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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8일 화요일

올해의 발명과 유전자의 세계

시간이 참 빠릅니다. 벌써 11월도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고 2008년 달력도 한장만 넘기면 끝입니다. 연말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들이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의 하나가 그해의 10대 사건, 10대 뉴스 뭐 이런 것들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에서는 매년 11월이면 "올해의 발명 (Invention of the year)"을 발표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발명에 대하여, 그리고 올해 주목받은 발명품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타임의 "올해의 발명"이란?


앞서 말씀드린대로 매년 11월이면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발명 (Inventions of the Year)"을 발표합니다. 그 전해부터 개발되어진 50가지 상품이나 아이디어를 주로 소개하는데요. 그 50가지 중에는 아주 중요한 과학적 발명품도 있고, 정말 황당한 발명품도 있습니다. 그 50가지 중에서 최고의 발명품은 "올해의 발명 (invention of the year)"로 선정합니다. 그 동안 이 올해의 발명을 통해 소개된 유명한 제품들이 있는데 몇가지를 알아보죠. 

2001년에는 인공심장이 뽑혔었구요. 2002년에는 토마토 백신, 2003년에는 itunes 등이 유명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것은 2005년도 부터입니다. 2005년도 올해의 발명은 바로 우리나라 작품인데요, 복제개 "스너피"였습니다. 황우석 교수팀이 줄기세포 연구에서는 잘못과 오류가 많이 있었지만 동물복제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었는데, 바로 그 복제개 스너피가 올해의 발명으로 뽑혔었습니다.

2. 최근 "올해의 발명"


2006년도에는 올해의 발명으로 "Youtube"가 선정되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최근 들어 컴퓨터와 카메라와 캠코더를 가진 개인들이 소위 UCC (user created contents)라는 작품을 올리도록 만든 획기적인 사이트입니다. 간혹 유튜브를 그냥 동영상 올리는 사이트 정도로 인식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사실 이제 youtube는 정보 공유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IT 기업인 구글이 2006년 10월에 16억 5천만불 (1조 8천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주고 인수를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2007년도에는 올해의 발명으로 iphone이 선정되었습니다. 아이폰은 CDMA 방식이 아니라서 한국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지만 전세계적으로 깜찍하고 귀여운 외양과 버튼이 없는 터치 스크린, 무선인터넷, 구글 맵 등등 다양한 서비스와 기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제품입니다. 이에 맞추어서 국내 휴대폰 회사들도 최근에 터치 스크린 형식의 휴대폰을 내놓고 외국시장을 공략하고 있지요.

3. 1등은 아니지만 그간 주목받은 발명품

하지만 그렇게 올해 최고의 발명으로 뽑힌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그 올해의 발명에는 중요한 과학적인 성취들이 녹아져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 중에 제게 기억나는 것 하나가 2006년에 선정된 인간 유두종바이러스 (human papilomavirus, HPV)의 예방백신입니다. 그게 2년전이었는데 아마 최근에는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이라고 해서 동네 병원에 가면 어디에나 이 예방접종 포스터가 붙어있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TV에서 공익광고처럼 광고도 하더군요.

이 예방접종에 대한 타임지의 제목은 "Good for Girls!"인데요. 자궁경부암 백신은 어린 소녀들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백신 때문에 텍사스 주지사인 보수적 공화당원 릭 페리가 11-12세 여자아이들에게 의무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한다는 행정명령을 내린 것이 뉴스가 되기도 했었지요.

그런가 하면 알러지를 일으키지 않는 고양이도 있습니다. 보통 고양이의 타액속의 어떤 단백질(feline D1,  or FelD1)이 사람에게 알러지를 일으키는 물질로 작용한다고 하는데요, 미국의 모 회사가 고양이를 유전공학적으로 조작한 것이 아니고, 단순히 접붙이기를 통해 그 단백질을 생산하지 않는 고양이 품종을 개발했다고 화제가 되었었습니다. 현재 판매가격이 품종에 따라 다른데 제일 싼 것은 약 7,950불 (약 90만원) 정도부터 있고 비싼 것은 39,000불 (약 4천5백만원)까지 있더군요.

3개월 된 Allerca GD 고양이들 (Allerca.com)


이렇듯 과학의 발전은 새로운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고는 하는데 그럼 작년부터 올해까지 가장 주목받은 발명은 무엇이었을까요?

