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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13일 화요일

전자파의 위해성 : 휴대전화와 전자레인지

(이 포스팅은 지난 저의 두 포스팅 "전자레인지 괴담. 한겨레21은 안병수씨를 해고하라!" 와 "휴대전화는 뇌종양을 유발할까요?"와 그 레퍼런스들을 방송용으로 재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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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모 포탈 사이트의 건강 관련 부분에서 가장 많이 본 뉴스 중의 하나가 “'휴대전화, 뇌종양 유발' 충격!”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그리고 작년 말에 모주간지에 “전자레인지는 음식을 화나게 한다.”는 컬럼이 실려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그래서 오늘은 전자파의 위해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 전자파(電磁波)란 무엇인가? 電子가 아니고 電磁

전자파를 흔히 전자제품에서 나오는 파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고 전자파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변화가 일으키는 파동을 뜻합니다. 이런 전자파는 우리가 사용하는 각종 전기제품 뿐만이 아니라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X-선 등을 모두 포괄하는 말입니다. 이런 구분은 파장에 따라 하는 것으로 보통 파장이 길면 에너지가 적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 중에 가장 파장이 짧은 것이 X-선이고 그 다음이 자외선입니다. 그래서 X-선이나 자외선은 인체에 많이 해롭지요. 

2. 그러면 전자(電子)레인지는 어떤 전자파를 사용하나요?

전자레인지를 영어로 마이크로웨이브(마이크로파)라고 부르는데, 마이크로웨이브는 파장이 크고 진동수가 작아서 원적외선이나 가시광선에 비해 에너지가 약합니다. 그런데 이 마이크로파를 마그네트론이라는 기구를 통해서 방출하면 그 진동수가 2,450MHz(1초에 24억 5000만번)되도록 방출하는데 이 진동수가 물의 진동수와 같기 때문에 물분자가 진동을 해서 자기들끼리 충돌하면서 마찰열이 생깁니다. 이 열을 이용해서 식품을 가공하는 것이 전자레인지의 원리입니다. 그래서 수분이 없으면 가열이 안되는 특성이 있지만 다른 복사열이나 전도에 의한 가열보다 골고루 빨리 가열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3. 그런데 전자레인지의 유해성이 문제가 되고 있나요?

사실 전자레인지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혹시 인체에 해롭지는 않을까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의학적으로 타당성이 있다고 밝혀진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몇가지 잘못된 정보들이 유포되면서 마치 전자레인지를 사용해 가공한 식품들이 암을 유발하거나 인체에 해롭다는 소문이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4. 잘못된 정보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1) 미국의 상류층은 전자레인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일단 전자레인지가 해로워서 미국의 상류층은 전자레인지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세리자와 님의 포스팅의 그래프 참조)

2) 전자레인지의 유해성은 과학자들이 인정했다?
전자레인지의 유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윌리엄 코프라는 사람과 한스 허텔 박사 이렇게 두 사람이 꼭 나옵니다. 역사에 먼저 등장한 것은 스위스의 식품화학자 한스 허텔인데 1980년대 후반에 한스 허텔과 일곱 명의 동료 채식주의자들이 호텔방에 2개월동안 틀어밖혀서 우유와 채소만 먹었는데 전자레인지로 덥힌 우유를 먹은 사람들에게서 "암스러운 상태의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병리학적 초기단계 증상이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논문으로 발표되지도 않았고 곧 잊혀졌습니다.

그리고 등장하는 사람이 윌리엄 코프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은 한스 허텔의 이야기와 출처불명의 이야기들을 묶어서 다양한 위험성을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전자레인지가 처음 개발된 것이 미국 회사인데 실은 나찌에서 연구되었다가 소련에서 그 기술을 이어서 개발하다가 너무 위험해서 그만두었다는 소설같은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단 한 편의 논문도 제대로 쓴 적이 없고 나중에 가전업계의 핍박을 피한다는 명목으로 이름을 감추고 종적을 감춰버립니다. 문제는 이 두사람의 이야기들이 아직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죠.

3) 전자레인지로 가공하면 면역력이 약화된다?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결과라면서 “전자레인지에 의해 인체 면역력이 약화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이야기하는 내용도 있는데 이것도 전혀 잘못 해석된 것입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이와 관련된 논문이 하나 나온 것이 있는데 그 논문은 얼려놓았던 모유의 성분을 전자레인지로 녹일 때 항체나 라이소자임 등의 모유속 항감염인자(anti-infective factors)의 손실이 얼마나 되는가에 대한 논문입니다. 그런데 항체나 라이소자임 모두 단백질들인데 당연히 얼렸다 녹이면 활성이 떨어질 것이고 게다가 전자레인지로 98도까지 돌린 경우는 더 떨어지겠죠. 그걸 가지고 면역력 약화라고 말한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볼 수 밖에요.

