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16일 목요일

그 일본 아저씨는 왜 자살을 시도했을까?

잘못 지적에만 신내지말고 해결책도 좀 신경 쓰자고!.

블룸버그 통신의 윌리엄 페섹이라는 컬럼니스트가 쓴 한국 경제에 대한 컬럼이 오늘은 화제가 되었더군요. 제목은”South Korea Faces Risk of Japan-Like Lost Decade”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같은 위험에 대면하다). 내용은 여러 지면에 보도된 바와 같이 90년대 일본의 장기 불황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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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일 중요한 부분은 역시 이 부분. “Perhaps the biggest risk is policy paralysis (아마도 가장 큰 위험은 정책 마비이다).” 잘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페섹이 어제 한국에 왔다고 하거든요. 머니투데이가 인터뷰를 했다는데 그가 제시하는 해결책이 무엇일까요?

공급확대 정책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페섹은 "공급확대는 단기적인 영향을 줄 것이나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인상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국은 부동산값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 효과를 보고 있으나 한국은 경제의 효율성 문제로 금리인상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동성을 줄이는 대안으로 고수익 채권발행과 증시 부양을 들었다. 다만, 한국 증시가 경제 펀더멘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만큼 증시부양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와 함께 강력한 세제정책을 주문했다. 매도세 등 세금을 인상하면 사람들이 대출을 받아 집을 사지 않고, 임대로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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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강력한” 세제정책이라니… 그냥 세제정책도 아니고 말이죠. 지금 나온 정도의 세금정책에도 세금 폭탄이 어쩌고 난리부르스를 추는 신문사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더 강력한 세금정책이라… 예전에 스웨덴의 인기그룹 아바 (ABBA)가 소득의 80% 세금 뗀다고 다른 나라로 망명했다던 생각이 나는군요. 아무튼 요약하면 금리인상은 반대, 공급확대 (단기적으로), 고수익채권발행과 증시부양, 강력한 세제정책이네요. 뭐 현정부의 기조와 크게 다르지는 않아보이는군요. 시민사회권은 좀 섭섭해할지 몰라도.

그런데 1경원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돈의 가치가 자꾸 올라서 몇 조, 몇십 조까지는 들어봤어도 1경원이라고는 들어보지 못했는데 어제 오마이 독자란에 누가 퍼온 2003년 뉴스를 보니까 일본의 부동산 가격이 12년째 연속 하락하며, 무려 1천조엔(우리돈 1경원)의 재산이 거품으로 사라졌다는 군요. 물론 요즘은 경제가 좀 핀다고 하니 좀 올랐나 모르겠네요. 대체 1경원이 얼마랍니까? 그러고 보니 일본을 팔면 미국을 다 살 수 있다고 하던 옛날이 생각나는군요.

제 경험을 좀 이야기해보면 제가 동경에 살 때 (8년 전쯤) 저희가 살던 원룸 맨션이 한 7평 정도의 크기인데 월세가 7만4천엔 정도였지요. 그 건물주인 아저씨는 그런 맨션 빌딩 몇 개 가지고 월세만 받아도 장난 아닌 돈을 만지는 분이었는데 5층짜리 건물 하나에 한 층에 3개씩 세를 주니까 한달에 백만 엔 이상이 그냥 들어오는 수입이죠.

그런데 저희가 아는 분 중에 그런 아저씨가 한 분 계셨는데 동경 도심에 8층짜리 빌딩을 소유한 분이셨죠. 그런데 샌님들 같은 동경 사람들과는 달리 간사이 출신답게 호탕하고 언제나 시원시원하던 그 아저씨가 자살을 기도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몇 년 뒤 출장으로 동경을 방문했을 때였답니다. 알고 보니 역시 대출을 받아서 건물을 지었지만 계속 거품이 빠지는 바람에 나중에는 건물을 다 팔아도 밀린 이자 갚기도 힘든 지경이 되셨다는군요. 결국은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많은 빚을 감당하지 못해서 개인파산신청을 해서 살고 계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참 안타깝더군요.

물론 현재의 사태가 1차적으로 정부의 잘못이고 거기엔 변명의 여기가 없지만 페섹의 말한 정책 마비(policy paralysis) 상태를 풀기위해 여러 경제 주체들이 힘을 합쳐야 할 때인 것은 분명하죠. 사실 이 부동산 레이스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사람들은 저소득 무주택 서민들보다는 중산층이라고 볼 수 있지요. 서민들이 뭐 몇 억씩 대출이나 받을 수 있습니까? 결국 중산층의 타격은 더 심각한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구요.

얼마전 읽은 드러커의 유작 <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혁신>이라는 책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오더군요.

“세상에 비합리적인 고객이라는 것은 없다. 있다면 오직 게으른 제조업자뿐이다. 고객의 행동은 항상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이건 지금 정부에게 해당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레이스에 뛰어드는 국민들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일이 아니라 정부가 국민들을 믿게 만들어 줘야겠지요. 분명 정책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있고 언론들의 본질 호도 등이 있지만 국민을 탓해서는 안됩니다. 노대통령의 명언 아닙니까, “농부가 밭을 탓할 순 없다.”

반대로 그 책엔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혁신과 관련해서) 공무원에 대한 비난은 아키아벨리 시절부터 불렀던 한물간 노래이다. 좀 더 나은 사람들이 관료가 되면 해결된다는 식의 생각은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 이건 우리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를 두들겨 패고 비난하는 것이 속은 좀 시원할지 몰라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될 수 있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어떤 정책도 먹혀들지 않는 경우에 말입니다.

이제 새 대책도 나왔으니 부동산 시장이 좀 진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새 정책이 만능은 아닐 것이고 보완할 것은 보완하면서 말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심상정 의원이 주장하는 다주택자 대출 규제는 좀 했으면 좋겠는데). 부동산에 대한 뉴스를 더 이상은 안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누구든지 도무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는 성경의 경구가 날로 가슴에 남는 요즘입니다.


* 글 올리려고 보니까 또 모든 언론들에서 페섹의 컬럼을 요리해서 다들 한소리씩 하셨군요. 조선일보의 사설은 가관입니다. 이 정부가 “잘 사는 이웃집에 벼락이 치도록 해주십시오”라고 빌도록 만들었다는군요. (대체 이런 말이 사설에 쓸 말인가요?) 그냥 닥치고 페섹이 하자는대로 강력한 세금정책이나 하자고 하든지!

2006년 11월 10일 금요일

[논문영어] pose problems : 문제를 야기하다

하루에 논문을 여러편씩 보지만 (전부 정독하는 것은 아니고...)
내용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영어"도 신경써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논문에서 사용되는 영어를 정리해보기로 결정...^^

This lack of regulation also poses problems with purity and quality control.
(make a problem을 쓰고 싶지만 pose a problem... 좋다.)

* pose a problem : (문제를) 야기하다, 드러내다, 제출하다, 내다

The bill would
pose a problem as it would entitle North Korean defectors to job training and other benefits only after they won South Korean citizenship.  (이번 법안은 탈북자들이 남한 시민권을 획득해야 직업훈련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