤 환자들을 어떻게 조사해서 어떻게 결과를 도출했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그 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금으로서는 논문이 나오기를 기다려 보는 수 밖에 없겠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뇌종양은 일반인이 걸리기 쉬운 병이 아니고 휴대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우리 유전자를 망가뜨릴 정도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요즘은 영상통화 폰이 나와서 귀에 대고 통화하지도 않지요.^^

2009년 1월 12일 월요일

고고70, 그 조용했던 시절에도 젊음이 있었다.

삼촌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요즘 젊은이들을 이해하다. ★★★☆
 

 
두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대체 누구 보라고 만든거야?” 그리고 “누가 마케팅을 한 거야?”
 
이 영화, 정체가 모호하다. 흥행에는 실패했다. 평은 극단이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올해의 영화를 뽑을 때 꽤 많이 거명했다. 예술 영화인가? 그렇진 않을 텐데.
 
개봉 당시 주의 깊게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 쭉쭉빵빵 신민아의 춤으로 마케팅을 해 댔다. 그래서 70년대 젊은이들의 즐거운 한 판 놀이에 대한 영화 정도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런 영화에 그런 평이 나올 수는 없는 법. 뭔가 있다, 한 번 보자, 그래서 보게 된 영화다.
 
처음 30분은 지루했다. 게다가 촌스럽다. 70년대스럽게 보이려고 영화도 촌스러울 것까지는 없는데, 싶다.
 
그 다음 30분은 옛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특히 음악을 좋아했다면, 그것도 밴드 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다면 그 30분에 떠올릴 것들이 많았으리라. 내게는 시인 기형도가 죽었던 파고다극장에서 본 Led Zeppelin의 라이브 비디오 [The song remains the same]이 떠올랐다. 물론 그건 80년대의 이야기고 삼촌세대는 70년대의 고고클럽을 떠올렸을 수도 있겠다. 아무튼 그 때가 떠오른다.
 
그 다음 40분이 되면, 왜 일부 평론가들에 의해 이 영화가 상찬되는지 알게 된다. 그렇구나, 그 시대가 저랬었지, 라는 자각이 망각을 깨고 스물스물 기어나온다. “세상이 너무 조용해”서 누군가 저토록 시끄럽게 굴지 않으면 그 열기를 발산할 수 없었던 시대. 많은 사람들이 그 시대를 긍정적으로 회상하지만 다시 가서 살라고 하면 한 명도 가지 않을 그 시대 말이다. 음악영화인줄 알았는데, 이 영화 의외다.
 
그리고 마지막은 난장(亂場)이다. 누군가의 기사인지 평처럼 현실은 목욕탕 씬으로 끝이고 이건 그냥 꿈이다. 현실에서 그럴 수는 없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발칙하게 꾸는 꿈. 그리고 맨 마지막 장면에 뜨는 자막. 젠장, 실화잖아! 역시 그 시대는 “상상 그 이상”의 영화 같은 세상이었다.
 
마이너 중의 마이너, 록 음악 사이에 끼인 소울 그룹 데블스. 음악 영화지만 음악보다 라이브 장면이 더 좋다. 특히 관객의 모습이 좋다. 쇼생크 탈출 이후 엑스트라의 연기가 이렇게 좋았다고 느낀 것은 처음이다. 알고 보니 관객들도 배우들로 뽑았다고 한다. 그리고 두시간 동안 이어지는 조승우의 노래도 좋지만 가장 좋았던 노래는 아래의 노래다. 실제 데블스의 노래라고 한다. <그리운 건 너>. 너무나 흡인력있게 노래를 부르는 홍광호는 뮤지컬 배우로 유명한 사람이라고 한다. 
 
아, 이 영화, 할 말이 너무 많게 만드는 것을 보니 좋은 영화다. 재미있는 영화는 아닐지 몰라도. 그런데 대체 누구 보라고 만든 거야?
 
(어제는 밤에 열심히 기타를 치는 꿈을 꾸었다.)
 