4) 원적외선과 같은 천연의 전자파는 괜찮다?

일단 천연의 전자파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원적외선 뿐만 아니라 가시광선도 자외선도 다 천연의 것입니다. 하지만 자외선은 몸에 나쁩니다. 확실하게 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전자파가 천연이라고 좋고 인공이라고 나쁘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이 나쁠 수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우리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있을 수도 있지요. 그럴 리는 거의 없지만 마이크로파를 사람이 직쩝 쬔다면 당연히 나쁠 것이고 전자레인지 마그네트론을 직접 쳐다보는 것도 눈에는 나쁠 겁니다. 누구도 그걸 부정하진 못합니다. 실제로 전자레인지의 유해성에 대한 논문은 대부분 광원을 직접 쳐다본 사람들의 안과적 질병이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폭발같은 것이 대부분이지 전자레인지로 가공하는 식품의 성분 자체에 대한 문제는 거의 제기되고 있지 않습니다. 

5. 지난 주에 “'휴대전화, 뇌종양 유발' 충격!”이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지난 주에 모 포탈 사이트의 건강 관련 부분에서 가장 많이 본 뉴스 중의 하나가 “'휴대전화, 뇌종양 유발' 충격!”이라는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전자레인지와는 달이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우려는 여기저기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약간의 해설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그 이전에 인터넷에 퍼져있는 몇가지 잘못된 정보를 먼저 짚고 넘어가보죠.

6. 휴대전화에 대해서도 잘못된 정보가 있나요?

1) 휴대폰으로 팝콘을 튀긴다?
지금은 많이들 아십니다만 작년 여름에 휴대전화로 팝콘을 튀길 수 있다는 동영상이 소개되면서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것도 미국인 버전, 일본인 버전, 러시아인 버전 등 전 세계 사람들이 실행해본 동영상이어서 더 충격이었습니다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요. 모 무선통신장비 회사에서 소위 viral marketing으로 만든 동영상이었던 것으로 판명이 났습니다. 실제로 팝콘을 튀기기위해서는 밀폐된 공간에서 1kW로 1분 정도가 필요한데 휴대폰이 발생시키는 전력이 0.1에서 1W 이기 때문에 그렇게 빨리 팝콘이 튀겨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2) 휴대폰으로 달걀을 삶는다?
또 다른 하나는 두 휴대전화 사이에 계란을 놓고 전화통화를 하면 서서히 뜨거워지면서 65분에는 완전히 다 익는다는 이야기인데요. 이것도 역시 사실과 다릅니다. 실제로 “영국의 유명한 과학 프로그램인 Braniac (2005년 방영)에서 핸드폰 2개가 아닌 100개로 계란을 둘러싸고 또 다른 100개의 폰으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계란은 전혀 익지 않았다”고 합니다. 

7. 그렇다면 휴대전화의 유해성도 근거가 희박한 것인가요?

그건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휴대전화는 전자레인지와 달리 사용 빈도가 더 높고 실제로 몸에 부착해서 사용하니까요.  

문제는 이번에 보도된 휴대전화와 뇌종양의 연관관계에 대한 기사는 파퓰러 사이언스(팝사이)라는 외국 잡지의 기사를 토대로 쓰여져 있는데 중요한 몇가지 점이 빠져 있거나 잘못 전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기사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인터폰이라는 연구 프로젝트의 결과인데 이 인터폰이라는 연구 프로젝트는 휴대전화 사용에 의한 고주파 노출과 암발생 위험에 대해 연구하는 다국적 연구 프로젝트 이름입니다. 5개국 7명의 연구책임자로 구성되어 있고 연구에 참여하는 나라는 Australia, Canada, Denmark, Finland, France, Germany, Israel, Italy, Japan, New Zealand, Norway, Sweden, UK, 이렇게 13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큰 프로젝트지요.

그런데 이 프로젝트의 결과로 13개국 6,400명의 뇌종양 환자 케이스를 수집해 조사 연구해본 결과 이스라엘의 결과로는 휴대전화를 10년 이상 이용한 사람이 미사용자보다 뇌종양을 앓을 위험도가 50% 높은 것으로, 영국과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에서도 휴대전화를 10년 넘게 쓴 사람은 뇌종양에 걸린 가능성이 40% 높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10년 이하로 사용한 사람에게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8. 10년이라는 기간이 의미가 있나요?

