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5일 일요일

제천 "에이즈 파동" 관련 뉴스를 보다가...

제천 '에이즈파문' 여수사건과 닮은꼴
(전략) 2002년 3월까지 1년6개월간 에이즈 감염 사실을 숨긴 채 하루에 수명에서 많게는 10여명의 남자와 접촉을 해 온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중략) 당시 에이즈 항체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사례는 단 1건도 없었지만 사건 발생 후 1년간 5천621명의 시민이 보건소 등 의료기관을 찾아 에이즈 항체검사를 받는 웃지못할 소동이 벌어졌다.(중략)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생존해 있는 감염인 5천136명 중 3천75명(59.9%)은 이성간 성접촉으로, 2천7명(39.1%)이 동성 간 성접촉으로 에이즈에 감염됐으며 나머지는 수혈 등으로 감염됐다.이에 대해 '한국에이즈재평가를 위한 인권모임' 관계자는 15일 연합뉴스에 보내온 이메일에서 "에이즈라는 질병은 마약중독, 스트레스, 동성애, 장기이식 등 다양한 요인에 따른 면역력 약화로 발생하는 매우 드문 증후군일 뿐 단일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ㆍ전파되는 질병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번 주 굿모닝 사이언스에서 에이즈를 다루려고 최근 자료도 좀 찾아보고 뉴스도 꼼꼼이 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저 위의 기사를 봤는데요. 두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성관계를 통해 에이즈가 감염될 확률이 아주 낮다는 것이고 (여기에 대해서는 두빵님의 멋진 포스팅을 참조하세요.) 두번째는 에이즈 음모론 또는 에이즈 거부운동 (AIDS denialism)이 언론에 소개되었다는 것입니다. 

먼저 첫번째 문제를 보면 이번 제천 사건은 이전의 여수 사건에 비하면 접촉자가 훨씬 적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렇게까지 이슈가 될만 한 사건인지 약간 의문스럽기도 합니다. 여수 사건 당시에 5,621명이 검사를 받았지만 양성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하지요(관련기사). 게다가 제천의 택시기사 전 모씨의 경우는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7번에 걸쳐 실시된 에이즈 감염력 측정지표인 HIV RNA 정량 검사에서 에이즈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던 사람(관련기사)이라서 더욱 감염확률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문제는 사실 오래 전부터 과학계에선 논란(?)이 되었던 것인데, 소위 에이즈 음모론입니다. 아마 최초에는 HIV라는 것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환자에게서 정제된 적이 없다, HIV는 생화학무기를 개발하다 만들어졌다, HIV가 AIDS를 일으키지 않는다, 등등의 다양한 버전으로 진화해서 존재합니다. 그 중에서 최근에는 HIV 감염하고 에이즈는 무관하다는 버전이 가장 많이 퍼져있는 것 같습니다. HIV 감염 후에도 생존하는 사람들이 획기적으로 늘어났고 잠복기가 길면 10년 넘게 되는데다 어떤 과정에 의해서 HIV감염이 AIDS로 전환되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주장에 귀가 솔깃해지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과학계에서는 어불성설이라고 보는 내용입니다. 

작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바로 HIV를 처음 발견한 뤽 몽따니에와 프랑수아즈 바레시누시였는데 그 때, 노벨상 위원회의 비욘 벤스트롬 교수는 즉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번 노벨상의 수여가 HIV가 에이즈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침묵시키기를 바란다고 인터뷰하였다 (출처 NO AIDS)고 합니다. 제가 공부한 바에 따르면 벤스트롬 교수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는데 세상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댓글 6개:

  1. 쩝....멋진 포스팅이라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제 블로그에서는 괜히 마지막에 하나 포경수술에 대한 것을 하나 언급했는데, 참 말들을 많이 하네요. 포경수술을 해야 되는간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고 이에 대해서는 저도 인정하지만, 의학적인 사실을 이야기 하는 것조차 인정되지 않는 그런 분위기가 참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마지막 말인...세상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말.....참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꼭 에이즈 뿐만 아니라 가장 유명한 것 있잖아요. 아폴로 11호였던가...사실은 달에 가지 않았고, 그건 다 조작이라는...... 그리고 우주인사건인 로스웰 잔해 사건...등등....아..최근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되었던 김현희가 대한항공을 폭파하지 않았다.....라는 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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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두빵 - 2009/03/15 22:17
    그렇지 않아도 그 댓글들 다 봤는데, 그냥 유명세 정도로 생각하시죠.그래서 저는 댓글로는 절대 논쟁하지 않는답니다. 논쟁하려면 포스팅으로 하자, 는 주의죠.



    그나저나 두빵님 포스팅 이후에 유사한 기사가 쏟아지던데 아무래도 두빵님 포스팅을 참고(?)해서 만든 기사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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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제가 보기에도 두빵님 기사 참고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사가 좀 있더라고요.



    청년의사를 통해 두빵님 글이 언론사 글로 배포되었기 때문에 생긴 일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전에 두빵님과 헬스로그에서 제가 HIV 관해 연속 기획(?) 포스팅 한 것도 보시면 재미있습니다. 당시에도 성관계로 인한 감염등에 대해 확률을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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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양깡 - 2009/03/15 23:30
    네, 그렇지 않아도 헬스로그의 내용들을 정리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바이러스학이니 이런 데서 배웠던 내용과는 또 다른 정보들이 좋습니다. 모레 방송에 정보 출처가 헬스로그라는 것을 밝힐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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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바이오매니아 - 2009/03/15 22:39
    음....설마요....

    그분들도 나름대로 같은 생각으로 나름대로 조사해서 기사를 쓰신것이겠죠.



    일개 의사의 단순한 이야기에 기자들이 현혹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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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오히려 무분별한 성접촉은 성병이 더 무섭다는거군요

    AIDS (아 이제 다 살았구나) 는 성접촉으로 옮는다는 거의 진리처럼 믿었던게

    깨지는군요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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