4. 2008 최고의 발명품


올해도 역시 다양한 발명품들이 선정되었습니다만 올해는 약간 의외의 제품이 올해의 발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 제품은 다름 아닌 유전자 테스트 키트 (The retail DNA test)랍니다. 이 키트의 이름은 "23andMe"라고 하는데, 왜 이름이 "23andMe"일까 궁금해서 알아보니 우리 인간의 염색체가 23쌍이라서 이름을 저렇게 지은 모양입니다. 현재 미국 캐나다를 비롯해서 주로 유럽지역에서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만 아시아의 대부분 나라들은 빠졌습니다.

유전자 검사 시대가 되면 이런 작품은 못나오죠.


원리는 아주 간단한 것인데요 사실 침뱉기 키트 (spit kit)를 주문해서 받은 후에 거기에 침을 뱉어서 회사로 보내고 그러면 회사에서 여러가지 유전자 검사를 해주는 방식입니다. 뭐 피를 뽑거나 머리카락을 뽑아서 하는 것이랑 뭐 크게 다를 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유전자 검사 키트에는 여러가지 사회적 의미를 생각해볼 수 밖에 없는데요. 일단 이 회사를 만든 사람이 구글의 검색엔진을 만든 세르게이 브린이라는 사람의 부인(Anne Wojcicki)이라는 점입니다. 결국 이 유전자 검사는 생명공학기술과 IT가 접목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 검사를 통해서 23가지 알려진 질병과의 연관성, 68가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연관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연구결과들과의 연관성을 검사해준다고 합니다. 그 중에는 당뇨병, 파킨슨씨병, 전립선암, 유당불내증 등등이 들어있습니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이 검사를 통해 인종적인 선조, 소위 뿌리를 찾는 것도 가능한데요. 미토콘드리아 지놈을 분석하면 가계의 연관관계를 알 수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는 모계로부터만 유전되기 때문이죠. 이런 것을 통해서 친부, 친자 등을 알아낼 수도 있지요. <맘마미아> 이런 영화는 넌센스가 되는 시대가 곧 열릴 것이라는 이야깁니다.

5. 가타카, 유전자 검사의 시대

하지만 이런 편리함들이 늘어가는 세상에 대한 걱정도 늘어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개인의 유전정보가 잘못 사용되면 차별의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런 것을 소위 "유전자 결정론" 문제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80%라고 하면 생명보험회사나 이런 데서는 가입을 받아주지 않겠죠. 그래서 자기 자신의 유전적 운명을 알고 싶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100% 알 수도 없음에도), 사실 그 결과로 인해서 여러가지 제약이나 손해가 올 수 있다는 것이죠. 그 극단적인 예가 기형아 검사 같은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There is no gene for the human spirit

이런 문제를 날카롭게 다룬 <가타카 (GATTACA)>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킬 빌>의 우마 서먼과 <비포 선라이즈>의 에단 호크, 쥬드 로가 주연한 1997년 영화인데 개봉과 아울러 많은 주목을 받았던 영화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유전공학이 발달한 어느 미래에, 유전공학적으로 태어나지 않고 자연 잉태로 태어난 에단 호크는 유전적으로 심장이 약하고 열성유전자가 많아서 30세를 넘기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는 우연히 만난 전직 수영선수 주드 로 행세를 하면서 우주항해회사인 가타카 (GATTACA, DNA 염기서열로 만들어진 단어죠)에 신분을 속이고 우주비행사가 되기위해 취직을 합니다. 우성 유전자로 태어난 주드 로는 교통사고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었기 때문에 에단 호크가 자기 대신 그런 일을 꾸미는 것을 도와주죠. 하지만 가타카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범인을 잡기 위해 전 직원들의 신원조사를 하면서 범인을 쫓는 미스테리와 그 와중에 자신의 신분을 속여야하는 에단 호크의 피눈물나는 노력, 그리고 에단 호크의 정체를 알아버린 동료 우마 서먼의 스토리가 영화의 뼈대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주목을 받은 지점은 바로 가까운 미래에 우리도 어쩌면 신생아가 태어나면 유전자 검사를 통해 그 아이의 운명을 확률적으로 알아내고, 더 나아가서는 아예 임신을 할 때부터 우성의 유전자들을 골라서 수정을 할 수 있는 세상이 우리 앞에 열릴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과학이 과거 상상의 세계에서나 가능하다고 여겨지던 것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세상을 우리 앞에 제시한다면 과연 우리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6. 과학의 사회적 책임과 우리의 미래

그래도 아직까지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 아직까지 우리의 과학 수준은 그 정도에는 한 참 못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올해의 발명으로 유전자 검사 키트가 선정되고, 개인들이 자신의 유전정보를, 아직까지는 비록 한정된 정보에 불과하지만, 크지 않은 돈을 내고 검사할 수 있는 시대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요즘은 수명 연장이 아니라 "죽기 전까지 아프지 않게"가 의료의 목적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소위 웰빙(well-being)이 중요한 세상이죠. 그리고 사람들이 여러가지 과학의 발전과 기술의 진보가 이런 목적을 이루어 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그런 사회가 올 경우의 문제점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의미와 행복에 대해서도 잊으면 안되겠죠.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너 행복하니?"라는 질문을 던져보면서 말입니다.      