일반적으로 뇌종양은 한 두 번의 전자파로 발생하지는 않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장기간 사용해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인터폰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사실 휴대전화와 건강에 관련된 연구프로젝트들은 이렇게 장기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이죠.

9. 그럼 이 결과에 대한 다른 과학자들의 반응이나 평가는 어떤가요?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결과에 주목은 하지만 의심스런 눈길로 보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과학계에서는 이렇게 대규모적이고 장기 프로젝트가 드물기 때문에 이것이 사실이라면 큰 반향을 불러올 수도 있는 문제이지요. 하지만 문제는 인터폰 관계자들이 2년이 넘게 논문을 내지 않고 언론에 연구결과를 단편적으로 흘림으로서 연구 방법이나 이런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심도 나오고 있고 실제로 인터폰 프로젝트 연구 책임자에게 공개적으로 논문을 내도록 공개요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논문이 나오지 않으면 실제로 어떤 환자들을 어떻게 조사해서 어떻게 결과를 도출했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그 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금으로서는 논문이 나오기를 기다려 보는 수 밖에 없겠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뇌종양은 일반인이 걸리기 쉬운 병이 아니고 휴대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우리 유전자를 망가뜨릴 정도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요즘은 영상통화 폰이 나와서 귀에 대고 통화하지도 않지요.^^

2008년 12월 11일 목요일

전자레인지 괴담. 한겨레21은 안병수씨를 해고하라!

얼마전에 한겨레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삼성에서 광고 끊기고 힘들다고 한겨레21이나 씨네21 봐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씨네21 신청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한겨레 애독자이고 한겨레가 이 사회에 필요하다고 믿으니까요. 하지만 한겨레21은 안병수씨가 글 그만 쓸때까지 안 볼 생각이에요.

전자레인지는 음식을 화나게 한다 (한겨레21) 

위 글을 잘 보세요. 위 글에서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전자레인지)가 위험하다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윌리엄 코프의 주장과 한스 허텔 박사의 주장
2) 스탠포드 대학연구팀 주장
3) 연세대 원주 의대 김현원 교수의 주장

그럼 하나씩 볼까요?

1) 윌리엄 코프의 주장과 한스 허텔 박사의 주장

간단하게 이 글 (Fact vs. fiction) 하나만 읽어보시면 될 겁니다. 뭐 영어가 싫으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해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모든 것은 스위스의 식품화학자 한스 허텔이 시작했습니다 (It all started with Hans Hertel). 1980년대 후반에 한스 허텔과 일곱 명의 동료 채식주의자들이 호텔방에 2개월동안 틀어밖혀서 우유와 채소만 먹었는데 전자레인지로 덥힌 우유를 먹은 사람들에게서 "암스러운 상태의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병리학적 초기단계 증상  (the initial stage of a pathological process such as occurs at the start of a cancerous condition)"이 발견되었다는 것이지요. 물론 이 결과는 어디에도 논문이 되어서 실리지도 못했고 다른 사람에 의해 재현성이 검증되지도 않았습니다. 허텔이 뭘 측정했고 어떻게 측정했고 그런 것 하나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냥 잊혀진 것이죠. 이 "연구"에 대한 워싱턴 주립대학의 배리 스완슨 교수의 말입니다.

"Without knowing more about how he conducted his study, what he measured, how he measured it, and what he found, it's impossible to even begin to evaluate his findings," says Barry Swanson, a food scientist at Washington State University in Pullman. (그가 무슨 연구를 했는지, 무엇을 측정했고, 어떻게 측정했고 무엇을 발견했는지도 모르면서, 그의 발견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 다음에 윌리엄 코프(William Kopp)라는 "미국 연구자"가 나타나서 한스 허텔을 부활시킵니다.  이 사람은 식품화학자도 아니고 그냥 "연구자"랍니다. 안병수씨는 "과학자"(과학자 욕보는군요)라는군요. 윌리엄 코프는 소련이 마이크로웨이브의 위험성을 알았다는 이야기를 퍼뜨립니다. 그리고나서 코프가 쓰기를 

"People who ingested microwaved foods showed a statistically higher incidence of stomach and intestinal cancers, plus a general degeneration of peripheral cellular tissues and a gradual breakdown of the function of the digestive and excretory systems," Kopp wrote (마이크로웨이브로 조리된 음식을 섭취한 사람들은 통계적으로 위와 장의 암발생이 더 높았다. 그리고 일반적인 peripheral cellular tissues의 퇴화와 소화 및 배설 기능의 점차적인 파괴를 나타내었다.) 