2009년 1월 10일 토요일

미네르바 사건 단상

1. 
1996년 5월 포스트모더니즘 관련 저널 “Social Text”에 한 논문이 실렸다. 논문의 제목은 “Transgressing the Boundaries: Toward a Transformative Hermeneutics of Quantum Gravity(경계를 넘어서: 양자 중력의 변형적 해석학을 향하여)”. 저자는 포스트모더니즘과는 상관이 없어 보이는 미국 뉴욕 대학교의 물리학과 교수인 앨런 소칼 (Allan Sokal)이었다. 그리고 위의 논문이 발표된 그날 앨런 소칼은 한 잡지에 다른 글을 하나 더 발표했다. 그 제목은 “A Physicist Experiments With Cultural Studies (문화 연구에 대한 물리학자의 실험)". 그리고 전세계 지식계는 발칵 뒤집혔다. 앨런 소칼의 <지적 사기 (Fashionable Nonsense, 불어판 원제는 Impostures Intellectuelles)> (민음사에서 번역되어 출간되었음)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소칼 교수는 무슨 실험을 했을까. 위키의 힘을 빌어 간단히 정리하면 소칼 교수는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이란 철학자 자신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용어를 남발하는 공허한 말장난이라고 생각해 왔다. 자신의 이런 생각을 입증하기 위하여 아무 의미도 없는 가짜 논문을 만들어서 유명한 포스트모더니즘 계열 학술지에 제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즉 이 실험은 “포스트모더니즘 학술지가 ‘그럴듯하게 들리고 편집자의 이데올로기적 선입견에 비위를 맞춰주기만 하면 넌센스로 범벅이 된 논문을 출판해 주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고 실제로 저널에 실리게 된 것이다.  소칼은 자신의 엉터리 논문에 대해 ‘좌파들의 전문 용어, 비위를 맞춰주는 참고 문헌, 장황한 인용, 명백한 넌센스들을 자신이 찾을 수 있는 한 가장 멍청한 수학과 과학에 대한 인용문을 중심으로 섞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물론 그 저널을 출판한 “남부의 하버드” 듀크대학 측이 곤혹스런 입장이 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전세계 포스트모더니즘 연구자들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참고로 소칼도 좌파임)


2. 
가장 극적인 대선이었던 2002년 12월 대선. 하지만 2003년 새해 벽두부터 대선에서 승리한 새천년민주당이 발칵 뒤집혔다. 세밑에 인터넷에 오른 “민주당 살생부” 때문이었다. 당시 급속도로 퍼지던 살생부에는 민주당 의원을 6등급으로 분류하였다. 특1등 공신부터 3등 공신까지 공신이 네등급, 그리고 역적, 역적 중의 역적, 이렇게 역적이 두등급이었다. 민주당의 재집권에 배아픈 조선, 동아를 필두로 언론들이 대서특필하기 시작했고 (참고 기사) 급기야 역적으로 분류된 민주당 의원들이 살생부의 작성자를 찾기 시작했다. “민주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친노 인사가 작성”했다는 “썰”이 돌았고 “전문가가 아니면 도저히 알기 어려운 정보들이므로” 정치 전문가가 작성했다는 설도 있었다. 민주당에서는 "이미 지도부는 누가 작성했는지 알고 있다. 내부인사가 작성한 것이 확실하다" 고 단언했으며 많은 정치평론가들이 여기에 동의했다.

하지만 범인(?)은 쉽게 잡혔다. ID “피투성이”, 그는 민주당 내부인사도 정치 전문가도 아닌 고졸의 철공소 직원이었다. 당시 민주당의 윤리위원장은 “철공소 직원이 혼자 살생부를 작성했다는 소리에 의원들이 다 웃고 있다"고 말했으나 네티즌들은 그 윤리위원장을 비웃었다. 그리고 그 살생부에서 역적 중의 역적으로 지목되었던 박머시기와 정머시기가 두고 두고 노무현 대통령을 괴롭히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우리가 익히 아는 바다. 


3. 
헤겔의 법철학 서문에 나온다는 지혜의 로마 여신 미네르바가, 그리스의 아고라도 아닌 다음의 아고라(광장)에 강림했다. 그는 대한민국과 세계의 경제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고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예언(예견)했으며 그것이 현실이 되자 신화의 자리에서 현실로 주목 받았다. 불과 1년 전에 압도적으로 뽑은 멀쩡한(?) 경제대통령을 놔두고 그가 경제대통령 소리를 들었다. 세상은 그의 말씀을 갈구했고 그가 누구냐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80대 노인, 외국에서 공부한 학자, 외환 딜러, 등등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으나 그의 글이 틀렸다고 주장을 할지언정 (전여옥 의원을 제외한) 대다수의 사람 누구도 그가 전문가 (관련 전공자)가 아니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 승천과 강림을 반복하던 그가 갑작스레 외환 관리에 관한 “공문”에 대한 글을 올리고 나서 그는 더 이상 온라인의 인물이 아니라 우리 앞에 피의자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의 정체는 “30대 전문대졸 백수”가 되었다. 그는 곧 구속되었고 그의 죄목은 “공익을 해할 목적의 허위사실” 유포였다. 물론 검찰에서 “허위사실”로 적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반론이 더 타당해 보인다. (참고 기사)