2007년 10월 13일 토요일

한국계 헐리웃 여배우가 이런 역으로만 나오는 이유?

오늘은 간만에 잡담 포스트나 하나 올려 봅니다. 최근에 인간복제 이쪽 관련 수업이 있어서 학생들과 함께 보려고 <가타카>를 먼저 봤습니다. 아마 <블레이드 러너>와 함께 미래를 그린 과학 픽션으로서 잘 알려져 있는 영화죠. 물론 터미네이터 시리즈 같은 것들이 더 유명하지만 아무래도 터미네이터는 주제 의식보다는 볼거리에 관심이 가는 영화고, 가타카나 블레이드 러너는 좀 더 주제에 집중하게 만들죠.

그런데 그 영화를 보다보니까 주인공이 탄생하는 장면의 간호사가 눈에 익더군요. 혹시 누군지 아시겠나요? 얼굴을 공개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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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신생아의 피를 한 방울 뽑아서 그 자리에서 신생아의 유전적 운명을 알려주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저 배우 사실 여러 영화에서 봤거든요. 확실히 기억나는 것은 <스파이더맨> 하고 <트루먼쇼>였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역시 제 기억이 맞았더군요. 제가 기억력이 안좋은데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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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1편의 첫 장면에서 거미들을 소개하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거미에 물려서 스파이더맨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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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은 기발한 상상력의 영화 <트루먼 쇼>에서 방송국 직원으로 나온 장면이죠. 아마 세 영화중에 가장 비중이 큰 역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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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IMDB를 뒤져보니 저 배우의 이름은 Una Damon 이고 원래 이름은 Una Kim (김유나?)이었다고 하네요. 아마 결혼하면서 성을 바꾼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 출생이고 다수의 TV 시리즈와 영화 <딮 임팩트>에도 출연을 했네요. 안타깝게도 자세한 정보가 없지만 필모그래피 등의 내용은 IMDB를 참조하세요. 요즘 미국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인물들이 꽤 있는데, 산드라 오라든지, 김윤진, 김덕문(Randall Duk Kim, 딴지에서 예전에 김덕팔이라는 썰이 있다고 했었죠) 등등, 아마 김유나씨도 그런 분 중의 한 명인가 싶습니다.

아무튼 재미있는 것은 잘 알려진 영화에서 Una Damon이 맡은 배역이 주로 간호사, 곤충박사(연구원?), 방송국 직원 등등, 주로 이공계 또는 자연계 인물이죠? 물론 김유나씨가 이지적인 외모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거기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헐리웃의 고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도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여성, 흑인 등 소수인종의 진출이 많이 떨어집니다. (동양인 남자 교수는 그래도 아주 적지는 않습니다만) 그래서 영화를 만들 때, 여성이나 흑인들을 일부러 이런 위치에 배치시킨다고 하더군요. 사실 생물쪽 컨퍼런스에서 흑인 교수가 나와서 발표를 하는 것을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고 흑인 교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많이 드물죠. 제가 일하던 센터엔 18명의 faculty 멤버중에 흑인은 하나도 없고 여성은 딱 한 명이었습니다.

작년에는 하버드 총장 서머스가 “ 남성이 여성보다 과학과 수학 분야 고위직에 더 많은 이유는 선천적인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는 발언을 했다가 중도 퇴진하기도 했고 다음 총장은 역사상 첫 여성 총장을 선출했습니다. 그것도 비하버드 출신에 (역사상 두번째랍니다.) "여성과 성"에 대한 연구를 하는 드류 파우스트 교수를 말이죠.  

아무튼 이런 이유로 영화에서라도 박사나 연구원들은 일부러라도 흑인이나 여성을 기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소위 PC (political correctness) 라고나 할까요. 가타카에서 인공수정을 담당하는 의사도, 터미네이터2 에서 스카이넷 프로젝트의 다이슨 박사도 흑인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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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에서도 여성이 교수나 선임급 연구원으로 자리 잡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겁니다. 분야에 따라서는 조금 다릅니다만, 그리고 예전보다는 나아졌겠습니다만 말이죠.

아무튼 이상이 한국계 배우 Una Damon 씨를 영화에서 보고 들었던 잡생각들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조금 다른 역할로 Una씨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