하지만 그가 주장한 소련의 연구결과라는 것도 역시 발표된 적이 없고 현재 그 연구소는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윌리엄 코프는 가전제품 업계의 핍박이 있을 것이라고 믿으면서 이름도 바꾸고 사라져 버립니다. 이런 무책임한 사람들의 말을 믿어야 하는 겁니까? Fact vs. fiction 에 여기에 대한 다른 과학자들의 말이 나오니까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문제는 이들의 말이 아무런 검증없이 급속도로 인터넷에 퍼져버렸다는 겁니다. 그리고 식품의 안전성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에게 먹혀들어가고 있다는 것이구요.  

조금 무식한 단순화지만 오른쪽으로 갈수록 해롭고 왼쪽으로 갈수록 안전해보이지 않나요? (source: http://www.sciencelearn.org.nz/)


 
2)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결과

이런 경우가 제일 힘들죠. 대체 스탠포드의 누가 한 연구냐 말이죠. 할 수 없이 Pubmed에서 microwave와 stanford를 검색어로 찾으니까 나오는 논문은 31편. 그 중에서 마이크로웨이브 오븐과 관련되었다고 할 수 있을 만한 논문은 아래의 것 밖에 없네요.

Effects of microwave radiation on anti-infective factors in human milk.

그런데 위 논문을 가지고 안병수씨가 컬럼에서 주장한 “전자레인지에 의해 인체 면역력이 약화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생각됩니다. 저 논문은 얼려놓았던 모유의 성분을 전자레인지로 녹일 때 항체나 라이소자임 등의 모유속 항감염인자(anti-infective factors)의 손실이 얼마나 되는가에 대한 논문인데요. 항체나 라이소자임 모두 단백질들인데 당연히 얼렸다 녹이면 활성이 떨어질 것이고 게다가 전자레인지로 98도까지 돌린 경우는 더 떨어지겠죠. 그걸 가지고 면역력 약화라고 말한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볼 수 밖에요. 끓는 물로 녹인 것에는 활성이 살아있고 전자레인지로 녹인 것에는 활성이 죽었다면 또 모르지만 말입니다.  
 
3) 연세대 김현원 교수의 알칼리수

이분의 연구는 아무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분의 알칼리수가 뭔지는 본인도 정확히는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그 분의 책을 보고 설명을 들어도 솔직히 이해가 안갑니다. 예전에 김현원 교수의 신동아 기사가 논란이 되었는데, 뭐 우리가 모르는 어떤 원리가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그냥 잠자코 있을 수 밖에 없지요. 왜냐하면 지금으로서는 본인의 표현대로 초과학적 영역이니까요. 하지만 초과학적 영역은 초과학으로 남겨 두어야지요. 전자파에 의해 물의 치유 효능이 손상된다고 하는 것 역시 "현재로서는" 검증불가의 영역이니까요. 

다만 이분이 육각수니 측정불가능한 정도의 약한 수소결합이니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데 당연히 전자레인지로 가열하면 그런 수소결합들이 헝클어지겠지요. 그런데 so what? 그게 전자레인지의 유해성과 무슨 상관이죠?  김현원 교수님의 알칼리수는 그냥 가열하면 괜찮고 전자레인지에 돌렸을 때만 문제가 생기나요? 



결론적으로 안병수씨의 저 글에서 과학적 근거라고 예를 들어놓은 것들은 과학적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지식인들이 폭로하는 전자레인지의 치부"니 "전자레인지의 유해성에 경종을 울리는 학자들은 그 밖에도 많다"며 예를 들어 놓은 "미국의 과학자인 윌리엄 코프", "스위스의 한스 허텔 박사", 모두 과학적으로 별로 의미없는 분들이구요. Pubmed에서 찾아보면 microwave와 관련된 저 사람들 논문이 한 편도 없어요.  

게다가 안병수씨 글이 더 넌센스인 이유는 "전자파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자연이 만드는 전자파는 오히려 더 좋다. 그 유명한 원적외선이 바로 그것이다. 음식을 조리할 때 원적외선을 많이 쬐어주면 속까지 고루 익을뿐더러 맛이 훨씬 좋아진다."라는 것입니다. 이건 대학 1학년 물리나 화학만 배웠어도 할 수 없는 말입니다. 자연이 만드는 전자파는 더 좋다? 그러면 자외선도 몸에 좋겠군요. 그리고 식품저장학 교재에 보면 원적외선은 식품 내부 깊이까지 침투하지 못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마이크로웨이브는 채소류 가공시 물에 넣고 가열하는 것보다 비타민 손실이 적은 방법이라고 나와 있구요. (식품가공저장학 김덕웅 외, 광문각 p89; 식품가공저장학, 장학길 외, 라이프사이언스 p49 )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이 나쁠 수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우리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있을 수도 있지요. 그럴리는 거의 없지만 마이크로파를 사람이 직쩝 쬔다면 당연히 나쁠 것이고 전자레인지 마그네트론을 직접 쳐다보는 것도 눈에는 나쁠 겁니다. 누구도 그걸 부정하진 못합니다. 하지만 그런 주장을 하려면 적어도 제대로된 근거를 가지고 주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별 생각없이 한 이야기들이 구전되어 책이나 기사에 기록되고 그걸 다시 인용해서 마치 사실인양 호도되는 방식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못하니까요.