4. 
이 세가지 사건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놀아났다는 사실이다. 혹자는 소칼 사건은 대학교수에 의해 저질러졌고 나머지 둘은 저학력 하층민(?)에 의해 벌어졌다는 점에서 위 사건들의 차이점을 찾으려고 들지 모르지만 사실 이들은 모두 그 분야의 “비전문가”이기에 학력은 차이점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앞의 소칼 사건과 뒤의 피투성이, 미네르바 사건은 큰 차이가 있으니 다름 아닌 “사건 그 다음”이다. 

소칼 사건은 뒤 이은 책 <지적 사기>의 출판과 포스트 모더니즘, 상대주의 토론 등으로 많은 긍정적인 발전들이 이루어졌다. (인터넷에서 양신규-홍성욱 토론 꼭 읽어보시길) 하지만 피투성이 사건과 마찬가지로 미네르바 사건은 그야 말로 하나의 “형사 사건”으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왜 그럴까? 아마 그 이유는 미네르바는 이미 “30대 전문대졸 백수”로 정의 내려졌기 때문이다. “30대 전문대졸 백수”의 말이 옳고 그른 것에 대해서 논의할 사람은 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에 많지 않다. 게다가 대체 왜 초야의 한 인물이 외신에까지 소개되는 인물이 되었는지에 대한 복기와 반성을 지금의 높으신 양반들에게 기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역사라면 진절머리를 치시는 어른들 아닌가 말이다. 

그러므로 미네르바 사건은 하나의 형사사건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게 제일 안타깝다. 사실은 미네르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네르바 사건 그 다음이 중요한 것인데 말이다. 과연 이 사건이 우리 사회의 어떤 급소를 건드렸는지, 지식인 또는 전문가는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이 사건이 어떤 영향으로 나타날지를 잘 생각해보고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하긴 이렇게 조심스럽게 글을 쓰고 있는 것만으로도 벌써 그들의 작전은 성공인지도 모른다. 


2009년 1월 9일 금요일

휴대전화는 뇌종양을 유발할까요?

'휴대전화, 뇌종양 유발' 충격!
야후 뉴스가 7일 전한 바에 따르면 인터폰(Interphone)이 휴대전화의 암 발병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13개국 6,400명의 뇌종양 환자 케이스를 수집해 조사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잠정적으로 밝혀졌다.

저는 저런 중대한 내용을 우리나라 언론이 이렇게 단정적인 어조로 "뇌종양 유발", "사실이 (잠정적으로) 밝혀졌다"라고 쓸 수 있다는 것이 더 놀랍습니다. 이 기사는 파퓰러 사이언스(팝사이)의 기사를 토대로 쓰여져 있는데 중요한 몇가지가 빠졌습니다. (그런데 왜 스포츠한국 기사에는 기사 소스가 빠져있는 것입니까?)  

1. 대체 인터폰이 뭐지?

인터폴은 국제경찰인데 인터폰(Interphone)은 뭔가요? 물론 여러분이 알고계신 그 인터폰이 아닙니다. 인터폰은 휴대전화 사용에 의한 고주파 (Radiofrequency, RF) 노출과 암발생 위험에 대해 연구하는 다국적 연구 프로젝트 이름입니다. 5개국 7명의 PI (Principal Investigators, 연구책임자)로 구성되어 있고 연구에 참여하는 나라는 Australia, Canada, Denmark, Finland, France, Germany, Israel, Italy, Japan, New Zealand, Norway, Sweden, UK, 이렇게 13개국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설명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2. 데이빗 카펜터의 발언