잠깐만요. 그렇다고 전자레인지에 넣어서는 안되는 물질까지 집어넣고 가열해서 환경호르몬이 나오게 한다든가 하는 그런 것까지 옹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아시겠죠? 그리고 Fact vs. fiction에도 혹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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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아래는 William 
Kopp의 원전이라고 알려진 문서인가 본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http://www.lessemf.com/mw-stnds.html#AREC

인용해놓은 몇몇 논문을 찾아봤는데 사실과 다른 것들이 많아요. 1989년 12월 lancet에는 Lita Lee라는 사람의 논문이 없습니다. 그대신 Aminoacid isomerisation and microwave exposure.라는 제목의 논문이 하나 있군요. 이 문제에 대해선 나중에 나온 Free amino acid concentrations in milk: effects of microwave versus conventional heating이라는 논문이 답이 되겠네요. 논문 초록의 맨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씌어 있습니다.   

Also, considering few variations of free amino acid concentrations and the time saved, microwave heating appears to be an appropriate method to heat milk. (자유 아미노산 농도의 변화와 시간을 절약하는 것을 고려해보면, 마이크로웨이브로 가열하는 것은 우유를 가열하는 적합한 방법으로 보인다.)


2008년 6월 13일 금요일

휴대폰으로 팝콘을 튀긴다는 것은 뻥!

꿀벌과 전자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난 이후에 우연히 요즘 휴대폰으로 팝콘을 튀길 수 있다는 동영상이 돌아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하늘을 찌르고 전자파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는 요즘에 당연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 소재더군요. 그래서 찾아보니까 관련된 동영상 포스트가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여러나라사람들이 찍은 여러가지 버전이 돌더군요. 그 중에 제일 유명한 것이 아래의 일본 동영상인 듯 합니다.

이 동영상 말고도 여러가지 동영상을 찾을 수 있었는데 아래와 같은 것들입니다.  



그러면 저 동영상의 내용들은 진짜일까요? 유감스럽게도
Snopes.com에 따르면 이 동영상들은 Cardo systems가 자사의 bluetooth 헤드셋을 홍보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일단 과학적으로 팝콘을 튀기기위해서는 밀폐된 공간에서 1kW로 1분 정도가 필요한데 휴대폰이 발생시키는 전력이 0.1에서 1W 이기 때문에 그렇게 빨리 팝콘이 튀겨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장난(?)치고는 좀 심한 것 아닌가요? 여러사람들이 벌써 낚였는데...)


Making popcorn with a cellphone happens only in the movies!!!



2008년 6월 3일 화요일

꿀벌과 전자파의 상관관계

일전에 실험 디자인에 관하여 올렸던 포스팅에 꿀벌과 휴대전화의 관계에 대한 실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다른 자료를 찾다가 스펀지 2.0에서 이 내용을 가지고 방송을 한 적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용은 나름 재미있는데 켜놓은 휴대전화 사이에 있는 꿀벌들이 뭔가 영향을 받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잠깐 찾아보니 이러한 실험을 행한 사람은 독일 란다우 대학의 물리학자인 Jochen Kuhn과 Hermann Stever라고 하는군요. 논문(이라기 보다는 학술대회 프로시딩)은 German Informatics and Cybernetics conference 에서 2003년에 발표한 것이라고 합니다. 원문이 독어라서 내용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꿀벌들이 벌집을 찾지못해 죽는 병을
colony collapse disorder 라고 하는데 아직은 원인미상이라고 하는군요. 정말 휴대전화의 고주파 (900 MHz - 1800 MHz)가 영향을 주는 것을 밝히면 나름 좋은 연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왜 저런 TV 프로그램에서는 실험을 저렇게 했을까요. 옆의 대조군에도 휴대전화를 끈채 가져다 놓았으면 훨씬 더 좋은 실험이 되었을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