"앞서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휴대전화의 위험성에 관해 증언한 올버니대학 건강위생환경연구소의 데이비드 카펜터 소장은 "인터폰의 조사 결과가 휴대전화의 안전성에 결정타를 먹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는 것은 사실과 좀 다릅니다. 아래 팝사이의 기사를 보면 데이빗 카펜터같은 과학자들은 인터폰이 휴대전화 안전성에 대한 결정적인 판결 (ruling)을 해줄 것을 기대하지만 2년 동안이나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지연시키고 있다는데 대해서 불만(frustration)을 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Scientists like David Carpenter, the director of the Institute for Health and the Environment at the University of Albany, who spoke about cellphone risks at a Congressional subcommittee hearing in September, are looking to Interphone for a definitive ruling on cellphone safety but have expressed frustration over the two-years-delayed results.
이 내용은 과학자들이 인터폰에 보낸 이 편지를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3. 휴대폰 사용 기간의 문제

"지난 수년간 관련 연구가 적잖게 발표됐으나 모두 휴대전화를 사용한지 몇년 뒤의 영향을 조사한 것이어서 분석 통계자료로는 사용되지 않았다."는 내용도 약간 더 설명이 필요합니다. 

논문으로 발표되지 않은 인터폰의 연구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팝사이의 기사를 토대로 본다면 13개국 6400 종의 종양샘플로부터 얻은 결과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 이스라엘의 경우는 50%,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은 40% 더 높은 뇌종양 발생율을 보였는데, 그게 어떤 사람보다 뇌종양 발생률이 높은가하면 10년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람에게서만 그랬다는 겁니다. 그리고 10년 이하로 사용한 사람에게서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Israeli researchers participating in Interphone found that people who use cellphones regularly are 50 percent more likely than non-users to develop brain tumors. And a joint Interphone analysis from the U.K., Denmark, Norway, Sweden and Finland reported a 40 percent increase in tumor risk in people who use cellphones for more than a decade; the study found no discernable risk for people who have used cellphones for fewer than 10 years.
사실 휴대전화와 뇌종양의 관계는 몇 번 논문으로 발표가 된 적이 있는 모양인데 큰 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여겨져 왔나 봅니다.(헬스로그의 휴대전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그런데 그 논문들의 헛점이 하나 있다면 대부분 뇌종양의 발전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10년 이상 장기간 사용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위의 기사에서 "지난 수년간 관련 연구가 적잖게 발표됐으나 모두 휴대전화를 사용한지 몇년 뒤의 영향을 조사한 것이어서 분석 통계자료로는 사용되지 않았다."는 내용은 "지난 수년간 관련 연구가 적잖게 발표됐으나 모두 휴대전화를 사용한 후 단기간 (10년 이전) 후의 영향을 조사한 것이어서 통계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가 정확한 내용이 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일단 논문이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논문은 내지 않고 다른 경로로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조금 신뢰를 안하는 편입니다. 기사에 2009년 초에 연구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는데, 팝사이의 기사에는 그런 이야기가 없네요. 아무튼 조만간에 논문을 기대합니다.

다만 팝사이의 댓글 중에 재미있는 것이 있는데 미국의 뇌종양 환자 확률은 10만명 중에 7명이라고 합니다. 두배가 된다고 해도 10만명 중에 14명이죠. 40-50%라고 한다면 10만명 중에 10명 (만명 중에 1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10만명 중에 3명이 더 걸린다는 것이죠. 보기에 따라서는 커도 보이고 작아도 보이는 숫자입니다. 성인인구의 거의 대부분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대한민국이므로 전 인구가 10년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한다고 한다면 5천만명 중에 5000명 정도 뇌종양 환자가 나올 것이고 그 중에 3500명은 휴대전화와 상관이 없고 1500명의 뇌종양 환자가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이겠죠.아 물론 좀 더 정확하게 하려면 매년 사망자가 몇 명이고 이런 식으로 해야겠지만 뭐 계산상으로 그렇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지 10년이 넘었는데, 뇌종양환자의 숫자는 얼마나 늘고 있을까요? 닥블의 의사선생님들은 아실 것도 같은데요.

그리고 과거에 휴대전화에 관련된 잘못된 정보들이 광범위하게 유통되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팝콘을 튀기는 것이었죠. 물론 어느 회사의 장난(viral marketing)이었습니다. 거기에 대한 제 포스팅 (휴대폰으로 팝콘을 튀긴다는 것은 뻥!)하고 헬스로그에 더 잘 정리된 내용 (특히 휴대전화로 달걀 삶기)을 참고하셔서 정확한 정보를 알고계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